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교

장년
예람지기 2008.10.26 00:00:00
561
  • 일자
    2008-10-26
  • 설교
    손상률 목사
  • 성경
    고린도전서 10:1~11
출애굽의 영도자 모세는 40년간 광야 여행을 마칠 무렵 이스라엘 군중을 모아놓고 지난날의 역사를 기억하게 하였습니다(신 32:7). 조상들의 살아온 역사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기적적인 은혜는 쉽게 잊혀져서는 안 될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또한 저들 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가나안시대와 거기서 누리게 될 축복의 근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지난날의 역사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거울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들을 본보기로 삼아서 자랑스러운 역사는 계승하되 범죄와 실수는 고쳐나가 더욱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합니다. 오늘 종교개혁 기념주일을 맞이하여 우리 한국 교회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고 미래의 과제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하나님의 특별하신 섭리와 은혜

본문말씀 중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았고 신령한 음식과 음료를 마셨다는 것은 조상들이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뜻합니다. 우리 한국교회도 말로 다할 수 없는 특별하신 섭리와 은혜 속에 자라왔습니다.

1) 거친 토양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민족은 오래도록 이교도문화와 풍속에 젖어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자연 숭배나 정렬(精靈)숭배와 같은 미신과 샤머니즘(Shamanism)에 얽매여 있었고 점차 불교와 유교사상이 민족의 정서를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씨족사회와 가부장(家父長)적인 봉건문화의 전통과 조상숭배와 같은 도덕적 가치관이 외부세력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축복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1885년 이후 서양선교사들이 들어오면서 이 거친 토양을 개척하고 복음의 씨를 뿌렸습니다. 초기의 선교사들은 모두 청교도적인 경건에다 학식과 덕망을 갖춘 훌륭한 개척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삼천리 방방곡곡에 전도를 하며 학교를 세우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2) 시련과 환난을 이겨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기독교의 복음이 가는 곳에는 엄청난 박해와 수난이 따랐습니다. 어디에나 마귀가 그냥 있지 않고 이를 훼방하며 충동질을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박해 속에서 자라났습니다. 1910년부터 일제 강점기에는 천황신을 숭배하는 군국주의적 탄압으로 교회가 문을 닫고 많은 지도자들이 투옥 또는 학살을당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1945년 8.15 조국 광복이 이루어졌으나, 곧이어 공산주의자들의 만행으로 6. 25 동족상잔의 참혹한 수난을 겪었습니다. 유물론적 공산주의자들은 하나님을 거부하는 세력으로 교회를 박해하였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 혹독한 시련을 통하여 교회는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끝내 박해를 이겨내고 믿음의 승리를 이루었습니다.

3) 역사적인 과오도 있습니다.

일제시대 신사참배 문제로 한국교회가 수난을 당할 때, 일부 교권주의자들은 일제에 굴복하여 총회로 하여금 공죄를 저지르게 하였습니다. 1938년 평양 서문밖교회에서 열린 제 27회 조선예수교 장로회 총회는 성도가 신사참배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가결하고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한국교회는 신앙의 순결을 잃게 되었고, 총회 역시 일본교단에 흡수되고 말았습니다. 해방 후 한국교회는 사분오열로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신학적인 문제로 진보와 보수가 나누어지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같은 신앙고백을 하면서도 행정이나 교권문제로 갈라진 것이 더 많았습니다. 그 결과 교회는 지도력을 상실하게 되었고 급기야 국토가 분단되고 민족이 나누어지는 국가적인 불행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2. 복음으로 받은 축복

예수님께서는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고 하였습니다(요 12:24). 이 말씀대로 이 땅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은 짧은 기간에 엄청난 성장과 부흥을 가져왔습니다.

1) 교회의 성장과 국가의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와서 복음을 전해준 선교사들과 초기의 성도들은 그 무서운 박해 속에서도 진리를 파수하며 경건한 신앙으로 기초를 다졌습니다. 일제 때는 민족의 혼을 일깨워 주었고,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시기에는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와 같은 격동기를 겪으면서 기독교 복음은 그 위력을 발휘하여 기하급수로 성장을 거듭하였고 전국 방방곡곡에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1960년대 이후 한국교회는 전도의 열기와 부흥의 불길로 타올랐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동, 서양을 막론하고 복음이 가는 곳에는 인간혁명이 일어났고 새로운 문화가 창출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복음이 왕성하고 교회가 부흥하던 시기에 국가적으로는 괄목할만한 경제적 도약과 민주주의를 성취하였습니다.

2) 교회의 자기성찰이 필요합니다.

한국인 특유의 승부근성과 기독교의 긍정적인 사고는 “하면 된다”는 식의 열정으로 기적과 같은 업적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기독교인이 인구의 25%를 차지하게 되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모든 부분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곳곳에 수천 명씩 모이는 대형교회가 생기게 되었고, 국민들의 교회에 대한 인식이나 목회자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외형적인 성장과 부흥을 이루어내었지만 안으로는 부정적인 측면도 많이 있습니다. 대교회 주의로 향한 물량적인 가치관이 교회를 지배하고 있어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나 그리스도인 본연의 사명과 같은 본질적 요소를 망각하고 있습니다. 신앙인의 인격적 소양이 성숙되지 못한 관계로 심심찮게 교회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합니다.

3) 교회는 자정(自淨)능력을 발휘하여야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향하여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고 하였습니다(레 11:45). 교회는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과는 구별된 기관입니다. 그렇지만 교회가 그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진리에 대한 개념이 혼미해졌습니다. 말씀의 진리를 파수할 의지도 없습니다. 교회가 지향하는 목적의식이 분명하지 못하므로 존재가치마저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예수를 믿고 받는 복이 세상적이고 물질적인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책임의식과 도덕성의 결여로 제사장적인 권위와 신뢰를 상실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것은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회개운동으로 가능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고 하였습니다(계 2:5).


3. 교회의 시대적 과제

마태복음 9:35에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고 하였습니다. 지상의 교회는 예수님의 사역을 계승하는 기관입니다. 이것이 교회의 존재목적이기도 합니다.

1) 세상을 끌어안아야 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이라고 하였습니다(마 5:13-16). 소금이 자체의 짠맛으로 썩음을 방지하며 본연의 맛을  유지하게 해 줍니다. 빛은 의와 진리와 생명에 대한 의미를 가지는것으로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죄로 인하여 어두움에 처한 세상에 복음의 밝은 빛으로 등대가 되며 소망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의 특징을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다”고 하셨습니다(마 13:33). 소금이 물에 녹아 짠맛을 내고, 누룩이 가루 속에 들어가 완전히 부풀게 하는 것처럼 교회는 세상 모든 사람들의 심령에 스며들어 생명적 역할을 하여야 됩니다. 적극적인 복음운동을 통하여 세상을 변화시켜야만 하는 것입니다.

2) 세계선교의 비전을 행사하여야 됩니다.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계획은 그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의도하시는 세계선교의 비전을 교회에 맡기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훈련시키신 다음 세상으로 내보내시면서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고 하였습니다(마 10:8). 교회가 품어야 될 복음 선교의 대상은 ‘세상의 모든 족속’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마지막으로 분부하신 지상명령(至上命令)입니다(마 28:19-20). 교회는 이와 같은 선교적 사명을 수행하기 위하여 신실한 인재를 양성하여야 합니다. 구속받은 은혜에 감격하여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의 자세로 주님의 분부를 받들고자 훈련된 요원입니다. 온 세계를 향한 선교적 비전을 실천해 나가는 교회가 주님이 함께하시는 건강한 교회인 것입니다.

3) 통일시대를 대비하여야 됩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 사랑에 감격하여 자기도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됩니다. 성경은 헐벗고 굶주리며 병들고 죽어가는 이웃을 외면하면 이는 하나님을 거역하는 것으로 간주하였습니다(마 25:45). 우리에게는 같은 하늘아래 같은 동포 이면서도 참으로 어려운 이웃이 있습니다. 해방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예루살렘’으로 불렸던 평양을 위시하여 북한 전역에 복음이 활발하였습니다. 그곳에 공산정권이 들어선 후 기독교의 불모지가 되었고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비참한 국민들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념이나 체제 또는 정치적인 논리에 앞서 우리는 예수님의 심정으로 그들을 구해내어야 될 책임이 있습니다. 통일시대를 내다보며 북한교회의 재건과 주민의 인권을 위하여 기도하며 준비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