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보통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세계의 환상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땅에서 이루어지는 현실문제에 급급하지만 그리스도인은 먼 후일을 내다보면서 미래의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믿음 그 자체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소망을 미리 맛보면서 즐기는 사람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로마서 8:24-25에 “우리가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으매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니니 보는 것을 누가 바라리요 만일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바라면 참음으로 기다릴찌니라”고 하였습니다. 미래에 대한 소망의 확신이 있는 사람은 현재의 고난과 시련도 당당하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미래가 없고 소망의 확신이 없는 사람은 현재의 즐거움도 형통함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여기 영감 받은 히브리서 기자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미래의 소망을 「영혼의 닻」으로 표현하면서 이것이야말로 튼튼하고 견고하다고 하였습니다(19절). 닻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를 일정한 곳에 머물러 있게 하는 도구입니다. 무거운 쇠붙이로 호미와 같이 그 끝이 흙바닥에 잘 박히게 만든 것을 긴 밧줄을 매달아 물속에 던져 넣습니다. 이 닻줄이 튼튼하면 물살이 거세고 파도가 높아도 배는 그 자리에 고정된 채 떠내려가지 않는 것입니다. 세상이라는 거친 바다 위에서도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영혼의 닻이 주어져 있습니다.
I. 불변의 언약입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과 언약을 맺었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은 아브라함 개인과 맺은 약속이 아니라 오고 오는 그의 후손들에게까지 해당되는 영원한 언약입니다. 창세기 17:7에 “내가 내 언약을 나와 너와 네 대대 후손의 사이에 세워서 영원한 언약을 삼고 너와 네 후손의 하나님이 되리라”고 하였습니다.
(1) 영원한 언약입니다.
이사야 55:3에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내게 나아와 들으라 그리하면 너희 영혼이 살리라 내가 너희에게 영원한 언약을 세우리니 곧 다윗에게 허락한 확실한 은혜니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영원한 언약은 우리의 영혼을 살게 하는 언약입니다. 곧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약속을 뜻합니다.
성경계시의 내용은 생명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언약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의 몸으로 오게 하시고 그를 통하여 멸망 받을 죄인이 구원 얻게 되는 하나님의 계획이 이 언약을 통해서 계시되었습니다.
구약의 선지자들과 신약의 사도들을 통하여 기록하게 하신 하나님의 약속은 불변의 진리요 영혼의 닻이 됩니다(엡 2:20). 예수님께서는 “천지는 없어지겠으나 내 말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고 하였습니다(마 24:35).
(2) 하나님의 신실성에 근거합니다.
시편 125:1에 “여호와를 의뢰하는 자는 시온산이 요동치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도다”고 하였습니다. 이사야 26:4에 “너희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뢰하라 주 여호와는 영원한 반석이심이로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신실성은 그의 영원성과 불변성이 뒷받침됩니다. 로마서 3:4에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 할찌어다”고 하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원래 하나님께서는 에덴동산에서 인간의 시조 아담과 언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하나님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마귀와 결탁하는 바람에 그것이 파기되고 말았습니다. 이 후에는 하나님께서 믿을 수 없는 인간을 내세우지 않고 확실한 하나님 자신과 언약을 맺으신 것입니다. 예레미야 31:31에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세우리라”고 하였습니다. 32절에는 “이 언약은 내가 그들의 열조의 손을 잡고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에 세운 것과 같지 아니할 것은 내가 그들의 남편이 되었어도 그들이 내 언약을 파하였음이니라”고 하였습니다. 33절에는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에 세울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3) 예수 그리스도가 보증이 됩니다.
하나님의 불변하고 영원한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확실하게 보증이 되었습니다. 히브리서 7:22에 “이와 같이 예수는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셨느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를 두고 맺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성육신이나 그의 십자가 고난, 대속의 죽음, 부활, 승천, 재림 등 그리스도와 관련된 모든 사건들이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보증이 되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3:8에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고 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성은 지상에 세워진 교회를 통하여 증명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고 하였습니다(마 16:8). 이 말씀대로 세상 나라들은 멸망당했지만 예수님의 교회는 더욱 왕성해지며 지구상의 모든 지역과 모든 인종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Ⅱ. 보장된 축복입니다.
여기 영혼의 닻같이 튼튼하고 견고한 것은 사실상 하나님께서 선언하신 축복의 약속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본문 말씀 13-15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실 때에 가리켜 맹세할 자가 자기보다 더 큰이가 없으므로 자기를 가리켜 맹세하여 가라사대 내가 반드시 너를 복주고 복주며 너를 번성케 하고 번성케 하리라 하셨더니 저가 이같이 오래 참아 약속을 받았느니라”고 하였습니다.
(1) 하나님의 자녀가 된 특권입니다.
본문 말씀 17절에 “하나님은 약속을 기업으로 받는 자들에게 그 뜻이 변치 아니함을 충분히 나타내시려고 그 일에 맹세로 보증하셨나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믿는 우리를 그의 자녀로 삼으시고 축복의 기업을 약속하셨습니다. 로마서 8:16-17에 “성령이 친히 우리 영으로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거하시나니 자녀이면 또한 후사 곧 하나님의 후사요 그리스도와 함께한 후사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될 것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은 특권입니다. 그리고 이미 하나님의 자녀로 인침 받은 자는 어떤 경우에도 그 지위가 흔들리거나 변개되지 않습니다. 탕자처럼 범죄하고 그 결과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일은 있어도 결국 아들의 신분과 권리는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눅 15:22-25). 요한복음 1:12-13에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서 난 자들이니라”고 하였습니다.
(2) 헌신된 자에게 보장된 축복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 바쳐진 사람들입니다. 고린도전서 6:20에 “너희는 너희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 사실에 대하여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사역하시고 보증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에베소서 1:3-14에 보면 성부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아들들로 선택하셨고, 성자 예수님께서 그의 피로 구속 곧 죄사함을 받게 하였으며, 성령께서 도장을 찍어 기업의 보증을 서 주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꼼짝없이 하나님의 소유이며 하나님께 바쳐진 자입니다. 자기의 몸을 자기의 의지대로 살 수 없고 오직 살든지 죽든지 그리스도를 존귀하게 하는 삶을 사는 자들입니다(빌 1:20-21).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소유된 사람들을 완전히 맡으시고 보장해 주십니다. 이사야 43:4에 “내가 너를 보배롭고 존귀하게 여기고 너를 사랑하였은즉 내가 사람들을 주어 너를 바꾸며 백성들로 네 생명을 대신하리니”고 하였습니다.
(3) 자손에게 보장된 축복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에게 약속하신 말씀은 아브라함 개인만을 위함이 아니고 그 후손과의 약속이 됩니다. 아브라함은 선택받은 이스라엘의 조상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조상들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 때문에 민족적인 복을 누렸습니다. 신명기 7:8-9에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열조와 맺은 맹세를 지키시려고 그들을 종살이 하던 애굽에서 불러내셨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계명을 지키는 자들에게 천대까지 언약을 이행하여 인애를 베푸신다고 하였습니다. 시편 144:15에 “이러한 백성은 복이 있나니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는 백성은 복이 있도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축복의 언약은 오늘날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적용됩니다. 사도 바울은 “그런즉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들은 아브라함의 아들인줄 알찌어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또한 “그러므로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는 믿음이 있는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느니라”고 하였습니다(갈 3:7-9).
Ⅲ. 영원한 소망입니다.
본문 말씀 19절에 “우리가 이 소망이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 튼튼하고 견고하여 휘장 안에 들어가나니”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마다 자기 나름대로 소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신기루를 잡는 것처럼 허망한 것에다 마음을 쏟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인은 영혼의 닻처럼 튼튼하고 견고한 소망이 있습니다.
(1)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로마서 8:24에 “우리가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으매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니니 보는 것을 누가 바라리요”라고 하였습니다. 보이는 소망은 주로 물질적이거나 육신에 만족을 줄만한 대상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다 불완전한 것이며 얼마 못가서 한계를 드러내고 맙니다. 그러므로 믿음을 가진 사람은 보이는 것으로 말미암아 행동하지 않는 것입니다(고후 5:7).
여기 이 소망을 「영혼의 닻」으로 표현한 것도 깊은 의미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닻은 밧줄에 매여 바다 속 깊은 곳으로 내려갑니다. 그리고 다시 땅속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물위에서나 배에서는 볼 수 없는 물체입니다.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그 튼튼한 닻줄에 의해서 배는 고정되고 거센 바람과 파도에도 끄떡없이 지탱하는 것입니다.
영혼의 닻은 보이지 않는 실체입니다. 사람의 육체를 움직이고 지탱케 하는 것이 영혼이지만 이것이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영혼을 붙들고 든든하게 힘을 실어주는 소망의 닻도 눈에 보이지는 않습니다. 고린도후서 4:18에 “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고 하였습니다.
(2) 내세적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을 살면서도 하늘나라를 지향하는 자들입니다. 특히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경우 한평생 유랑생활을 하면서도 나온 바 본향이 아닌 하늘의 영원한 집을 바라며 살았습니다(히 11:15-16). 세상에는 어느 것 하나도 영구한 것이 없습니다. 오래가지 못할 것에 미련을 두고 사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사도 요한은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라고 하였습니다(요1서 2:15). 선지자 이사야는 인간의 생명과 세상적 영광은 풀잎의 꽃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이사야 40:6-8에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 같으니…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영히 서리라"고 하였습니다.
영혼의 닻과 같이 든든한 소망은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고 하늘나라에 보장된 것입니다. 고린도후서 5:1에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나니”라고 하였습니다.
(3) 이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19-20절에 “우리가 이 소망이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 튼튼하고 견고하여 휘장 안에 들어가나니 그리로 앞서 가신 예수께서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 영원히 대제사장이 되어 우리를 위하여 들어 가셨느니라”고 하였습니다.
여기 “휘장 안”과 “대제사장”과 “멜기세덱”은 다 예수님을 상징하는 표현들입니다. 이는 모두 죄인이 사죄 받고 구원 얻는데 필요한 도리를 의미하는데 곧 예수님이 거기에 해당됩니다.
휘장은 지성소로 구별하는 막입니다. 지성소는 언약궤가 안치된 곳으로 일 년 일차씩 대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히 9:7).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실 때 성소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로 찢어졌는데 이는 예수로 말미암아 우리가 지성소로 들어가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마 27:51).
대제사장의 신분이신 예수님께서 자기 피로 속죄 제사를 드려 우리를 죄에서 해방시켜 주셨습니다(히 7:27-28). 예수님은 멜기세덱처럼 영원한 제사장의 자리에서 죄와 죽음의 권세로부터 자기 백성을 건지시고 보호해 주십니다(히 7:17-25). 죽음의 권세를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이김을 주시며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 주심으로써 그는 영혼의 닻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