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귀하신 주님의 이름으로 네팔에서 오랜만에 문안 드립니다.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 소식을 드린다는 것이 이렇게 늦어져서 많이 죄송합니다.
지난 10개월간 저와 글로리아 학교에 부어주신 주님의 축복과 은혜를 나누기를 원합니다.
먼저 네팔의 정세와 관련해서 저에게 있었던 비자와 관련된 약간의 위기에 대해서 나누기를 원합니다.
네팔은 그 동안 과도기 정부로 있다가 올 2월에 5년 임기의 정식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기존의 사회당과 마오 당이(중국의 모택동 이념을 신봉하는 자들)합당을 해서 선거의 대 승리를 하였습니다. 그 후 정부가 전도 금지법을 제정하고 8월부터 시행에 들어 갔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새 정부는 다양한 형태의 비자로 있는 외국인들에 대해서 비자를 갱신할 때 엄격하게 심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난 4년간 비자를 받기 위해서 컴퓨터 학원을 운영하면서 사업자 비자를 받아 왔습니다. 명목상 컴퓨터 학원이고, 학교 대문 안에 큰 교실을 짓고 저희 학생들 컴퓨터 수업과 외부 사람들도 가르치면서 학원을 운영해 왔습니다. 해마다 비자 만기가 되면 산업 부에서 실사를 한 후에 승인을 해 주면 이민국에서 1년씩 비자를 연장해 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비자 만기일인 4월 24일에 비자를 받지 못하고, 이민국 사복 경찰의 부름을 받고 이민국에 가서 종교 활동을 하는지 여부에 대한 간단한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복 경찰이 학교 안 입구에 있는 컴퓨터 학원을 방문해서 조사한 후 학교 옆에 있는 주유소에서 저에 대해서 물어 봄으로써 제가 학교를 운영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방침은 비자 받은 목적 외에 다른 활동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저에게 비자를 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3주 후에 어렵게 3개월을 연장 받았습니다. 그 후 또 3주 후에 다른 어떤 종교적 활동을 하지 말라는 단서를 붙인 후에 나머지 9개월을 연장해 주었습니다. 네팔에 온지 19년 차 되는 올 4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저에게는 위기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내년 4월 20일까지 비자를 연장 받아서 감사함으로 지금까지 지내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종교 활동을 하는 한인들이 비자 연장에 많은 어려움을 당하면서, 정부의 전도 금지법으로 조금은 한인들이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인천 낙원 제일교회 청년 팀과 시드니 한인 교회 팀, 그리고 과천 중앙교회에서 두분 모두 교사로 재직하시다가 은퇴 하신 장로님 권사님 부부께서 글로리아 학교를 방문해 주셔서 여름부터 가을까지 무척 바쁜 일정들을 보냈습니다.
먼저 인천 낙원 제일교회에서 12분이 방문해서 7월22일-24일 까지 3일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캠프를 인도해 주었습니다. 학생들은 캠프를 통해서 몸과 마음이 잠시나마 공부와 시험으로부터 해방(?)을 갖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캠프에서는 특히 과학 실험의 일환으로 물 로켓 실험을 하였는데, 로켓을 발사할 때마다 지르는 함성이 하늘을 찌르는 듯 했고, 로켓 발사를 돕기 위해서 뜨거운 햇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발로 펌프질을 해주신 팀 리더 되시는 목사님과 팀원들의 헌신에 저와 선생님들이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8월 27일부터 9월 10일까지는 과천 중앙교회 김종화 장로님과 장은미 권사님께서 글로리아 학교를 방문해 주셔서 한국음식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유련 선생님의 한국어 수업과 함께, 두 분께서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5학년-9학년까지는 직접 함께 김밥을 만들면서 김밥 재료들을 한국어로 배우는 시간들을 가졌으며 마지막 날에는 떡 볶기와 잡채를 만들어서 김밥 만들기를 해보지 못한 유치원 아동부터 4학년까지 그리고 10학년과 선생님들, 스텝들까지 풍성한 잔치를 하면서 한국 고유의 음식을 소개하고 맛보는 즐거운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10월에는 2일부터 10일까지 시드니 한인교회 청년 팀 7분이 방문하셔서 1학기와 마찬가지로 2학기 시험이 끝난 후 3일 동안 캠프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놀 거리가 많지 않은 저희 글로리아 학생들에게는 여러 팀들을 통한 다양한 놀이를 통해서 창의력 개발을 경험하게 되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로 이번 시드니 팀을 통해서는 학생들이 신문지와 색종이를 이용해서 패션쇼를 했는데 학생들의 반짝이는 창의력에 저희들 모두 놀랐습니다.
네팔은 10월에도 햇살은 너무 뜨거운데 셋째 날 체육대회를 인도한 청년들은 얼굴, 목 및 팔이 빨갛게 익어서 물집이 생길까 봐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물집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팀 리더이신 청년 담당 목사님은 릴레이 달리기에서 너무 열심히 뛰어서 왼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이 되어 출국하실 때 결국 휠체어로 공항에 들어가셨습니다. 전교생에게 점심도 제공해 주셨고 저녁에는 팀원들이 교사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교사들을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키보드도 증정해 주셨습니다.
온 몸을 불사르듯이 캠프를 인도하신 2팀과, 은퇴 후에도 매일 흙 먼지와 매연 속을 오가시며 학생들과 한국 음식을 함께 만들며 기뻐하시는 장로님과 권사님의 모습들을 보면서 이는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임을 몸소 느끼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저희 학생들과 교사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금년 졸업생들도 모두 고등학교 학력 인정 시험에 우수한 성적을 받고 각자 전공을 선택해서 11학년에 진학했습니다.
한 가지 기쁜 소식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금년에도 2년 전에 1등으로 졸업한 ‘사걸’이란 학생이 전국에서 12,000여명의 우수한 학생들이 응시하는 엔지니어링 대학에 6위로 합격한 것입니다. 사걸의 어머니가 너무 기뻐서 아들이 6등으로 합격한 소식을 저에게 전화로 알려주셨습니다. 사걸의 어머니는 공립학교 영어 선생님이고 아버지는 변호사로 힌두 교인입니다. 그러나 부모님들은 사걸을 유치원부터 10학년 졸업 때까지 저희 학교가 기독교 교육을 하는 것에 개의치 않고 보내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걸 아버지가 친구의 아들이 학교 다니기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친구 아버지에게 저희 학교를 소개해서, 9학년인 그 아들이 금년에 글로리아 학교로 전학을 와서 잘 공부하며 적응 중에 있습니다.
2018년 4월 23일에 새 학년이 시작되면서 현재는 213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며, 30명의 교직원들이 네팔의 미래와 하나님 나라의 일꾼들이 자라가는데 쓰임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주변의 여건 등으로 빠른 학생 수의 증가는 없지만 사걸의 부모님 같이 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증인이 되어 주고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항상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여러 분들의 응원 속에서 올 한해도 이곳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계속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기도제목을 나누기를 원합니다.
기도제목 :
수확의 계절과 함께 추수 감사절을 맞이하면서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항상 지금까지 글로리아 학교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기도해주시고 물질로 후원해 주시는 여러분들입니다.
올 한 해도 신실하신 주님 때문에 신실하게 글로리아 학교를 위해서, 네팔의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서 기도로 물질로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를 드립니다.
다가오는 성탄절과 새해에도 주님이 주시는 축복과 기쁨이 충만하시기를 원하며, 은혜와 평강이 늘 섬기시는 교회와 가정과 하시는 일에 넘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2018년 11월 10일
마음 깊은 감사와 함께, 네팔에서 탁정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