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중앙에 위치한 이스라엘 나라는 성경에 나오는 이름만큼이나 세계사의 중심국가로 그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인구의 수나 영토의 크기는 얼마 안되지만 오늘날도 세계 모든 나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 나라의 대외적인 공식 명칭은 이스라엘이지만 종족을 말할 때는 유대인이라 하고, 언어나 문화를 말할 때는 히브리인이라는 말을 씁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붙여준 이름으로 「승리자」라는 뜻입니다(창 32:28). 유다는 「찬송」이라는 뜻인데 야곱이 넷째 아들에게 준 이름입니다(창 49:8). 히브리라는 말은 「건너온 자」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스라엘은 정치적인 의미를 지니는 이름이고 유대는 민족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지만, 히브리는 종교적인 의미를 더 크게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 히브리라는 말을 성경에서는 매우 비중 있게 쓰여졌습니다.
사도바울은 자기의 신분을 소개하면서 “내가 팔일만에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의 족속이요 베냐민의 지파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라고 하였습니다(빌 3:5). 거기에는 그와 그 집안의 내역을 나타내는 대단한 자부심을 담고 있습니다.
본문 말씀은 호렙산 불꽃 가운데서 나타나신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애굽에서 고난 당하는 이스라엘을 불러내도록 명령하신 말씀입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향하여 애굽으로 내려가서 바로 왕에게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임하셨은즉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려 하오니 사흘길쯤 광야로 가기를 허락하소서 하라”고 명하였습니다(18절).
여기 히브리 사람으로 지칭하는 이들은 하나님께서 임하시는 계시의 대상이요 그가 경영하시는 구속역사의 중심 세력입니다. 하나님께서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고 하시며(출 19:5-6) 이들에게 특권을 부여하셨습니다. 지금 우리는 하나님께서 명명하신 히브리 사람의 특수성을 살펴보고 은혜를 받기 원합니다.
Ⅰ. 히브리 사람의 기원
본문 말씀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공동체를 히브리 사람이라고 하였으나 원래는 그들의 조상 개인에게 이 말이 쓰여졌습니다.
(1) 아브라함입니다.
창세기 14:13에 “도망한 자가 와서 히브리 사람 아브람에게 고하니 때에 아브람이 아모리 족속 마므레의 상수리 수풀 근처에 거하였더라”고 하였습니다. 아브람은 아브라함의 본래 이름입니다(창 17:5). 그는 고향 갈대아 우르에 살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친척과 본토를 버리고 하나님의 분부하시는 대로 따라 나왔습니다(창 12:1).
하나님께서는 그를 선택받은 민족의 조상으로 세우시고 그 후손들로 하여금 세상에서 하나님의 성민이 되게 하겠다는 언약을 주셨습니다(창 17:4-7). 이 후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주신 언약을 따라 믿음을 지켰고 평생동안 하나님께 헌신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2) 요셉입니다.
창세기 39:17-18에 보면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에게 원한을 품고 그를 자기 남편에게 참소하면서 「히브리 종」이라고 하였습니다. 요셉은 야곱의 열 두 아들 중 열한 번째 아들로 라헬의 소생입니다. 그 아비 야곱이 죽은 라헬을 생각하고 요셉에게 편애하므로 그의 형들이 시기하여 미디안 장사꾼들에게 팔아버렸습니다.
애굽으로 간 요셉은 노예 시장을 거쳐 바로 왕의 시위대장 보디발의 집에서 종살이를 하였습니다. 그 무렵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을 붙들고 저와 동침하기를 간청하였으나 요셉은 이를 뿌리치고 자리를 피해서 달아났습니다. 그 일로 인하여 분노한 보디발의 아내가 그 집사람을 불러모으고 “…보라 주인이 히브리 사람을 우리에게 데려다가 우리를 희롱하게 하도다”고 하였습니다.
(3) 이스라엘 민족입니다.
본문 말씀 18절에 “…너는 그들의 장로들과 함께 애굽 왕에게 이르기를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임하셨은즉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려 하오니 사흘길쯤 광야로 가기를 허락하소서 하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바로 왕에게 보내시면서 그에게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이 내리신 특명을 수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히브리 사람이란 이스라엘 민족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이는 애굽 사람들과 전혀 다른 거룩한 민족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비록 그들이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신분상으로는 하나님께 속한 하나님의 백성인 것입니다. 「히브리 사람」이라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그들이 애굽을 떠나야 되는 충분한 이유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Ⅱ. 히브리 사람의 특징
세계의 모든 인종가운데 히브리 사람은 독특한 민족입니다. 그것은 그들이 하나님과 관련된 백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약의 히브리서 기자는 그 당시 온 세계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 크리스챤을 대상으로 편지하면서 그들은 옛적부터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주신 말씀이 있고 시대마다 선지자들을 통하여 이를 확인하였다고 말했습니다(히 1:1).
(1) 구별된 사람들입니다.
「히브리」라는 말은 「건너온 자」라는 뜻이 있습니다. 본래는 세상 사람들 속에 있었으나 하나님께 부름을 받고 거기서 나온 자들입니다. 아브라함을 우상의 도시 갈대아 우르에서 불러내어 하나님께서 지시하시는 땅으로 가라고 하였습니다(창 12:1). 이삭과 야곱도 고향을 떠나 가나안 전역을 유랑하고 다녔지만 그들은 이방 사람들 속에 섞이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구별된 생활을 하였습니다.
요셉도 보디발의 아내가 유혹할 때 “…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득죄하리이까”하고 거절하면서 자기의 순전함을 지켰습니다(창 39:9). 이는 그의 삶이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을 의식하는 자세로 정해져 있음을 보여줍니다. 히브리 사람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이방인과는 구별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창세기 43:32에 보면 애굽 사람들이 요셉과 그 형제들에게 음식을 차려주면서 좌석을 구분하였는데 그 이유는 히브리 사람이 애굽 사람과 같이 먹으면 부정함을 입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옛날 바벨론에 인질로 잡혀온 사람들 가운데 다니엘과 그 친구들 곧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는 느부갓네살이 주는 맛있는 진미를 거부하고 채소만 먹었습니다. 다니엘 1:8에 “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왕의 진미와 그의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않게 하기를 환관장에게 구하니”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왕의 명령을 거역해가면서 하나님 앞에 자기의 거룩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하였습니다(레 11:45).
(2) 역경을 이기는 자들입니다.
히브리 사람의 조상들은 모두 다 고난의 세월을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 이름의 뜻(건너온 자)이 말해주는 것처럼 자기의 고향과 본토 친척을 버리고 객지로 유랑하는 생활 자체가 고난이요 역경입니다. 야곱은 바로 왕 앞에서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일백 삼십년이니이다 나의 연세가 얼마 못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세월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고 하였습니다(창 47:9).
요셉의 경우는 고난 받는 그리스도인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형들의 미움을 받고 애굽에 종으로 팔려간 것부터 시작하여 보디발의 집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 생활을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거기서 처음 얼마동안은 술맡은 관원장에게 배신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가 훗날 바로 왕의 부름을 받고 그 나라의 총리가 되기도 하였지만 그때까지 참으로 힘들고 험악한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오늘도 세상과 구별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고난의 삶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를 지는 삶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전서 2:19에는 성도가 애매히 당하는 고난 중에 하나님을 생각하므로 슬픔을 참는 삶을 살아야 된다고 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행14:22).
(3) 하나님의 기대가 있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세상과 구별하실 때 그들을 통해서 이루고자 원하시는 뜻이 있습니다. 본문 말씀 18절에 “…너는 그들의 장로들과 함께 애굽 왕에게 이르기를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임하셨은즉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려 하오니 사흘길쯤 광야로 가기를 허락하소서 하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불러내게 하시는 목적을 말하는 것입니다. 곧 그들이 하나님께 희생을 드려야 하는 백성이라는 뜻입니다. 죄악의 도성 애굽에서 나와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언제든지 예배하는 백성이 되어야 하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들은 애굽에서 건너온 이후 줄곧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는 삶을 살았습니다. 광야에서는 성막을 지어 놓고 거기에서 제물을 드리며 하나님께 예배하는 생활을 하였습니다(출 26:1-37).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에는 예루살렘에 성전을 짓고 자손 대대로 하나님께 예배하는 백성이 되게 하였습니다(왕상 8:1-11).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가리켜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고 하였습니다(출 19:5-6).
Ⅲ . 우리는 히브리 사람입니다.
성경은 선민의 조상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켜 히브리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천하만민 가운데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된 자요(신 7:6), 비록 고난을 당하고 역경을 통과하면서도 거룩을 지키는 자들이며 또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목적에 따라 쓰임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신약의 경우 언어나 종족에 구별 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사람들은 다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인정되며 그들을 거룩한 무리(聖徒)라고 불러줍니다. 사도 바울은 “그런즉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들은 아브라함의 아들인줄 알찌어다”고 하였습니다(갈 3:7).
(1)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옛날 아브라함이 그의 고향 갈대아 우르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가나안땅으로 건너왔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죄와 죽음의 도성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그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디모데후서 1:9에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사 거룩하신 부르심으로 부르심은 우리의 행위대로 하심이 아니요 오직 자기 뜻과 영원한 때 전부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하심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은 우리에게 어떤 조건이나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뜻에 따라 그의 주권적인 사역에 의한 것입니다. 요한복음 1:13에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서 난 자들이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취급을 받습니다. 로마서 8:30에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고 하였습니다.
(2) 하나님께 바쳐진 사람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분부에 따라 애굽 왕 바로에게 들어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출애굽기 5:3에 “그들이 가로되 히브리인의 하나님이 우리에게 나타나셨은즉 우리가 사흘길쯤 광야에 가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려하오니 가기를 허락하소서”라고 하였습니다. 출애굽기 9:1에는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바로에게 들어가서 그에게 이르라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씀 중에는 히브리인들이 애굽을 탈출해 나와야 되는 이유를 밝혀줍니다. 곧 그들이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고 하나님을 섬기려는 목적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았고 또한 하나님께 헌신하도록 바쳐진 사람들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히브리 사람인 우리 성도들의 신분인 것입니다. 베드로전서 2:9에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하였습니다.
(3) 축복의 증거자들입니다.
일찌기 갈대아 우르에서 아브라함을 불러내실 때 하나님께서는 그를 축복의 기관으로 삼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창세기 12:2에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찌라”고 하였습니다.
요셉도 하나님께서 내리신 축복의 증거자입니다. 그는 훗날 형제들 앞에서 간증하기를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라고 하였습니다(창 50:20).
출애굽의 영도자 모세는 애굽에서 올라온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40년 간 광야 여행을 회고하면서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자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 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뇨 그는 너를 돕는 방패시요 너의 영광의 칼이시로다 네 대적이 네게 복종하리니 네가 그들의 높은 곳을 밟으리로다”고 하였습니다(신 33:29).
히브리 사람, 곧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성도들은 축복의 간증자들입니다.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고 역경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더라도 결국은 승리하는 자가 되어 하나님의 축복을 증거하게 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기대를 저버리지만 안는다면 하나님께서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를 붙드시고 자기의 영광을 나타내게 하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