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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환 목사 2005.08.06 23: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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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무(?)
몇 년 전이었습니다. 제가 모선교단체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공동체의 게시판에 좀 답답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쓰고 그 안의 내용은 아무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제목만 보고 내용을 조회하지 않도록 제목 옆에 별 생각없이 ‘냉무’라는 글을 써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주 금요일쯤이었습니다. 제게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훈련을 받고 있던 모선교단체의 담당 간사였습니다. 대뜸 제게 ‘형제님 괜찮으세요?’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왜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라고 오히려 제가 물어 보았습니다. ‘아니 게시판에 글을 올리셔서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했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냉무‘라는 말의 의미를 몰라서 게시판을 열어봤는데 아무 내용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 차마 말못할 일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니면 ’냉무‘라는 표현에 숨겨진 뜻이 있는 것일까?하고 한참을 생각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냉무‘의 뜻을 알고서는 그 밑에 덧글을 써 놓았습니다.
그날 제가 제목만 쓰고 내용은 쓰지 않았던 게시판이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그것을 읽고 안환형제에게(선교훈련에서는 저를 목사가 아니라 형제로 부르고 있었음) 무슨 큰 일이 있다고 걱정을 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한바탕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이 일로 인해 함께 선교훈련을 받고 있는 우리 훈련생들에 대한 깊은 사랑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까지는 그냥 함께 훈련을 받는 사람들로만 생각을 했는데 점점 그들을 향해 ‘정’이라는 것이 생겨나기 시작을 했습니다.
이것이 공동체가 아닌가 합니다. 작은 일에 서로 감싸주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이번주 저는 여러분에게 많은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지 깊게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청년부는 이보다 더한 사랑으로 묶여져 있는 사람들입니다. 간혹 말의 실수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우리는 사랑으로 서로를 바라보아야 할 공동체의 사람들입니다. 이번주에는 여러분의 옆에 있는 사람들을 되돌아보면서 그들이 신음하는 소리를 들어보시지 않겠습니까?
저도 물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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