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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영 2008.04.22 11: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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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제자들  
열방침례교회 김환규 목사, 완전한 자비량, 교회 성장 저해할 수도  




먼저 자신을 소개해 주실까요?
스물두 살이던 1984년에 예수님을 만나 믿음의 눈을 뜨게 됐으니 20여 년정도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개척교회 집사로 있으면서 담임목사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컴퓨터 계통 일을 하다가 공부를 하기 위해 1993년 12월에 미국으로 왔습니다. UT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돌아가서 교수가 되려는 5년 계획을 세우고 왔지요. 와보니까 하나님께서는 다른 계획을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한국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하나님께서 한발 한발 인도하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국 와서 직장을 찾던 중 달라스모닝뉴스에 난 직원모집 광고를 보니 꼭 나를 찾는다는 생각이 들어 응시했습니다. 처음 와서 영어도 잘 못할 때 응시한 직장 3곳에서 합격한 상태였는데, 기도하고 결국 제일 멀고 월급도 적게 준다는 곳을 선택했지요.

같이 일하는 분들이 거의 미국교회 안수집사거나 주일학교 디렉터 등 이어서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그 회사에 11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한 번도 그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잘 먹고 잘 살라고 직장을 주셨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일 후에 하나님께서 다른 일을 계획하고 계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신도셨는데 어떻게 목회자가 되셨습니까?
지역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안수집사로 섬기던 중 어느 날 새벽 예배를 나갔는데 기도 중에 하나님의 강한 부르심이 있었습니다. 이사야 6:8 말씀이었는데 집에 와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해 가을학기부터 싸우스웨스턴 침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해 이제 1년 정도 남았습니다. 공부가 끝나면 북한에 가서 교회 개척하는 것이 꿈입니다.

현재의 교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신학을 공부하던 중 어느 선교학 시간에 성령님이 들려주시는 음성이 있었습니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교수님을 찾아뵙고 상담을 받았습니다. 교수님 말씀이 북한에 혼자 가서 교회 개척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니 우선 이곳에서 개척해서 그 힘으로 북한뿐 아니라 세계 선교를 하라고 하셨지요. 선교에 대한 마인드가 있는 교회와 교단을 알려주셔서 그분 도움을 받아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2003년 11월에 집에서 아내와 둘이 40일 기도를 하고 난 후 교회를 시작했습니다. 그 후 남침례교단의 텍사스 주총회(SBTC)와 현재 교회가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월넛 릿지 침례교회(Walnut Ridge Baptist Church)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만나 교회 시작을 협의했습니다.

현재 하시고 계신 일은 무엇인가요?
민야드 푸드 스토어(Minyard Food Store)라는 그로서리 체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민야드 외에도 카니발(Carnival)과 색앤세이브(Sack'n Save)를 포함 세 개의 계열사가 있습니다. 카펠에 본부가 있고 텍사스에만 73개 점포가 있는데, 제가 하는 일은 매일 품목들의 변동된 가격을 점포에 내려보내고 재고정리를 하는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직장을 통해서 사역을 하라고 일자리를 주셨다고 생각하는데 일이 재미있습니다. 회사의 사정이 안 좋아 회사가 다른 투자자에게 넘어간 후 제가 일하는 부서의 28명 가운데 8명만 남았는데 제게는 나가라는 이야기를 안 하더군요. 하나님께서 직장을 주셨기 때문에 이 직장을 통해서 일을 하라고 보호해 주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비량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제가 평신도였을 때부터 일을 해왔었는데 목회자가 된 후에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더 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습니다. 평신도였을 때도 목회자와 평신도가 똑같은 존재라는 생각했는데 목회자가 된 후에도 동일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제 경우에는 평신도로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목회자가 되었기 때문에, 지금도 성도님들에게 굉장히 강조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보실 때 같은 선상에서 다 제사장이라고 했으니까요.

자비량 사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자비량’과 ‘바이보케이셔널’(Bi-vocational)을 구분해서 생각합니다. 교회 개척 초기에는 많은 개척자들이 재정이나 모든 면에서 부족하고 필요하니까 자기 일을 하면서 교회 개척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교회의 자립능력이란 것이 사역자를 재정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을 포함하기 때문에 교회가 완전히 성장하면 목회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보케이셔널’은 일과 사역을 병행하는 것인데 비해 자비량은 교회와 상관없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헌신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조심스러운 표현이지만, 완전한 자비량은 교회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교회 개척’을 중심에 두는 사람인데, 교회가 개척되고 새로 세워진 후 완전히 정상적인 수준에 들어갔을 때 교회의 요구가 다양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목회자가 계속 일하고 있을 때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때 목회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가능하다면 교회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동안 자비량 사역을 해오다 3개월 전 부터 교회가 재정능력이 있으니까 사례하겠다고 해서 조금씩 사례비를 받고 있습니다. 그 사례비로 그동안 못했던 일을 할 수 있으니까 좋습니다. 목회자가 결국 사례비를 받는 것이 교회 성장에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비량 사역이 교회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면에서 그럴 수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영원히 있으라고 하지 않는 한, 언제든지 사역자를 떠날 수 있습니다. 만약 자비량 사역을 하던 분이 떠나게 된다면 그 다음에 오는 사역자가 자비량 사역자가 아닌 한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제도화되어 있지 않으면 교회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잘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인도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자의에 의한 자비량 사역자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하는 사역자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점은 개인이 중심이 아니고 교회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필요해 의해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교회가 성장하는 과정 중에서 전임 사역자를 필요로 하고, 교회 사역만을 위해서 일하는 목회자를 모셔야겠다고 교회가 판단하면 사례비도 드릴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른 것입니다.

자비량 사역을 어떻게 정의를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나는 자비량 사역자다 혹은 사례를 받는 전임 사역자다고 구분하고 싶지는 않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처음 출발할 때 자비량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고, 직장 생활하다가 이 길로 인도함을 받은 것이니까 좀 애매한 부분도 있습니다. 제 전공 자체가 교회이다 보니 이런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일과 사역을 병행하시기에 어려운 점은 없으십니까?
3년 정도 됐는데, 하나님이 나를 바쁘게 사용하신다는 것 때문에 재밌고 세상을 이해하면서 목회할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한인 성도들은 바이 보케이셔널 사역자에 대해 생각을 안 하고 전임 사역자로만 생각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니까 오해가 일어날 수 있는 소지가 많습니다. 때로는 성도들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없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미안합니다.
어떤 분이 자신의 일터에서 제 도움이 필요했는데 일하고 계실 것 같아 전화를 못 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너무 미안했습니다.

장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장점은 교회의 어떤 재정상황과도 무관하게 교회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교회 재정이 나빠지면 교회 사역을 계속 해나가기가 어려울 텐데 그것과 무관합니다.
또한, 평신도들을 많이 이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것이 바로 선교사적인 목회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을 통해서도 목회자로서의 일이 있고, 성도들의 세상 삶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 좋습니다.

단점은 무엇인가요?
단점이라고 하면 앞서 말한 것처럼 한인 성도들이 잘 이해를 못하니까, 목사가 세상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교회에 신경을 덜 쓴다고 말하기도 하지요. 완전히 재정적으로 얽매어 있어야 교회만 생각한다고 말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애착이 가고 미안한 마음 때문에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지요.

덧붙이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교회를 개척할 당시, 미국 교회를 사용하려고 하는데 어느 미국 목사님이 “한국인이면서 한국 교회에서 시작하지 왜 미국 교회에 와서 시작하려고 하느냐”고 물으시더군요. 저희가 현재 사용하는 미국 교회만 해도 3년 동안 개척교회와 같이 건물을 사용하다 1마일 떨어진 곳에 건물을 지어서 독립을 하게 했습니다.

이런 분들의 교회 개척 사고는, 자기교회에서 필요에 의해 다른 사역자응 세워 내보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한 것이지요. 이 말을 들으면서, 아직 한인교회 내에서는 개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글·사진_조명신 기자




집사님, 부끄럽습니다.
집사님이 진정한 청년이신 것 같습니다.
집사님을 향한 존경의 마음이 제 안에 가득하네요.
참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교회의 성장을 위해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리더에게 길들여져 있기보다 자생할 수 있는 리더쉽 구축하는 체계를 갖추는 일.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이 사역의 근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집사님~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의진이는 잘 있죠? ^^
2008.05.29 0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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