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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은 나 무 사 람 펀 치 넬 로 이 야 기
너는 특별하단다
(Y O U A R E S P E C I A L)
맥스루카도 지음 /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웸믹이라는 작은 ‘나무 사람들’이 있었어.
그들은 모두 엘리라는 목수 아저씨가 만들었지.
엘리 아저씨의 작업장은
웸믹들의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있었어.

웸믹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어.
아주 코가 높거나, 눈이 커다란 웸믹,
키가 크거나, 키가 작거나,
모자를 쓰거나, 외투를 입은 웸믹도 있었지.
하지만 그들은 모두 한 목수가 만들었고,
다같이 한 마을에 살았어.

웸믹들은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며 살았어.
금빛 별표가 든 상자와 잿빛 별표가 든 상자를 들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만나는 이들마다 서로
별표나 점표를 붙이며 하루를 보냈지.

나무결이 매끄럽고 색이 잘 칠해진 웸믹들은
항상 별표를 받았어.
하지만 나무결이 거칠고 칠이 벗겨진 웸믹들은
늘 잿빛 점표를 받았지.

재주가 뛰어난 웸믹들도 별표를 받았어.
무거운 것을 번쩍 들어올릴 만큼 힘이 세거나,
높은 상자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웸믹들,
어려운 단어를 줄줄 외거나,
노래를 아름답게 부를 줄 아는 웸믹들에겐
앞다투어 별표가 붙었지.

온몸이 별표로 가득해서 번쩍거리는 웸믹도 있어!
별표를 받을 때마다 너무나 기분이 좋으니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애를 쓰는 거야.

하지만 웸믹들 중에는 재주가 없는 이들도 있었어.
그들은 언제나 잿빛 점표를 받았지.

펀치넬로도 그 중의 하나였어.
그는 남들처럼 높이 뛰어 보려고 애를 썼어.
하지만 늘 넘어지고 말았지.
그러면 웸믹들이 달려들어 너도나도 점표를 붙였어.

넘어져서 나무 몸에 상처라도 나면
더 많은 점표를 붙였고,

왜 넘어졌는지 설명하려고 하면
말투가 우스꽝스럽다고도 또 다시 점표를 붙였어.

점표를 잔뜩 붙인 펀치넬로는
이제 밖에 나가기가 싫어졌어.
나갔다가 혹시 모자를 떨어뜨리거나
웅덩이에 발을 헛딛기라도 하면
또 점표를 받을까봐 두려웠던 거야.
세상에, 점표가 많이 붙어 있다고
덤으로 점표를 하나 더 붙이는 웸믹들까지 있었다니까.

“점표를 많이 받을 만해.”
웸믹들은 눈짓을 해가며 수군댔어.
“펀치넬로는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니라니까.”

그러다 보니 펀치넬로 스스로도 이렇게 말하게 되었어.
“아무래도... 난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닌가봐.”

어쩌다 밖에 나가도 펀치넬로는
점표가 많이 붙은 이들하고만 어울렸어.
왠지 그게 더 마음이 편했거든.

그런데 어느 날 펀치넬로는 우연히 어떤 웸믹을 만났어.
그녀는 지금껏 본 그 누구와도 달랐어.
그녀의 몸에는 별표도, 점표도 아무것도 없었어.
그냥 깨끗한 나무일 뿐이었어.
그녀의 이름은 루시아였지.

루시아에게 웸믹들이 표를 붙이지 않았던 건 아니야.
그녀의 몸에 표가 붙지 않았을 뿐이지.
어떤 이는 루시아에게 점표가 하나도 없다고 칭찬하며 별표를 붙였고,
어떤 이는 별표가 하나도 없다고 비웃으며 점표를 붙였어.
하지만, 별표도, 점표도 이내 떨어지고 말았던 거야.

‘나도 정말 저렇게 되고 싶어.
어떤 누가 주는 표시도 받고 싶지 않아.‘
펀치넬로는 속으로 생각했어.

펀치넬로는 루시아에게 다가가
그녀의 몸에는 어째서 표가 없느냐고 물었어.

“별 거 아니야. 난 매일 엘리 아저씨를 만나러 가는 것뿐이야.”

“엘리 아저씨라구?”

“그래, 목수 엘리 아저씨 말야.
나는 아저씨한테 가서 함께 있다 오곤 해.“

“왜?”

“왜인지는 네가 직접 알아 봐. 아저씨는 언덕 위에 계시거든.”

그렇게 말하고 루시아, 표가 하나도 붙어있지 않은 웸믹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멀어져 갔어.

“하지만, 아저씨가 나를 만나보고 싶어하실까?”

펀치넬로가 소리쳤지만, 루시아에겐 들리지 않았어.

펀치넬로는 집으로 돌아왔어.
그리고 창가에 앉아 오래도록
웸믹들이 서로에게 별표와 점표를 붙이느라
몰려 다니는 것을 바라보았어.

“저건 옳지 않아.”

펀치넬로는 혼자 중얼거렸어.

그리고 마침내 엘리 아저씨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었어.

펀치넬로는 좁은 길을 따라 언덕위로 올라가
커다란 작업장 안으로 들어섰어.
모든 게 너무나 커서 펀치넬로의 나무눈이 동그래졌지.
작업용 의자가 펀치넬로의 키만 했고, 발돋움을 해야 겨우 보이는
작업대 위에는 팔 길이 만한 망치가 놓여 있었어.
펀치넬로는 침을 꿀꺽 삼키고 몸을 돌렸어.

“아무래도 그냥 집에 가야겠어.”
바로 그 순간 펀치넬로의 귀에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펀치넬로야?” 깊고 힘있는 목소리였어.
펀치넬로는 발을 멈췄어.

“펀치넬로야, 만나서 정말 반갑구나. 어디 네 모습을 한번 보자꾸나.”

펀치넬로는 천천히 돌아서서,
수염이 덥수룩하고 몸집이 큰 목수 아저씨를 바라보았어.

“저를 아세요?” 펀치넬로가 더듬거리며 물었어.

“물론이지. 내가 널 만들었는걸.”

아저씨는 몸을 숙여 펀치넬로를 들어올려 작업대 위에 앉혔어.
그리고는 그의 몸에 덕지덕지 붙은 점표들을 찬찬히 보며 말했어.
“흠... 나쁜 표를 많이 받았구나.”

“저도 이런 표를 받고 싶진 않았어요, 엘리 아저씨.
전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얘야, 내게 변명할 필요는 없단다.
나는 다른 웸믹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관하지 않는다.“

“정말요?”

“물론이지, 너도 그럴 필요가 없단다.
누가 너에게 별표나 점표를 붙이지?
너와 똑같은 웸믹, 나무 사람들이야.
펀치넬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단다.
난 네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

펀치넬로는 피식 웃었어.

“제가요? 특별하다고요? 뭐가요?
저는 빨리 걷지도 못하고, 높이 뛰어오르지도 못해요.
제 몸은 여기저기 칠이 벗겨져 있고요,
이런 제가 당신에게 왜 특별하지요?“

엘리 아저씨는 펀치넬로를 내려다보더니
커다란 손을 작은 어깨에 얹고 천천히 말했어.

“왜냐하면, 내가 널 만들었기 때문이지.
너는 내게 무척 소중하단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펀치넬로를 엘리 아저씨처럼,
자기를 만든 이 목수와 같은 표정으로
바라본 적은 없었어.

펀치넬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지.

“날마다 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엘리 아저씨가 말했어.

“몸에 표가 하나도 없는 웸믹 때문에 오게 되었어요.”
펀치넬로가 말했어.

“알고 있단다. 루시아가 너에 대해 말해 주었거든.”

“어째서 루시아의 몸에는 표가 붙지 않나요?”

아저씨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어.
“루시아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지.
그 표는 네가 붙어 있게 하기 때문에 붙는 거란다.“

“뭐라고요?”

“그 표는 네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때만 붙는 거야.
네가 나의 사랑을 깊게 신뢰하면 할수록
너는 그 표들에 신경을 덜 쓰게 된단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저씨는 미소지었어.
“차차 알게 되겠지. 시간이 좀 걸릴거야.
네 몸에는 표가 많이 붙어 있구나.
이제부터 날마다 나를 찾아오렴,
그러면 내가 널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게 될 테니까.“

엘리 아저씨는 펀치넬로를 들어올려 바닥에 내려 주었어.

“기억하렴.
작은 나무 사람이 문 밖으로 나갈 때 엘리가 말했어.
“내가 너를 만들었고, 넌 아주 특별하단다.
나는 결코 좋지 못한 나무 사람을 만든 적이 없어.“

펀치넬로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바로 그 순간,
펀치넬로의 몸에서 점표 하나가...
땅으로 떨어졌어.

그래서 저는 펀치넬로처럼 매일 하나님 앞에 나아간답니다^^*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무지 특별한 사람이라는 거,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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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아카데미 시간에.. 강도사님께서 잠깐 말씀하고 지나가셨죠? ^^
한번봤던 글이라.. 생각나서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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