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멀린 2009.04.06 11: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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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의리의 사람들

 

  아브라함이 자기의 늙은 종 엘리에셀을 신뢰하고 엘리에셀이 주인 되는 아브라함에게 신의를 지킨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아름다운 믿음의 관계를 보여주는 실례가 된다.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 이삭을 결혼시키기에 앞서 신부감을 간택하는 일을 엘리에셀에게 맡겼다.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이삭은 그의 인생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백세에 얻은 독자요, 그의 손으로 번제를 드리려고 했으나 하나님께서 살려 주신 아들이었다. 일찍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부르시고 그를 통하여 인류에게 임할 축복의 예언을 하실 때 이삭으로 말미암아 후손이 번성할 것을 약속하셨다. 아브라함은 그와 같은 하나님의 뜻을 받들기 위하여 이삭을 그곳 가나안 족속의 딸과 결혼시키지 않고 자기의 고향 친족의 딸 중에서 신부감을 간택하려고 했다. 그 일을 자기가 직접 주선하거나, 당사자인 이삭으로 하게 하지 않고 자기 집의 하인 엘리에셀에게 맡겼다.

  당시 그곳 풍습에 따라서 신부감이 간택 되면 거기 따르는 빙표와 예물을 주었는데 아브라함도 이를 위하여 갖가지 진귀한 보물과 최상의 물품들을 약대 열 필에 실려서 종과 함께 보내주었다. 이와 같은 아브라함의 행동은 그만큼 사람을 신용하고 신뢰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주인의 손을 벗어난 종이 누구의 간섭도 없는 곳으로 떠나가면서 십중팔구 그 많은 재물을 통째로 가지고 달아 날것으로 의심하였을 것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신부감을 데리고 돌아오는 길에도 여차하면 그 여인을 자기가 차지하려고 멀리로 도망갈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었다고 본다. 한편 주인으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먼 길로 떠나는 엘리에셀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장차 선민의 조상이고 축복의 통로가 될 이삭의 아내를 선택하는 일이 자기 손 안에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고, 또 그 많은 은금보화를 약대 열 필에 싣고 가면서 잠시라도 막대한 재산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엘리에셀은 주인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그 막중한 사명을 성실하게 수행하였고, 리브가를 찾아 하나님의 선물임을 확인하였을 때 감사하면서 주인에게 보답하였다. 이들의 관계는 어찌 보면 주인과 종의 신분을 떠나 하나님 앞에 사는 사람들의 순수하고 진실된 인간관계를 보는 것 같은 흐믓한 정경이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