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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량진 어느 학원에서 본 일이다. 푹 삭은 8수생 하나가 학원 이층 교무실에가서 떨리는 손으로 한문제 틀린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이 성적표 가짜가 아닌지 봐주십시오"

하고,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지존의 입을 쳐다본다.지존은 8수생을 물끄러미 내려보다가 성적표를 펼쳐 보고,

"잘했어 임마~"

하고 내어준다.그는 "잘했어 임마~"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성적표를 받아서 가슴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번이나 하며 간다.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그 성적표를 유두선 성생님에게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로 한문제틀린 성적표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너 컨닝했지"

8수생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다 찍었단말이냐?"

"누가 저에게 컨닝하라고 보여줍니까? 컨닝하면 걸리지

안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8수생은 손을 내밀었다. 유두선 선생님은 웃으면서

"잘봤다"

하고 던져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뒤를 힐끔힐끔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서서 그 성적표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보는 것이다.거친 손바닥이 누더기위로 그 성적표를 쥘때, 그는 다시 웃는다.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5F 휴게실 으슥한 곳을 찾아들어가더니 구석 테이블에 쭈구리고앉아서 성적표를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어떡해서 그렇게잘보셨습니까?"

하고 난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빼앗아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건 컨닝한게 아닙니다..찍어서 맞춘 것도 아닙니다. 저 같은 놈이 어떻게 찍어서 맞춥니까? 한 문제도 찍지 않았습니다..찍어도 백에 한번 맞추기 쉽지 않습니다.나는 한문제 한문제 얻은 점수를 쌓았습니다..이렇게 모은점수로 고득점을 맞았습니다.이러기를 네번하여 겨우 이귀한 성적표를 얻었습니다..이 성적표를 얻느라고 8년이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는

"그럼 대체 어떻게 그런 좋은성적을 받을수 있었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는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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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읽어 임마"...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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