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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2001.04.27 23: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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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
김민기 번안,연출/ 극단 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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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막 귀국한 귀국팀의 공연을 보았다. 오래전부터 이름만을 듣고 있었고, 감히 볼 엄두를 못내고 있었던 작품이었는데, 우연찮은 결단으로 보게된 작품은 1막 2장 다 합쳐서 2시간 30여분이 넘는 긴 공연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간 1200여회의 공연으로 인해서 시기에 맞게 변환된 내용도 물론이려니와 그걸 총감독하고 부분부분을 효과적으로 수정해 나간 제작진의 큰 힘이 이 공연에서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일단, 지하철이라는 그리고 그중에서 1호선이라는 청량리행 열차를 기점으로 삼아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것, 그속에 인간 군상을 조선족 처녀의 시각으로 풀어가고 있다는 점은 지하철 1호선이라는 작품을 그냥 작품으로만 둘수가 없는 부분임에 분명하다. 그속에는 나의 모습이 있고, 우리 가족의 모습이 있으며, 당신이 있고, 당신이 속한 사회의 모습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즉, 이건 어떻게 보면, 그속에 속한 나의 또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학전의 뮤지컬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면이 있는듯하다. 그건, 여타의 뮤지컬에서 빠르고 경쾌함. 그리고 춤을 주무기로 하고 있다는 것에 비해, 학전의 작품속에서는 그런 가벼움속의 즐거움보다는 무겁지만, 우리 일상을 담고 풍자하려고 노력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뮤지컬 속에는 개인의 기교가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의 짧지만, 강렬함이 엿보이는 안무로 승부한다. 그리고, 개개인의 배역들이 부르는 노래와 대사는 그 단점이 될지도 모르는 단순한 안무를 나의 모습으로 승화시키는 듯하다. 어쨋거나.. 뮤지컬의 입문서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한번은 봐야 할 작품인듯 하기는 하다.

P.s: 역시, 최무열씨는 그 연기 경력만큼이나 무슨 배역을 해도 튀긴 튄다.

2001.4.27 (금) 7:30 학전 그린 맨뒷 자리에서....

Rainbow Cha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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