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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실크로드 비전, 완전한 복음으로 나아가라>

 


                                                                  정진호 (연변과기대 교수, lucas.zong@gmail.com)

 

 

2010 신년 벽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지극한 사랑과 평안의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수년간, 부흥과 통일을 열망하며 달려온 한국 교회와 흩어진 디아스포라 코리안 교회는, 과연 올해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가? 이는 또한 선교적 사명으로 부름 받아 달려왔던 지난 15년 사역을 마무리하고 후반전을 열기 위해 기도하는 저에게도 동일하게 던져지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1988년 30살에 미국서 예수를 믿고 1990년 미국 KOSTA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후, 복음-통일-부흥의 세 가지 사명을 가슴에 품었습니다. 연변과기대에서, 그리고 평양과기대 설립을 섬기며 중국과 북한 그리고 전 세계에 흩어진 코리안 디아스포라 청년과 교민들에게 통일시대와 동북아시대, 그를 너머 땅끝까지 나아가는 민족과 열방의 회복과 부흥을 외치며 다니다 보니 어느새 저도 나이가 50이 넘었습니다.

 

무너진 동양의 예루살렘 평양의 성전회복과 부흥이라는 열망을 품고 <스룹바벨> 프로젝트라 이름을 짓고 평양과기대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16일 준공식이 진행되는 것을 바라보며, 이제 저에게 맡기셨던 설립부총장의 소임을 마무리하고 물러날 때가 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그 백성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리랑 공연과 소년 궁전에서 보았던 그 땅의 어린이들을 향한 거대한 슬픔이 여전히 제 안에 머물러 있지만, 그 모든 것을 이제 하나님의 손길에 의탁하기로 한 것입니다.
 
치열한 떡의 전쟁의 한 복판에서 평양과기대를 세우는 일에 매진하는 동안, 하나님은 부흥의 본질을 깨우치게 하셨습니다. 부흥이란 흔히 기대하듯, 제자들이 당장 나타나리라고 열망했던 <이스라엘 나라의 회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통일이나 성장지향적인 부흥이 아니라 오히려 다가올 환란을 예비하며 우리를 핍박하는 원수를 사랑할 수 있는 영적 용량을 키우는 과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요시아 왕 시절의 부흥 직후에 바벨론 포로시대가 시작되었고,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의 부흥이 초대교회의 큰 핍박과 환란을 위한 준비였다면, 평양 대부흥 역시 곧 다가올 일제 강점기의 혹독한 시련에 대비한 기초작업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련기에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선교의 역사를 활짝 펼치시며 마지막 때의 순교적 영성을 지닌 복음의 증인들과 정결한 추수꾼들을 모으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원하셨던 <하나님 나라>였습니다.

 

다니엘과 에스겔과 같이 전쟁을 겪고 직접 끌려간 세대들이 포로 1세대요, 스룹바벨 학개 스가랴와 같이 바벨론에서 태어나 성전회복을 위해 헌신했던 세대가 포로 2세대였다면, 분단의 포로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바벨론 문화 속에서 자라나는 다음 세대 중에서 통일과 부흥의 주역이 되어야할 느헤미아와 에스라와 같은 <포로 3 세대>를 키워 내야만 합니다.

 

지난 세기 역경과 고난의 역사 가운데, 한국 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에 퍼져서 살아가게 된 디아스포라 민족이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언어와 문화로 훈련된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젊은 새 포도주의 인재들을 결집하여, 21세기의 역사성과 비전을 따라 새로운 미개척지 서쪽나라에서 그 역량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그 길을 닦고 열어주는 것, 그것이 이 시대 포로 1, 2 세대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특별히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서, 조선족을 우리 어깨 위에 세우는 일을 통해, 장차 한족과 북한의 청년들까지 힘을 합하여 서쪽으로 중동으로, 모슬렘으로 이스라엘로 나아갈 군사들을 키워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은 이제 동과 서를 잇고 함께 만나서 동역하는 훈련의 장소 뿐 아니라 장차 가장 큰 선교 자원을 내보내는 선교 대국이 될 것입니다.

 

그를 위해 최근 보여주시는 <씨알앤 닷 차이나 (CRN.China)>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CRN”이란 Christian Resource Network의 약자로서, 21세기의 창조적 사업을 감당하는 사람과 기업을 돕기 위해, 동과 서의 다양한 자원들을 네트워킹하는 허브(Hub)를 의미합니다.

 

1)    뉴 실크로드 비전 (대상 지역)
CRN.China의 활동 무대는 동아시아에서 중동아시아에 이르는 실크로드 지역입니다. 과거의 실크로드가 중국 시안(西安)에서 터어키의 이스탄불에 이르는 길이었다면, 우리의 관심 영역은 중-한-일 세 나라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에서 중동의 이스라엘에 이르기까지 확장된 뉴 실크로드 비전(New Silk Road Vision)입니다. 이 지역이 장차 북한이 열리는 날, 동아시아 공동체가 되어 21세기 경제와 정치 문화 그리고 선교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입니다.

 

2)    새 포도주와 전방위 비전 (사람과 일)
21세기의 특징인 개방과 퓨전의 역사는 세계화, 정보화, 시장화라는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과거의 모든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모든 민족이 함께 일하고 공존하는 시대로 접어들게 했습니다. 더 이상 고립된 소외지역은 존재하지 않으며, 전 세계가 전 방위적으로 서로 연결된 지구촌의 환경이 되었습니다. 21세기는 그 속에서 새 시대의 변화를 읽고 감당하며 경영할 수 있는 새로운 세대를 요구합니다. 창조적인 개척정신을 지니고 세계를 누비며 일하며, 정보화 시대의 특징인 멀티태스킹 능력과 다양한 문화적 체험과 성령 안에서 팀웤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세대가 주역이 될 것입니다. 그런 세대들을 <새 포도주>로 칭하며, 그들이 일으키는 창조적 비즈니스를 <새 가죽부대>로 지칭하고자 합니다. 최근 활발히 진행되는 BaM에 관한 논의도 그 맥락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중동아시아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새 포도주들을 발굴하고 새 가죽부대를 일으키라는 것입니다.

 

3)    활의 비전 (역사의 흐름)
토인비가 지적한대로 세계의 역사가 동풍(東風, Eastwind)을 타고 흐르는 끝없는 서진(西進)의 역사였다면, 이제 동쪽나라, 다시 말해 주로 많은 선교 자원을 지니고 있는 발달된 나라들의 영향력을 아직 덜 발달된 그러나 잠재적 가능성이 있는 서쪽나라로 흘려보내어 우리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영적 물적 필요를 채우는 그 일이 바로 활의 비전입니다. 특별히 CRN.China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우리 민족의 다양한 재능과 역량을 결집하여 중국인들을 도와 서쪽, 즉 중앙아시아와 중동으로 나아가는 역사의 화살을 쏘는 비전을 지니고 있습니다. 활대와 화살을 준비하고, 그리고 활시위를 당겨서 쏘는 그 역할에 남북한의 젊은 세대들과 또한 세계에 흩어진 디아스포라 코리안이 합력하여 일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배역과 패역으로 흩어진 디아스포라 유대인이 예수님의 초림을 준비하고 초대 교회의 기초를 놓는 사람들이 되었다면, 일제시대 배교의 역사와 오늘날 남북한의 우상숭배와 패역의 역사 속에서 흩어져 뿌려진 코리안 디아스포라도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축복의 통로로 쓰임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경륜입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시기 직전, 제자들에게 주신 두 가지 약속은 <성령>과 <재림>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신약시대의 성도들이 복음의 증인이 되기 위해 붙들어야할 권능과 소망의 기준이었기 때문입니다. 은혜로 주어진, 그러나 이미 지나간, 십자가와 부활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장차 다가올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회복과 완성을 위해 달려가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그것은 “예수는 그리스도시다”라는 완전한 복음(Full Gospel)을 향한 부르심이었고, <죽임 당하신 어린양 예수>뿐 아니라 <다시 오실 그리스도 유다의 사자>를 함께 선포하라는 교회의 사명 선언이었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회개의 심령으로 다가오는 유대 백성과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베드로는 성령의 선물을 받으라고 이렇게 외칩니다. “이 약속은 <너희>와 <너희 자녀>와 <모든 먼데 사람>, 곧 우리 하나님이 얼마든지 부르시는 자들에게 하신 것이라.(행 2:39)” 이것이 바로 이 시대에 우리 민족과 디아스포라 코리안들이 붙들어야할 메시지입니다. <민족 선교>와 <세대 선교>, 그리고 <열방 선교>를 향한 사명으로 달려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10년, 성령의 동풍이 우리 민족 가운데 불어와 일본과 중국과 북한을 향한 뜨거운 용서의 복음이 펼쳐지게 하시고, 통일의 물꼬가 열리고 화살이 장전되며, 마침내 서쪽을 향한 완전한 복음의 화살이 날아가는 축복된 한 해가 시작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