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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신 1999.12.25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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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암교회-자유게시판 (go SGHUAMCH)』 1457번
 제  목:共存...                                                    
 올린이:well    (한동신  )    99/12/25 10:17    읽음: 22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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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늦게까지 시험을 보고 피곤한 몸으로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이었습니다.
 
  이젠 그만 설렐때도 된 거 같은데... 아무것도 없어도(?),
 
  또 시간이 지나도, 크리스마스는 항상 가슴떨리게 기대되는 날인가 봅니다.
 
  그렇게 피곤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늘 그렇듯이 아현동 앞을 지나는데
 
  그날따라 더 휘황찬란한 정육점 조명아래 아슬아슬한 차림으로
 
  멍하니 밖을 처다보는 여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소리지르고 가슴을 치며 펑펑 쏟아내며 울고 있진 않았지만
 
  그 표정은 훨씬더 '절망'이란 단어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어떨때는 체면상, 또 어떨때는 (우습지만)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애써 고개를 돌려버렸던 그 곳...
 
  옛날과 달라서 먹고 살려고 그짓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하나도 안불쌍하다고...그렇
 
  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고상하게 철학이니 심리학이니 하는 시험을 보고 있을 때도,
 
  10m 떨어진 옆에서부터 끝없이 계속되는 화려한 웨딩스레스 상점에서 사람들이

  순결한 결혼에 대해 속삭일 때도,

  배춧잎 몇장 받고 아버지뻘 되는 놈들에게 몸을 팔고 있는 우리 누이들이 있다는 사

  실이 그날따라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뿐 아니겠죠...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도시

  가 깨끗해지고 화려해 질수록 점점더 초라해져 가는 가진 것 없는 사람들...
 
  사람보다 더 비싼 밥을 하루세끼 꼬박 먹는 개들도 쌔고 쌨는데 점심 한끼 먹을 밥이
 
  없어서 굶어야 하는 15만의 아이들...
 
  암울한 80년대, 수배받고 쫓기는 아들이 너무 안쓰러워 경찰들 말만 믿고
 
  아들 몰래 입대신청을 하고 겨우 눈물로 설득시켜 군에 보냈는데
 
  그 후로 그 사랑스런 아들을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된 어머니...
 
  자기가 아들을 죽였다고...
 
  그 아들 대신 이젠 정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투사'가 되어버린 어머니,
 
  거룩하게 죽은 자들은 말이 없는데, 그시절 서슬이 시퍼런 칼을 휘두르던
 
  그 더러운 권력자들이 유행처럼 너도나도 짓걸여대는 90년대의 민주화.
 
  눈도 좁고 마음도 좁은 우리같은 사람들이야 크리스마스 때 우리 보고 싶은 즐거운 것
 
  만 보고 그것만 생각하고 기분 내면 그만이지만 정작 모든걸 보시는 하나님은 어떠
 
  실까... 한숨쉬고 계시진 않을 런지...우리들은 언제나 사람이 되실 수 밖에 없었던

  그 아픈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까요....
 
  교회에 와서 한참을 멍하니 생각했는데 역시 잘 모르겠더군요... 가진게 별로 없어

  서 줄 것도 별로 없는 저같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인거
 
  같습니다...
         
         
                                                   하나님의 소유 동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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