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인류역사에 있어서 최대의 사건입니다.
그것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경영하시는 구속사(the history of redemption)의 중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사람 아담이 범죄한 후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계획하셨기에(창 3:15), 그와 같은 계시의 초점이 예수님에게 맞추어 졌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언약을 믿는 모든 사람이 하나 같이 기다리고 열망하던 사실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탄생은 그만큼 비중 있는 사건이 되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의 탄생은 그 자체의 신비성에 있어서 역사상 유일무이한 사건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셨다는 사실이 그렇습니다(요 1:14). 그 방법은 남자를 가까이 한 일이 없는 동정녀의 몸을 통해서 나신 것입니다(눅 1:34). 당사자 되는 요셉도 마리아도 이 사건이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하나님의 방법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성령으로 되어졌다는 사실에 공감하며 이를 수용하였습니다(마 1:24-25, 눅 1:38).
예수께서 탄생하신 그 시간 베들레헴 하늘을 수놓은 천군의 무리들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하고 축하와 찬양을 드렸습니다(14절).
오늘도 성탄의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진정한 축하를 하게 되고 또한 그리스도의 평화를 체험하게 됩니다. 이 시간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과 관련하여 일어났던 정황과 함께 성경적인 축하의 내용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I. 초자연적인 축하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처음부터 하나님께서 주도하신 일이기 때문에 성탄의 축하도 하나님 편에서 먼저 이루어졌습니다. 구약의 율법에 따라 메시야를 대망하던 유대 종교 지도자들이나 예수님께서 나신 곳 베들레헴 동네에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지만, 하늘의 영물들과 천체와 자연에는 이 사건을 알리는 여러 가지 징후를 나타내었습니다.
(1) 천군의 출현입니다.
본문 말씀 8-9절에 “그 지경에 목자들이 밖에서 밤에 자기 양떼를 지키더니 주의 사자가 곁에 서고 주의 영광이 저희를 두루 비취매 크게 무서워하는지라”고 하였습니다.
베들레헴 목장에 나타나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소식을 세상에 가장 먼저 알려 주고 또 성탄절 새벽송을 한 것은 하늘의 영물들입니다.
이들을 천군(천(天軍)과 천사(天使)라고 하였습니다(13절). 천사는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영으로서 구원 받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수종드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히 1:14).
이들이 예수님의 탄생과 관련하여 나타난 일은 더러 있었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사가랴에게 세례요한의 출생을 알려주었고(눅 1:19), 이어서 처녀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하기도 하였습니다(눅 1:26-38). 옛날 임금님이 행차하는 곳에 시종하는 무리가 따르듯이 예수님의 생애에 있어서 중요한 사건마다 천사가 나타났고 그 때마다 필요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예컨대 부활의 현장이나(마 28:1-7), 승천하실 때(행 1:10-11), 그리고 장차 재림하실 때도 큰 호령과 나팔소리를 내며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살전 4:16).
(2) 별이 출현하였습니다.
마태복음 2장에는 예수님의 탄생을 알려주는 별의 행방을 소개하였습니다. 예루살렘을 방문한 동방박사들의 말에 의하면 저희들은 하늘에 나타난 별을 보고 이 세상에 왕이 출현한 것을 알았다고 하였습니다. 그 당시 메소보다미아 지역에는 하늘의 천체를 보고 시대와 징조를 점치는 점성술(占星術)이 발달하였다고 합니다. 이들도 별이 출현한 위치와 시간을 가늠하여 유대인의 왕이 났다고 단정한 후 도읍지인 예루살렘에까지 왔던 것입니다.
마태복음 2:9에 보면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섰는지라”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정황으로 보아서 그 별은 한 자리만 지키고 있는 붙박이별이 아니라 방향을 지시하기 위하여 움직이는 별이었습니다.
성경은 예수님을 별로 표현하였습니다. 민수기 24:17에 “한 별이 야곱에게서 나오며 한 홀이 이스라엘에게서 일어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계시록 22:16에 “나는 다윗의 뿌리요 자손이니 곧 광명한 새벽별이라”고 하였습니다.
(3) 박사들의 내방(來訪) 입니다.
마태복음 2:1-2에 “헤롯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뇨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동방」이란 이스라엘에서 동쪽 지역에 해당되는 메소보다미아 지방일 것입니다. 「박사」들은 왕을 자문하는 학자 그룹으로 상당한 식견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라들입니다. 그
들은 민수기 24:17에 기록된 발람의 예언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말씀 중에 나오는 야곱의 별이나 이스라엘의 홀(忽)을 왕에 대한 상징적 계시로 보고 그 예언이 실현된 곳을 찾아 온 것입니다.
그들의 신분이나 비중으로 보아서 방문단의 규모가 굉장했을 것이고, 그 당시의 교통수단으로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며, 그 과정 또한 힘들고 어려운 고난을 겪었을 것입니다.
구약의 예언을 믿고 오랜 기간 메시야를 대망하던 유대인들은 예수 탄생에 무관심 하고 있었지만 이들이 찾아와서 예루살렘을 소동케 하였다는 것은 시사 하는 바가 큰 것입니다. 여기 대하여 사도 요한은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지 아니하였으나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라고 하였습니다(요 1:11-12).
Ⅱ. 최상의 복음
예수님의 탄생과 때를 같이하여 베들레헴 근교에 있는 한 목장에는 천사의 출현과 함께 하나님의 영광의 빛이 찬연하게 비취고 있었습니다. 잠자다 놀라서 깨어난 목자들은 그 경이롭고 황홀한 광경에 정신을 잃었을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들은 천사의 선포하는 성탄절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10-11절에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고 하였습니다.
(1) 온 백성에게 주는 소식입니다.
옛날부터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저희만 독점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들만이 하나님께 선택 받은 민족이고, 열방가운데서 제사장 나라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의 특권을 향유한다고 믿어왔습니다(출 19:6). 그런 맥락에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이 땅에 오시더라도 저희만을 위한 메시야로 오실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막상 오셨을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소외된 채 이방인 박사들이 먼저 알고 찾아 와서 소동이 일어나게 되기도 하였습니다(마 2:3).
예수 탄생을 알리는 천사의 메시지는 온 백성에게 미치게 될 좋은 소식이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유대인이나 이방인에 구별이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죄인의 구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크리스마스 성탄절이 온 세계인의 명절이 되는 것처럼 그 축하하는 행사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참여하여야 되는 것입니다.
(2) 최대의 소식입니다.
여기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라고 하였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최대의 사건이며 가장 큰 소식(big news)이라는 점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굵직한 사건들을 모아서 십 대 뉴스 같은 것을 발표합니다. 어떤 경우는 십 년 단위로 연대별 빅뉴스를 선택하기도 하고, 아니면 백 년 단위의 세기별 뉴스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만큼은 연대나 세기를 초월하여 역사적인 대사건이며 이것을 능가할 만한 일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육신을 입고 세상에 오신 성육신(成肉身)의 사건 자체도 크지만 그것으로 인해서 역사 위에 전개되고 있는 생명적인 변화와 구원의 효과는 한계가 없이 크기 때문에 측량이 불가합니다.
(3) 기쁨의 소식입니다.
천사는 예수님의 나심이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good news)이라고 하였습니다. 세상에는 빅뉴스도 있고 굿 뉴스도 있습니다. 큰 소식이라고 다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오히려 충격적이고 불행스러운 소식도 있습니다. 한 때 배아줄기 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소식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황우석 신드롬(syndrome)에 들떠 있었으나 요즘은 오히려 황우석 미스터리(mystery)에 혼란해 하고 있습니다. 큰 소식일수록 좋은 소식과 반대될 때 더 큰 혼란과 비극을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그 어디에도 비길 수 없는 큰 소식이며 모든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좋은 소식입니다. 11절에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고 하였습니다. “구주”는 죄와 죽음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죽음 아래 있는 사람에게 생명의 소식보다 더 귀하고 좋은 소식은 없기 때문입니다.
Ⅲ. 최상의 축하입니다.
성탄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지 거기 걸맞게 축하를 하게 됩니다. 최초의 성탄절에도 여러 계층과 여러 형태의 축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탄생을 인간 세상에 가장 먼저 알려준 천사의 축하이며, 또한 하늘에 나타난 별을 보고 멀리 동방에서 유대나라까지 찾아오고 베들레헴으로 가서 아기에게 예물을 드리는 박사들의 축하와, 가장 먼저 성탄의 소식을 들은 목자들의 축하입니다.
이상에 지적된 축하는 제각기 뜻이 있고 특색이 있는 축하이며 그리스도 탄생의 의미에 맞는 원형적인 축하입니다.
(1) 천군의 찬양입니다.
어느 곳에서나 성탄절의 축하는 찬양으로 이어집니다.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성탄절의 분위기를 들어내는 것은 어김 없이 울려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롤(Christmas carol)입니다. 어린이에서부터 어른들까지 신자나 불신자나 구별 없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노래하는 음악이 울려 퍼지면 덩달아 예수 탄생으로 말미암는 평화를 기원하며 하나님의 축복을 사모하는 것입니다. 베들레헴 목장에 나타난 천군들은 천사의 무리와 함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하고 찬양하였습니다(14절).
이와 같이 오늘도 곳곳에서 많은 사람의 입으로 전해지고 마음모아 연주 되는 성탄절의 찬양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입니다. 동시에 세계와 인류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가 되는 것입니다.
(2) 박사들의 헌신입니다.
별의 인도하는 방향을 따라 아기 있는 곳에 찾아간 동방 박사들은 아기에게 경배하며 값비싼 보물을 바쳤습니다. 마태복음 2:11에 보면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 모친 마리아의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니라”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박사들의 행위는 탄생하신 아기가 하나님의 아들이요, 만왕의 왕으로서 존귀하신 분인 것을 인증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갓난아기에게 엎드려 절을 했고 또 예물을 드렸습니다. 박사들이 아기에게 드린 예물은 당대에 왕이나 지존에게만 드리는 최상의 가치를 지닌 것들입니다.
성탄절에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축하하는 사람들은 성경에 있는 대로 “기뻐하심을 입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자녀된 자들이요 성령의 감동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올바른 신앙고백을 하는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박사들처럼 정성을 다하여 가장 귀한 것으로 예물을 드리며 헌신하는 삶을 사는 자들입니다.
(3) 목자들의 증거입니다.
누가복음 2:15-20에는 천사로부터 예수 탄생의 소식을 들은 목자들이 어떻게 그 사실을 확인하고 증거하였는가를 소개하였습니다. 세상사람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제일 먼저 알게 된 목자들은 천사가 떠난 즉시 행동을 하였습니다. 15절에 “천사들이 떠나 하늘로 올라가니 목자가 서로 말하되 이제 베들레헴까지 가서 주께서 우리에게 알리신바 이 이루어진 일을 보자”하고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인 아기를 보았다고 하였습니다.
목자들은 천사의 전해 준 소식을 먼저 들음으로써 신비로운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들입니다. 또한 그들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계시와 복음의 특권을 가지고 저희가 해야 될 임무를 신속히 수행하였습니다. 먼저 만난 마리아와 요셉에게 보고 들은 것을 전했습니다. 그들은 저희에게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과 그 이루어진 현장을 확인하고 돌아가서 그 사실을 증거하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운 사건이겠지만 하나님의 계시를 아는 사람은 “우리에게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 말하지 아니할 수 없노라”하고(행 4:20) 증거자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 증거의 내용이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기 때문에 더욱 귀하고 복된 것이 됩니다(사 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