사람에게 있어서 정신이나 행동을 개조한다는 뜻으로 ‘인간 혁명’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생각을 바꾸고 삶의 방향을 전환하게 되면 그의 인생 자체가 혁명적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그의 마음과 행동이 탈바꿈하게 된 것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과 이후의 달라진 모습에서 과히 혁명적 변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로운 삶의 모습으로 바뀌어지는 인간혁명은 언제, 어디서든지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 사실을 체험한 바울은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 하였습니다(고후 5:17).
1. 인격의 혁명입니다.
성경적 인간론은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정의됩니다. 곧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과 그리스도 밖에 있는 사람과의 구분입니다. 본래의 사람은 그리스도 밖에 있는 사람이지만 인간 혁명을 통하여 그리스도 안의 사람으로 신분이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엡 2:19).
1) 예수를 만나기 이전의 상태
예수님을 모르는 상태의 인간을 자연인 또는 옛 사람이라고 합니다. 에베소서 2:1-3에는 그때의 상태를 공중권세 잡은 자, 곧 마귀를 따랐다고 했습니다. 또 마음이 굳어지고 감각이 없어서 자신을 방탕에 방임해 두었습니다(엡 4:19). 이때의 모습을 가리켜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는 옛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엡 4:22). 아담이 범죄한 이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현상입니다. 이런 경우는 그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는 자요, 상실된 인간의 표본인 것입니다(롬1:28.) 이와 같은 현상은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의 바울의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의 강퍅한 심령은 충성스러운 전도자 스데반을 죽이는데 앞장섰고 그 여세를 몰아 다메섹까지 원정을 갔습니다.
2) 예수님을 만나게 된 과정
바울이 예수님을 만나게 된 것은 초자연적인 이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본문 말씀 3-7절에 보면 그가 길을 가다가 대낮에 햇빛보다 더 밝은 빛으로 인하여 땅에 엎드려졌습니다. 그때 하늘로부터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는 엉겁결에 “주여 누구시니이까?”하고 물었더니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정말 ‘원수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격’이 되었습니다. 이후에 그는 눈이 어두워 앞을 보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손에 이끌려 다메섹에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서 하나님의 분부대로 아나니아에게 안수를 받은 다음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겨졌다고 했습니다(18절). 이러한 일들은 모두다 하나님께서 주도하신 초자연적 현상이었습니다.
3) 거듭난 사람이 되었습니다.
바울이 그리스도의 사도가 된 후 이때의 경험을 설명할 때마다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되었으니”라고 간증하였습니다(고전 15:10). 세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정치혁명이나 사회적 혁명이나 산업혁명과 같은 것은 뜻 있는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행동을 할 때 성사 되곤 합니다. 그러나 성경적인 인간혁명은 사람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주도하므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고 하시며 중생의 도리를 일러주셨습니다. 육으로 난 사람이 성령으로 다시 나게 되는 것을 ‘거듭 남’ 또는 중생(重生)이라고 합니다. 성령의 역사로 옛 사람이 새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면 하나님의 자녀의 신분이 되고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게 됩니다(롬 8:15).
2. 사상의 혁명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나고 나서 바울의 생각과 가치관은 완전히 바뀌어졌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視覺)으로 접근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예수님을 율법의 대적으로 여겼던 그가 이제부터 예수님을 율법의 중심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1) 자기를 부정하는 사람
예수님에 대하여 정확한 인식을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전에는 자기가 가장 완전하고 흠이 없는 것처럼 생각했던 사람도 예수님을 알고 나서부터는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바울의 경우 유대인 사회에서 자랑스러운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의 문벌과 학식 그리고 로마 시민권자로서 신분이 그로 하여금 한없이 교만하고 당당하게 하였습니다(빌3:1-6). 그러나 그가 그리스도를 만나고 새사람이 되었을 때 자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그는 자기를 ‘만삭 되지 못하여 난자’(고전15:8), ‘나는 사도 중에 가장 작은 자’(고전15:9),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자’라고 하였고(엡 3:8), 심지어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고 하였습니다(딤전 1:15).
2) 최상의 가치를 붙든 사람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된 것은 바울에게 있어서 일생일대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토록 핍박하고 거부했던 예수를 직접 대면하고 보니 거기에다 목숨을 걸어야 될 만큼 귀하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지금까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들에 목을 매고 있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상적 전환은 과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 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라고 하였습니다(빌 3:7-9).
3) 자유함을 누리는 사람
로마서 8:1-2에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과 이후의 모습을 얽매임과 자유함으로 비교하였습니다. 곧 이전에는 율법적인 관점에서 완전을 추구했기 때문에 늘 불안하고 얽매여 살았지만 이후에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참된 자유와 평안함을 누린다고 하였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자유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매지 말라”고 하였습니다(갈 5:1).
3. 행동의 혁명입니다.
마음속에서 요동치는 사상적 전환은 그 즉시 행동으로 옮겨졌습니다. 그가 다메섹 회당에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전파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놀랐습니다(행 9:20-22). 지금까지 자기의 의지대로 살았으나 이후부터 그리스도 중심의 사람으로 바뀌어진 것입니다.
1) 사명을 인식하였습니다.
바울은 자기를 부르신 주님의 뜻을 정확히 헤아렸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전적으로 공감하였습니다. 다메섹 도상에서 바울을 부르신 주님께서 아나니아라는 제자에게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고 하였습니다(15절). 바울 자신도 주님께서 저를 불러 주신데 대하여 이는 이미 하나님께서 택정하신 일이라고 믿었습니다(롬 1:1). 원래 자기는 그리스도의 사도가 될 만한 자질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디모데전서 1:13에 “내가 전에는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를 불러주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만일 그가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제게 화가 미칠까 두려워한다고 하였습니다(고전 9:16).
2) 사명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바울은 3차 전도여행을 마치고 에베소 장로들에게 행한 고별 설교에서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고 하였습니다(행 20:24). 그가 복음 전도자로서 사명을 수행하려 할 때, 간 데마다 엄청난 박해를 받았고 극심한 고난으로 살 소망까지 끊어진 때가 수없이 많았습니다(고후1:8-9). 그래도 조금도 흔들리거나 물러서지 않고 담대하게 자기의 소임을 다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그는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고 하였습니다(롬14:7-8).
3)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하나님의 종입니다. 그는 하나님께 받은 은사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주님께 헌신하고 충성하였습니다. 주 예수로 말마임아 일어난 인간 혁명은 그의 사상과 행동을 완전히 그리스도에게로 고정시켰습니다. 그는 복음 전도의 열정으로 불타올랐습니다. 그는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지역들을 세 차례나 여행하면서 전도를 하고 교회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는 말년에 죄수의 신분으로 로마에 들어갔고 거기서 전도하다가 순교를 하였습니다. 그는 위대한 전도자요, 신학자요, 목회자요, 행정가였습니다. 그가 성령에 감동되어 기록한 성경 13권은 신약 전체의 절반에 해당됩니다. 그 자신은 이와 같은 업적을 이룬 것이 모두 다 하나님의 은혜로 되었다고 고백하였습니다(고전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