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명절이 있고 그에 따르는 축제의 문화가 있습니다. 고대 이스라엘 민족은 성경에 명시된 3대 절기를 지켰습니다. 그것은 유월절과 맥추절과 수장절입니다. 유월절은 종살이 하던 애굽에서 해방되어 나온 해방 기념일이지만, 맥추절과 수장절은 그들이 농사를 지어 얻은 곡식을 거두고 저장하는 절기로써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도 오랜 역사만큼 다양한 축제의 문화가 있습니다. 특히 추석은 일 년 중 가장 좋은 계절에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풍요로움을 만끽하며 즐길 수 있는 최대의 명절입니다. 햅쌀로 만든 떡과 음식이며 여러 가지 햇과일 등으로 잔치하고 이웃과 나누는 축제의 마당이 펼쳐지곤 하였습니다. 민족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여 성경적 절기와 비교하면서 신령한 교훈을 받고자 합니다.
1. 감사의 의미입니다.
어떤 명절이든지 그 지니는 고유한 의미가 있으나 그 내용은 축복과 감사의 뜻을 지닙니다. 인간이 자기의 한계를 인정하게 되면 그에게 주어진 모든 조건이 외부의 도우심에 의하여 되어진 것을 알고 거기에 감사하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1) 대상
언어 없는 민족은 있어도 종교 없는 민족은 없다고 합니다. 인간은 자율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에게 주어진 모든 조건이 절대적인 힘을 가진 대상에게서 온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됩니다. 어떤 종류의 축제이든지 그 의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축제의 대상입니다. 인간의 축제는 대부분 자기들의 손으로 만든 우상이거나 실체가 없는 미신에 해당합니다. 바울이 활동하던 시대에 지성의 도시로 알려진 희랍의 수도 아테네에서 온갖 이름의 신전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내가 두루 다니며 너희가 위하는 것들을 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긴 단도 보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우주와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었습니다(행 17:23-24).
2) 방법
축제의 대상에 따라서 그 방법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옛날부터 자연숭배나 조상숭배를 해 왔던 우리민족은 명절이 되면 조상의 이름 앞에 제사 드리는 일과 또 여러 가지 미신적인 행위로 축제를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계시해 주신 성경 말씀에 따라 축제의 의식을 진행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감사하는 제사입니다. 신명기 16:16-17에 “너의 가운데 모든 남자는 일 년에 세 번 곧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여호와를 뵈옵되 빈손으로 여호와를 뵈옵지 말고 각 사람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예물을 드릴지니라.”고 하였습니다. 시편 116:17에 “내가 주께 감사제를 드리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리이다.”고 하였습니다.
3) 결과
성경적인 축제는 백성들이 축복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이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감사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방법에 따라서 최선의 축제를 하게 되면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십니다. 잠언 3:9에 “네 재물과 네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창고가 가득히 차고 네 포도즙 틀에 새 포도즙이 넘치리라.”고 하였습니다. 여호수아의 군대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맨 처음 행한 일이 길갈에서 유월절 절기를 지킨 것입니다. 여호수아 5:10-11에 “또 이스라엘 자손들이 길갈에 진 쳤고 그 달 십사일 저녁에는 여리고 평지에서 유월절을 지켰으며 유월절 이튿날에 그 땅의 소산물을 먹되 그날에 무교병과 볶은 곡식을 먹었더라.”고 하였습니다.
2. 교제의 의미가 있습니다.
축제 행사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게 됩니다. 본문 말씀17절에 “네 모든 남자는 매년 세 번씩 주 여호와께 보일지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절기 때마다 세계 각국에서 예루살렘 하나님의 성전 있는 곳으로 모여왔습니다(눅 2:41).
1) 화목
아무리 좋은 행사라 하더라도 사람들 사이에 사랑과 평화가 없으면 축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들이 모인 곳에는 갈등과 반목이 상존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불상사가 빚어지곤 합니다. 평소에 묵은 감정이 폭발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자존심 대결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는 원수된 것까지도 화목하면서 평화와 공존을 이루게 됩니다. 그리스도 십자가의 원리가 그것입니다. 죄로 인하여 하나님과 원수된 것이 하나가 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도 치유되는 것입니다(엡 2:14-15). 이스라엘의 절기 때는 상전이나 종이나 모두가 대등한 입장에서 평화를 이룹니다(신 16:11). 그것이 예수님의 사역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려 하심이라.”고 하였습니다(눅 4:18).
2) 소통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마음을 같이하며 같은 행동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축제입니다. 그것은 성령이 작용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오순절에 예루살렘에 모인 사람들은 그들의 출신지가 달랐기 때문에 그들의 말과 방언이 다양했습니다. 성령 받은 베드로가 설교를 할 때 세계 도처에서 모여 온 사람들이 다 자기의 난 곳 방언으로 알아듣게 되었고 그 결과 모두가 한 마음으로 교제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행 2:9-13). 어느 때나 그리스도인의 축제는 성령의 잔치가 됩니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고 문화와 정서가 다르지만 성령께서 그들 속에 작용하시기 때문에 정서적 공통성을 유지하게 해 줍니다. 그 결과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고, 찬송하고, 헌신하면서 은혜와 축복의 행사로 이어지는 것입니다(행 1:14).
3) 즐거움
축제에는 잔치가 벌어집니다. 명절 뿐 아니라 결혼식이나 생일 또는 축하해야 될 행사 때는 이웃과 친척과 친지 등 많은 사람을 초청하고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여 먹고 즐기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이와 같은 잔치의 모습을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설교 중에는 어떤 사람이 많은 음식을 장만하여 큰 잔치를 베풀고 종들을 사방으로 내 보내서 모든 사람을 다 초청했다고 하였습니다(눅 14:15-17). 교회는 죄와 죽음의 권세에 얽매여 신음하는 인간들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와 평안을 누리게 해 주는 기관입니다. 또한 회복된 기쁨을 나누면서 잔치를 즐기는 곳입니다. 탕자 비유에 돌아온 아들을 맞이하는 아버지가 살진 송아지를 잡고 큰 잔치를 베풀며 이웃과 더불어 즐긴다고 하였습니다(눅 15:23-24).
3.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문화
축제는 일회용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민족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오는 고유한 명절인 경우 그 전통과 함께 문화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 중에는 이교적인 축제 문화가 많이 있지만 그래도 기독교적인 문화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과 기쁨을 주는 축제가 되는 것입니다.
1) 규례와 의식이 있습니다.
축제에는 형식과 규범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추석명절은 조상 숭배의 제례문화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주변의 이방 문화는 대개가 미신적이거나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행위의 의식이 일반화되었습니다. 바알과 아세라의 제사장들은 신의 이름을 부르고 춤을 추면서 칼과 창으로 자기들의 몸에 자해를 하곤 하였습니다(왕상 18:28). 이방인들의 축제는 점쟁이나 박수가 주도하며 아들을 불 속에 집어넣는 의식도 있었습니다(왕하 21:6). 성경에는 하나님 나라의 문화가 있습니다. 모세의 율법에 명시된 하나님의 법도를 따르는 것입니다. 어느 때나 하나님의 백성은 인간들의 성향에 맞는 행사보다 성경 말씀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성향에 맞는 문화를 지켜야만 됩니다(레 11:45).
2) 역사와 전통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최대의 명절은 조상들이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나온 것을 기념하는 유월절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절기의 규례를 정해 주시고 그 후손들이 자자손손 지키도록 명령하였습니다. 출애굽기 12:24에 “너희는 이 일을 규례로 삼아 너희와 너희 자손이 영원히 지킬 것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환경이 바뀌어도 조상들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은 그 후손들이 변함없이 이어가야 됩니다. 신명기 32:7에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 네 아버지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말하리로다.”고 하였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율법을 저버리고 장로들의 잘못된 유전만 전승하다가 멸망을 당하고 말았습니다(마 15:3).
3)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됩니다.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주도하는 거국적인 행사와 축제가 있지만 지방마다 자치적으로 가지는 문화적인 행사가 많이 있습니다. 요즘은 우리의 고유한 전통과 특징을 나타내는 한류 문화를 온 세계에 전파하고 확대해 나가는데 안간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민족의 저력이고 국가의 위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축제도 더 발전시키고 널리 전파해야 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불신앙적인 세속 문화가 사람들의 마음에 파고들면서 온갖 쾌락주의의 함정에 빠져들게 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건전한 기독교 문화를 널리 전파하여 사람들의 영혼을 지켜 주어야만합니다. 그것이 바로 복음의 세계화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