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토끼와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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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야기의 내용이 다르게 회자되고 있다. 거북이가 엉금엉금 기어가다가 숲속에서 잠을 자고 있는 토끼를 보았을 때 기회를 잡은 줄 알고 그냥 달려갔어야 하는데 오히려 잠자는 토끼에게 다가가서 깨워주었다는 것이다. 잠에서 깨어 난 토끼는 쏜살같이 달려 산등성이까지 올라갔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고는 거북이쪽으로 달려 내려왔다. 거북이가 잠자는 토끼를 발견하고도 모르는 척 그냥 달려갔더라면 저가 이겼을 것인데도 토끼를 깨워주고 저는 뒤처져 오는 것이 맘에 걸렸던 것이다. 토끼는 거북이가 제게 보여준 태도야 말로 본 받아야 될 스포츠맨십이라고 생각하였다.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상대를 배려하는 신사적이고 성숙된 모습이 한없이 돋보인 것이다. 드디어 토끼가 거북이에게 머리를 숙인 채 거북이의 보폭에 맞춰 사이좋게 걸어가 마침내 둘이 나란히 골인한다는 이야기다. 좀 황당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립과 반목으로 영일이 없는 우리 사회에 국민 총화를 일깨워주는 희망적인 메시지처럼 신선하게 들리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