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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 2000.07.24 23: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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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군...그게 나는 그렇게 큰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모르겠어, 내 생각이 물론 왜곡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상황

에서 절을 했다고 문제가 된다고 보지 않아.

적어도 내 생각에는, 제사상에 절하는 것이 우상숭배나 뭐 그런 류

이기 대문에 기독교인으로써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제사상의 의미를 절을 하면서 조상의 혼

령이 항상 우리를 좋은 데로 인도하기를 바란다는 뜻에서 절을 하고

제사를 드린다면 우상 숭배로 해석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지금의 우

리가 있을 수 있었던 조상들에게 감사한다는 의미에서 제사를 드리

고 절을 할 수도 있잖아. 나는 솔직히 제사상에 절하는 게 세배랑 별

다른 의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안할 수 있다면 그래야겠지만

꼭 가족들에게 기분 상해하면서까지 거부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거

지.죄의식을 가질 필요도 없는 거고.

고사할 때도 절하잖아. 제사나 초상집에 갔을 때는 간단한 묵례로

절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사의 경우에는 정말 절 안할 수 없

는 분위기인 경우가 많다. 근데 절이라는 걸 정말 미신적인 숭배의

행위로 보지 말고 인사나 세배 등과 같이 관습화된 행위라고 보면 된

다고 생각해. 기독교는 서양에서 들어온 거라 모든 나라에서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는 거잖아. 미국에서라면 우리의 고민 따위는 생기지

도 않겠지. 이런 마찰이 생기는 이유는 동양,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

라고 하는 국지적인 곳에서 적용되어지는 기독교의 문제인데, 우리나

라 기독교가 특히 배척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조상도 모르는 종교라

는 점이었다는데 바로 우리가 고민하는 이 문제 때문이겠지. 하지만

나는 잘못했다고 생각해. 조상에게 감사하는 행위의 표상으로서 절

을 봐야하지 맹목적으로 조상을 미신 숭배하는 기의가 그 표상안에

있다고 생각한 건 잘못이라는 거야. (물론 신사숭배의 경우는 다르겠

지. 분명 일본의 천황은 신격화 된 것으로 말할 것도 없이 미신 숭배

지.) 결국 우리는 기독교를 믿을 때 성경을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

는데 그 적용은 분명 동양의 한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해. 일례로 천주교 같은 데서는 제사도 한다고 하고, 어떤 개

신교 같은 경우에는 제사를 허용하기도 한다더군.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생각들도 나름의 해석이기 때문에 뭐

가 옳은 지는 모르겠지.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

야.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주저리 주저리 썼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된 것 같다. 미안하고, 누구든지 다른 생각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공

개적으로 얘기해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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