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교회-자유게시판 (go SGHUAMCH)』 1096번
제 목:[고3시험에피소드#1]휴지를 챙겨라...
올린이:긴여울목(김유석 ) 99/09/03 23:28 읽음: 9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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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장추천도 떨어지고,고대에 넣었던 특차도 떨어지고...이제는 더 이상
돌아볼 때가 없었다.그래서 원서를 넣은 곳이 연세대.재수를 각오했다.예전부터
공부하고 싶던 사회학이 있는 문과대학에 원서를 넣었다.
드뎌 논술 시험날...논술은 정말 자신이 없었다.지금은 수업 들으러 수도 없이
다니는 종합관(되게 새 건물이다.)이었는데 정문과 상당히 먼 곳이었다.
시험 시간이 10분도 채 남지 않을 무렵 난 배가 넘 아팠다.'윽 아침에 분명히 쌌는데'
휴지가 없었다...옆사람도 뒷사람도 없었다...정문 앞까지 뛰어가서 휴지를 사올 시간
도 없었다.(당연 울 대학교 화장실은 휴지가 없다.)그래서 난 시험 감독실로 뛰어갔고
쾅하고 문을 열자마자 "휴지 주세요!!!!"라고 외쳤다...수 많은 조교와 교수들이 나를
쳐다보고,한 나이 지긋하신 교수님이 씨익 웃으며 "자 부드러운 거 쓰게"라며 크리넥
스를 주셨다.다들 웃음 바다가 되고...하지만 그 웃음에 쪽팔려 할 시간이 없었다.난
막바로 화장실에서 볼일을 마쳤다...그리고 부르조아인 양 비싸고 부드러운 향기까지
나는 크리넥스로 뒤를 닦았다....아이 시원해...
...그 때문일까?난 연대에 당당히 합격했다...그리고 그 때 그 교수님은 나의 독어를
가르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