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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신 2000.12.06 11: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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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요.
여행 준비한다고 말만 하고서는 이렇게 멍하니 놀구만 있습니다. 며칠 안남았는데 큰일입니다. 뭐 이것저것 사러 다니기도 해야 되고 공부도 해야 되는데...... 제 게으른 성격이 여기서도 빛(?)을 발하는 군요. ^^

여행을 대체 왜 가냐고 묻더군요. 사실 저도 왜 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거기 갔다 오면 좀 살 맛이 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뭐 그렇습니다.

자전거 여행이란 책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모든 석양은 장엄하다. 그것은
생을 껴안고 간다. 큰 것이 아닌 보다 작고 하찮은 생들까지.
산의 석양은 우리들 상처입은 생을 장엄속에서 위로한다.
괜찮다. 다 괜찮다고.

제게 여행은 오랜 기도 후의 평화와 안식같은 '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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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엔 청년1부 마지막 예배를 드렸습니다.
좀 아쉽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홀가분하기도 하군요.
빌립보서를 읽고 있는데 옛날 생각이 납니다.

너희는 함께 나를 본받으라....

오래전 한 선배는, 자긴 졸업환송예배에서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사도 바울처럼 그렇게 말할 수 있게 되는 날을 꿈꾸며 6년간을 살았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선배는 너무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남들처럼 대충대충 살고 싶을 때 자기가 가르치는 후배들을 보며 다시 힘을 내곤 했다고, 그 녀석들에게 빚만 잔뜩 지고 졸업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사도처럼, 선배들처럼, 살지 못한게 못내 아쉽습니다. 미안하기도 하구여...
(특히 우리반 녀석들, 철귀 영규 상훈이 재홍이 한수...와 선교국 사람들한테 미안하군요. 더 잘 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치만 뭐 괜찮습니다. 지웅이가 은미가 정수와 민희가, 준상이가 하나가 명주가 경석이와 윤구와 은주가 그렇게 살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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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일 째 떨어지는 낙엽도, 하루 하루 하나씩 줄어드는 월드컵 앞으로 OOO 일 하는 전광판 숫자도,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 매서운 바람도,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시간이 가고 있어요......



최후 승리를 얻기까지 포기할 수 없는 그리스도!
그 분의 사람, 사랑.
동신이가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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