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모인 곳에는 어떤 단체나 기관의 정신을 상징하는 표식이 있습니다. 기독교의 상징은 십자가입니다. 이 십자가의 표식이 교회를 나타내는 기호로 사용됩니다. 십자가가 지니는 상징적 의미는 사랑과 평화와 소망입니다. 언어나 종족이나 국경을 초월하여 모든 인류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그리스도의 정신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가장 좋은 것을 붙잡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지혜와 계시의 영을 받은 사람은 교회가 지니는 특수성을 알게 되고 거기서 얻게 되는 신비로운 은혜와 축복을 누리는 자입니다. 곧 부르심의 소망과 기업의 영광의 풍성함과 하나님께로부터 공급되는 능력의 원천을 붙들게 되는 것입니다(17-19절). 교회는 이처럼 신령한 축복의 산실이기 때문에 참으로 좋은 것입니다.
1. 교회는 하나님의 집입니다.
디모데전서 3:15에 “이 집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니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세상의 단체나 기관과는 달리 신령한 집단임을 의미합니다. ‘교회(?κκλησ?α)’라는 말은 세상으로부터 하나님께로 부름을 받은 사람들의 통칭입니다.
1) 예수님이 주인입니다.
일찍이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고 하시며 지상에 자기 교회의 설립을 선언하셨습니다(마 16:18). 본문 말씀 22절에 “또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의도하시는 자기 교회의 회원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뽑으셨습니다. 성경에는 창세전에 성부 하나님께서 그의 기쁘신 뜻대로 선택하여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다고 했습니다(엡 1:3-6).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그들을 위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피로 죄를 속량해 주셨습니다(엡 1:7-12). 성령께서 구속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을 부르시고 인(印)을 쳐서 보증해 주셨습니다(엡 1:13-14). 그러므로 교회는 하나님의 것입니다(사 43:1).
2)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본래는 하나님과 아무 상관도 없이 공중 권세 잡은 자 마귀를 좇았던 사람들이지만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교회로 부름을 받은 후에는 모두가 다 하나님의 가족이 되었습니다(엡 2:1-5). 에베소서 2:19에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하나님의 가족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을 향하여 ‘아버지’라고 부르는 자가 되었습니다. 로마서 8:15에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사람들은 모두 다 한 형제요 자매가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마음을 같이하는 거룩한 가족입니다(마 12:50).
3) 천국의 모형(模型)입니다.
이상적인 교회는 완성된 하늘나라의 모형입니다. 인류의 시조 아담과 하와가 범죄 타락하여 최초의 낙원을 잃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다시 회복하기 위한 경영을 시도하였습니다. 세상에 오신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대속의 죽음을 당하시고 무덤에서 부활하심으로써 잃었던 낙원, 곧 천국의 기틀을 만들었습니다(요 19:30). 밧모섬에 유배 중이던 사도 요한은 하나님의 계시를 통하여 완성된 천국의 환상을 보았습니다(계 21:1-7). 이상적인 교회는 장차 이루어질 천국의 축소판으로 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옛날 고라 자손들은 교회를 ‘주의 장막’ 또는 ‘여호와의 궁정’이라 부르고 이를 참새의 집과 제비의 보금자리로 표현하였습니다(시 84:3). 사랑과 평화와 희망을 묘사한 것입니다.
2. 교회는 예수님의 사역을 수행합니다.
세상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그가 하시는 일을 자기 교회에 맡기시고 그 일을 계승하게 하였습니다. 마태복음 9:35에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고 하였습니다.
1) 선교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사역은 전도하신 일입니다. 마태복음 4:17에 “이 때부터 예수께서 비로소 전파하여 이르시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하시더라.”고 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훈련시키신 것도 그들을 전도자로 사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마태복음 10:6-7에 “이스라엘집의 잃어버린 양에게로 가라 가면서 전파하여 말하되 천국이 가까이 왔다하라.”고 하였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시기 직전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말씀도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하였습니다(행 1:8). 전도를 받아 주님께 돌아오고 그 영혼이 구원 얻게 되는 것이야 말로 최상의 기쁨이 됩니다(눅 15:7).
2) 가르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부르신 제자들에게 시간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가르치셨습니다. 말씀으로 강론하시고 행함으로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마태복음 5:1-3에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입을 열어 가르쳐 이르시되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하시며 산상보훈을 강론하였습니다. 말씀뿐만 아니라 전도하는 것도 가르치셨고, 기도하는 방법도 가르쳐 주셨습니다(마 6:5-13). 병 고치는 것을 위시하여 죽은 자도 살리시고 또 여러 가지 신비로운 이적들도 행하여 보여 주셨습니다(마 8:1-34).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아 가르치라고 명령하였습니다(마 28:20). 교회는 주님의 분부대로 가르치는 일을 힘써 행하고 있습니다.
3) 섬기며 봉사하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섬김을 위하여 세상에 오셨다고 하였습니다. 마가복음 10:45에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주님께서는 성만찬의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섬김의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람은 섬김으로 종노릇 하는 것을 즐겨 행하는 자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고 하였습니다(마 20:26-27). 교회는 예수님의 분부를 따라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섬기기를 힘쓰고 있습니다. 군림하고자 하는 자는 불행하여 지지만 섬기는 자는 늘 행복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3. 교회는 신비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울이 로마 옥중에서 기록한 에베소서는 교회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 교회의 신비로운 특징을 설명하기 위하여 몇 가지 비유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1) 신령한 집입니다.
에베소서 2:22에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고 하였습니다. 이 건물의 기초는 “사도와 선지자의 터”라고 하였습니다. (엡 2:20). 이는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 바른 신앙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땅을 깊이 파고 기초를 반석 위에 세우는 자가 지혜로운 건축자라고 하였습니다(마 7:24-27). 사도 베드로는 예수님을 ‘보배로운 모퉁이의 머릿돌’이라고 하고 우리 성도들은 예수님과 연결되어 함께 신령한 집을 만드는 자라고 하였습니다(벧전 5-6). 만세반석 되시는 예수님과 연합하여 신령한 집을 이루는 사람들이야 말로 참으로 행복한 자입니다. 모두 다 자기가 받은 은사와 소양에 따라 예수님과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집이 되기 때문입니다.
2)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22-23에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에베소서 4:15-16에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고 하였습니다. 교회를 건물로 비유한 것은 조직체로써의 성격을 나타내지만 몸으로 비유한 것은 유기적(有機的) 성격을 의미합니다. 몸은 각 지체들이 신경과 힘줄과 혈관으로 연결되어 하나처럼 작동합니다. 교회도 성령의 감동에 따라 지체들이 머리 되시는 그리스도의 심정을 가지게 되고 거기에 따라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스도에게 연합된 몸이기 때문에 불의의 도구로 쓰지 않고 의의 도구로 보람 있게 쓰여지는 것입니다(롬 6:13).
3) 부부의 관계입니다.
사도 바울은 교회를 부부의 관계에 비유하였습니다. 먼저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 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는 것같이 하라고 하였습니다(엡 5:22-25). 그는 또 남편과 아내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루는 부부의 관계를 신비라는 말로 표현하였습니다. 에베소서 5:32에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고 하였습니다. 이상적인 교회는 구성원 모두가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룬 부부의 관계입니다. 거기에는 사랑이 있습니다. 평화가 있습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꿈과 희망을 가집니다. 이처럼 행복한 가정은 이상적인 교회의 모델입니다. 에베소서 4:3에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