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교

장년
예람지기 2010.08.29 00:00:00
841
  • 일자
    2010-08-29
  • 설교
    손상률 목사
  • 성경
    사사기 16:21~30

삼손은 역사상 가장 힘이 센 사람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받아 이스라엘의 사사로서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영웅입니다. 그러나 그의 말년에는 원수인 블레셋 사람들에게 붙잡히고 두 눈을 빼인 채로 맷돌을 돌리며 그들의 노리개가 되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그 나라의 국신인 다곤 신전에 모여 삼손을 잡게 해 준 신의 이름을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삼손은 마지막으로 자기의 눈을 뺀 원수를 갚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부르짖고 그들과 함께 죽었습니다. 참으로 비참한 죽음입니다. 진주의 가치를 모르는 돼지가 그것을 짓밟아 버리는 것처럼 은혜의 가치를 모르는 자도 그것을 짓밟고 불행하게 됩니다(마 7:6). 누구보다도 큰 은혜와 많은 축복을 받은 삼손이 그것을 선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행한 종말을 가져오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서 교훈을 받고자 합니다.

 

1. 믿음의 비밀을 저버렸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신앙세계의 비밀을 아는 특권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그들에게는 아니 되었나니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고 하였습니다(마 13:11-12).

 

1) 만남의 체험입니다.

삼손의 아비 마노아는 단 지파에 속한 가족 중 한사람으로 그의 아내는 잉태하지 못하여 자식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하나님의 사자가 예고 없이 마노아의 아내에게 나타나서 그가 장차 아들을 낳게 될 것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삿 13:2-5). 이 여인은 자기가 하나님의 사자를 만난 것과 그로부터 잉태하게 될 것이라는 예고를 받은 것을 남편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그 사실을 전해들은 마노아는 자기도 하나님의 사자와 만날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마노아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의 사자를 보내서 마노아와 직접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이것은 신비로운 사건입니다. 하나님의 사자를 만난 후 마노아는 그의 아내에게 “우리가 하나님을 보았으니 반드시 죽으리로다.”고 하였습니다(삿 13:22).

 

2) 능력의 체험입니다.

하나님의 약속대로 여인이 아들을 낳았고 그 이름을 삼손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사기 13:24-25에 보면 아이가 자라매 여호와께서 그에게 복을 주셨고 또 여호와의 영이 그를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하였습니다. 사사기 14:6에 보면 삼손이 딤나의 포도원 근처에서 젊은 사자와 마주쳤을 때 맨손으로 사자를 염소 새끼 찢듯이 찢어 죽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어디서나 무적의 힘을 자랑하며 불레셋 사람들과 맞섰고 그들을 제압하였습니다.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신비의 체험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자기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약한 자를 통하여 강한 자를 이기게 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고전 1:27-29). 자기를 과시하지 않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나타내어야만 합니다.

 

3) 지켜져야 될 비밀입니다.

삼손은 하나님과 자기만의 비밀을 누설하였습니다. 그는 부모의 반대도 무릅쓰고 블레셋 여인 들릴라와 사랑에 빠져 그 여자에게 놀아났습니다. 들릴라는 삼손을 자기의 무릎에 눕히고 어디서 그 큰 힘이 나오는지 말해 달라고 졸랐습니다. 삼손은 그 비밀이 자기의 머리를 깎지 않는데 있다는 것을 실토해 버렸습니다. 들릴라의 무릎에서 머리를 깎인 삼손은 힘을 잃고 말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모두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라고 하였습니다(고전 4:1). 비밀은 맡긴 자와 맡은 자 사이에 신뢰를 담보로 하는 것입니다.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서 아무데서나 말 한다든지 홧김에 누설해서도 안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앞에서 믿음의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딤전 3:9). 소홀히 여길 수 없는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일입니다.

 

2. 서원(誓願)을 저버렸습니다.

삼손은 태어나기 전부터 그 부모가 하나님 앞에서 가진 서원이 있었습니다. 부모가 맺은 서원이라도 지켜야 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삼손은 그것을 져버림으로서 눈을 빼이는 불행을 겪었습니다.

 

1) 서원의 의미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율법을 통하여 이스라엘에게 나실인의 법을 선포하였습니다. 민수기 6:2-5에 “남자나 여자가 특별한 서원 곧 나실인의 서원을 하고 자기 몸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리려고 하면 포도주와 독주를 멀리하며 ...... 그 서원을 하고 구별하는 모든 날 동안은 삭도를 절대로 그의 머리에 대지 말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서원은 자기의 몸을 구별해서 하나님께 드린다는 뜻이 있습니다. 포도주나 독주를 먹어 몸을 더럽히지 말아야 되고 머리에 삭도를 대지 말고 그대로 길게 하여 구별되었다는 표식을 하게 하였습니다. 한나가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고 한 것도 그런 뜻입니다(삼상 1:11).

 

2) 서원의 내용

사람과 사람끼리 맺어지는 약속일 경우 쌍방의 합의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이 상례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서원은 일방적일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은 주권자이고 우리는 그의 손안에 있는 피조물이기 때문입니다. 마노아 부부에게 나타나신 하나님도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찾아오셔서 그가 아들을 낳을 것을 선언하였습니다(삿 13:3). 또 그 아이를 하나님께 바쳐지는 나실인으로 키울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사사기 13:5에 “보라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의 머리 위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 바쳐진 아이이며 동시에 이스라엘을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구원할 지도자가 될 것을 일러주셨습니다.

 

3) 서원의 책임

다윗은 주의 장막에 머무르고 주의 성산에 오를 자의 자격을 논하면서 “그의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하지 아니하는 자”라고 하였습니다(시 15:4). 모세의 율법에는 “사람이 여호와께 서원하였거나 결심하고 서약하였으면 깨뜨리지 말고 그가 입으로 말한 대로 다 이행할 것이니라.”고 하였습니다(민 30:2). 삼손은 하나님과의 서원을 저버리고 들릴라의 손에 머리를 맡긴 채 삭도로 잘라버리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본래의 믿음에서 파선하는 행위입니다(딤전 1:19). 디모데전서 5:12에는 “처음 믿음을 저버렸으므로 정죄를 받느니라.”고 하였습니다. 개역성경에는 심판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똑같이 부모가 맺은 서원이지만 이를 잘 지킨 사무엘은 복을 받았고 이를 저버린 삼손은 눈을 빼이고 불행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3. 은사를 남용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성령의 은사를 주실 때는 하나님의 목적에 따라 이를 선용하며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게 하려는 뜻이 있습니다(고전 12:7). 삼손은 그 귀한 은사를 받았으나 이를 잘못 사용하여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1) 정욕의 도구로 삼았습니다.

‘나실인’은 구별된 사람으로서 몸을 정결하게 가져야 됩니다. 그러나 삼손은 거룩한 생활을 포기하고 정욕을 좇아 행동하였습니다. 그는 부모의 만류를 뿌리치고 할례 받지 아니한 민족 가운데서 아내를 취했습니다(삿 14:3). 처음에는 딤나에 내려가서 그곳 여인에게 장가를 들었다가 다음에는 가사에 있는 기생을 취하기도 했고(삿 16:1), 마지막에는 소렉 골짜기에 있는 들릴라를 아내로 삼았습니다(삿 16:4). 삼손이 딤나 길에서 죽인 사자의 몸에서 벌이 집을 짓고 꿀을 모아 놓은 것을 보고 블레셋 청년들에게 “먹는 자에게서 먹는 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 단 것이 나왔느니라.”고 하여 놀이의 재료로 삼았습니다(삿 14:14). 블레셋 청년들이 이 수수께끼를 알아내자 약속한 베옷 삼십 벌을 주기 위하여 아스글론 사람 삼십 명을 쳐 죽였습니다.

 

2) 복수의 도구로 삼았습니다.

은혜를 받은 사람은 남에게 복수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라고 하였습니다(롬 12:19-21). 삼손은 하나님께서 주신 무한한 힘을 모두 다 원수 갚는 일에 사용하였습니다. 장인이 그의 아내를 다른 남자에게 주었다고 했을 때 여우 삼백 마리를 붙들어 꼬리에 횃불을 달아 보리밭을 태우게 하였습니다(삿 15:1-5). 또 나귀 턱뼈를 손에 쥐고 블레셋 사람 천 명을 죽여 시체 무더기를 쌓는 등 힘을 과시하였습니다(삿15-16). 결국 그는 자기의 두 눈을 뺀 원수를 갚는 것으로 생애를 마감하였습니다(28-30절). 눈 앞에 있는 원수를 보고도 살려주는 다윗은 승리자가 되었으나(삼상 26:10). 평생 동안 원수를 갚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사울왕은 아들들과 함께 불행한 죽음을 당했습니다(삼상 31:2).

 

3)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삼손에게 무적의 힘을 은사로 주셨습니다. 그는 성령의 감동하심에 따라 맨손으로 젊은 사자를 염소 새끼 다루듯이 찢기도 하였습니다(삿 14:6). 그 무한한 힘으로 블레셋을 제압했고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안겨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성령의 은사를 주신 것은 모든 사람을 유익하게 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삼손은 그 귀한 은사를 하나님의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지 않고 정욕을 위하여 함부로 남용하였습니다. 심지여 장난끼 섞인 수수께끼에 이용하며 자기를 과시하였습니다. 성도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와 축복을 올바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모든 사람을 불행하게 하고 자기도 망하게 됩니다. 은혜를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선용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