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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행호 2001.09.15 01: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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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요, 지금 추락하고 있어요"
이번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미국인의 인터뷰를 보고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순간에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람들과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슬픔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왜 모두가 미국편인가?' 하구요

'테러'라는 말에는 상당히 비인간적이고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순전히 미국에 입장에서만, 그리고 미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우방국의 입장에서만 합당합니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사람들에게는 사실 자국의 독립운동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 의열단의 행동도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점에서는 테러라 할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우리는 그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각이 이미 미국에 의해 길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는 헐리웃 영화의 악역은 대부분 아랍인들이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싸움에서도
항상 미국 TV뉴스를 통해 미국의 시각에서만 보아 왔습니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닙니다
실제 지구상에선 하루도 거르지 않고 크고작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그런건 강건너 불보듯 하면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200여개가 넘는 국가중 하나가 피해를 입었을뿐인데
그 국가가 미국이라는 이유로 전세계가 비상이 걸리고 세계경제가 마비가 됩니다
이미 우리에게 미국없는 세계는 상상할수 없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동안 이슬람 국가들이 미국에 의해 얼마나 많은 내정간섭을 받아왔으며
얼마나 많은 그들의 부모형제가 미군에 의해 살해당했는지에 대해서는
왜 분노할줄 모르는 건가요?
모두들 이번 사건의 테러리스트들을 비인간적이라고 분개하면서도
하나님의 이름을 빌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는 이스라엘인들에게는
왜 면죄부를 주는 겁니까?
미국인 보다 그들의 생명이 값싸기 때문입니까?

신문에서 이번 사건을 민족주의 전쟁, 문명권의 전쟁이라 하는 기사를 보았는데
결국은 사실 '종교전'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 자기 목숨을 버리면서 이런 일을 감행하겠습니까?
생명보다 더 고귀하게 여기는 신념과 믿음없이는 할수 없는 일입니다

이게 가장 큰 불행입니다
종교전의 끝은 어느 한쪽이 자신의 믿음을 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겠지요 누구도 결코 물러나지 않을겁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이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싸울수 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그때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가겠지요

이런 비극적인 싸움의 한쪽편에 내가 믿는 하나님이 계시다는게 너무도 가슴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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