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이 망하고 왕망이 신(新)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다시 후한이 일어날 무렵에 ‘마원’이라는 숨은 인재가 있었습니다. 마원의 세 형제는 모두 재질이 있어서 관직에 올랐으나 마원만은 큰 뜻을 품고 초야에 묻혀서 살았습니다. 나중에 군장이 되어 죄인을 서울로 호송하게 되었는데 한번은 호송하던 죄인이 자신의 딱한 사정을 마원에게 말했습니다. 마원은 죄인의 가련한 사정에 마음이 끌려서 그만 포승을 풀어주고 자기도 책임을 추궁당할 일이 두려워서 북방으로 망명해 버렸습니다.
여러 해 뒤에 그는 사면을 받고 돌아와서는 묵묵히 농사와 목축에 힘을 기울여 단시일 동안에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워낙 마음이 곧고 착한 인물이어서 그의 집에는 사철 식객이 가득찼으며, 그의 집 주위에는 수백 세대가 넘는 가구들이 한 마을을 이루고 마원의 전답에서 생계를 얻는 형편이었습니다. 마원은 “무릇 부자로서 훌륭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가진 것을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단지 수전노와 다를 것이 없다.”라고 말하고 자기 재산을 전부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은 다시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남에게 나누어 주는 사람은 망하지 않습니다. 흩어 구제하는 자에게 더욱 풍족함이 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