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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2000.11.17 09: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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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교양과목시간에 지각을 해버렸군요.
> 정말 강의실 한번 길군요.
> 뒤에 앉으니 정말 앞이 캄캄합니다.
> 하히 이건 진짜 아닙니다.
> 내가 꼭 그녀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도 지각을 하고선 내 옆

> 앉았습니다.
> 기분이 묘함니다.
> 도서관에서 내 옆에 앉았을때하고 느낌이 또 다르군요.
> 나도 지각을 해서 여기에 앉은겁니다.
> 당신이 앞좌석에 없었기 때문에 뒤로 온것은 절대 아닙니다. 라고 말

> 고 싶었습니다.
>
> 민이: 교양수업시간에 지각을 했습니다.
> 당연히 앞문으로는 들어 갈수 없었지요.
> 내 친구 뒤에 그가 앉아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니 기분이 별로 좋지

> 않습니다.
> 뒷문으로 들어가 빈자리가 있길래 얼른 앉았습니다.
> 저 앞에 친구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 어?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 호호 그가 내 옆에 앉아 있군요.
> 난 그냥 앉았을 뿐입니다.
> 절대 당신이 여기 앉아 있어서 여기로 온것이 아니라 단지 빈자리였

> 때문에 앉았단 말이에요.
> 라고 그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
> 철이: 다음주가 시험이라는군요.
> 하하 뭐 상관없습니다.
> 그녀 때문에 이수업은 한번도 결석을 한적이 없습니다.
> 교양수업은 출석만 잘해도 시험은 무난히 치를 수 있는거 아니겠습니
> 까?
> 그녀에게 고맙단 말을 해주어야 겠군요.
> 오늘 편지를 써야겠습니다.
>
> 민이: 다음주가 시험입니다.
> 필기도 잘 했고 뭐 걱정은 없어요.
> 공책을 넘겨보니 그를 생각하며 썼던 시가 보이는군요.
> 바로 나의 옆에 있는 그가 이 시를 보면 무슨 느낌이 들까요?
>
> 철이: 오늘은 편지를 썼습니다.
> 세번째이니 만큼 어느정도 나를 밝혀도 괜찮을거 같습니다.
> 교양과목명을 적고 그시간에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라고 적었습

> 다.
> 다음번 편지에는 저의 학과 이름도 적어볼까요?
> 일요일날 아주 눈치를 보며 편지를 갖다 놓았습니다.
> 혹시 저번처럼 그녀와 마주치는일은 없어야 하겠기에...
>
> 민이: 월요일 아침에 수업을 들어가다 혹시나 하고 봤는데 편지함에

> 한테 온편지가 있었습니다.
> 그사람이군요.
> 무기명입니다.
> 누굴까요? 편지를 읽어 보았습니다.
> 이사람도 그와 같이 금요일 교양수업을 듣는다는군요.
> 그 시간에 나를 지켜본다는데...
> 너무 그에게만 신경을 썼을까요?
> 누군지 짐작이 되지를 않습니다.
> 혹시 그일까요? 그럴수도 있겠습니다.
> 확인을 해봐야 겠군요.
>
> 철이: 오늘은 공대앞에서 아주 낯선사람처럼 그녀 앞을 지나쳐 갔습

> 다.
> 그녀의 눈동자에 맺힌 내 모습이 반가와 쳐다봤지만 얼른 피해야 했

> 요.
> 그녀는 아직 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 그녀는 지금 내 맘을 온통 가을색으로 물들어 놓았읍니다.에이 씨.
> 그녀와 눈마주치는걸 피하다가 공대앞에서 족구하던 놈들의 공에 머

> 를 맞았습니다.
> 또 그녀가 그 모습을 보았습니다.
> 내 앞에 떨어진 공을 족구하던 학생들 반대방향으로 있는 힘껏 차버

> 고 또 열심히 뛰었습니다.
> 헉헉 생각을 해보니 도로 돌아가야겠군요.
> 전 공대에 수업이 있었습니다.
>
> 민이: 공대쪽으로 난길에서 난 그를 보았습니다.
> 그의 모습이 참 반가웠지만 그는 얼른 고개를 돌려버리는군요.
> 그는 가을 바람처럼 내 마음의 나뭇잎들을 떨게 하고 있습니다.
> 나한테 편지를 보내는 사람처럼 나도 그에게 편지나 써볼까요?
> 이런 그가 공에 머리를 맞았군요.
> 호호 화가 났나봅니다.
> 공을 반대방향으로 차버리고 또 힘껏 뜀박질을 하며 멀어 져 가는군
요.
> 이젠 그의 뛰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습니다.
>
> 철이: 교양시험을 열심히 보았습니다.
> 그녀가 내 뒤에 앉았군요.
> 혹시 그녀가 문제가 어렵다고는 생각하지 않을까요.
> 내 답지를 보여주고 싶군요.
> 그런데 그녀가 먼저 답지를 내버립니다.
> 문제가 쉬웠던 모양입니다.
> 다시 가방을 가지러 이쪽으로 옵니다.
> 답지를 작성하는척 해야겠습니다.
> 그녀가 가방을 챙기다 내쪽으로 무언가 떨어터렸습니다.
> 하하. 내가 보낸 편지군요.
> 그녀가 내 편지를 받아서 읽어보고는 있나 봅니다.
> 기분이 좋군요.
> 웃으며 태연하게 그걸 주어서 그녀에게 주었습니다.
> 그리고 또 답지를 작성하는 척 했습니다.
> 저도 답지를 이제 완성했습니다.
> 저기 그녀가 강의실을 나가는군요.
>
> 민이: 문제가 참 쉽습니다.
> 결석을 하지 않은 탓이겠지요.
> 답지를 제출 했습니다.
> 앞에 앉은 그는 아직 답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 꽤 많이 썼군요.
> 가방을 챙기다 가방안에 있는 편지를 보았습니다.
> 일부러 그가 앉은 쪽으로 떨구어 보았습니다.
> 혹 그가 이 편지를 썼다면 표정의 변화가 있겠지요.
> 그는 별 표정없이 그 편지를 주워 저에게 주었습니다.
> 그가 쓴 편지는 아닌가 봅니다.
> 모르겠습니다.
> 조금은 기대는 했었는데...
>
> 철이: 다음주부터는 전공시험이 있습니다.
> 오늘 집에가자마자 그녀에게 편지를 써야겠습니다.
> 다음주에는 편지를 못쓸거 같으니 말입니다.
> 편지에 전 전산과에 다니는 학생이라 적었습니다.
> 그리고 94학번이라고도 적었습니다.
> 너무 편지보낸 놈이 나란걸 추측하기 쉬울것도 같습니다.
> 하지만 괜찮습니다.
>
> 민이: 다섯번째 편지를 받았습니다.
> 역시 그는 아니군요.
> 편지보낸사람은 전산과학생이고 더군다나 92학번이라고 합니다.
> 나의 기대는 말 그대로 기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 이사람이 이젠 편지를 그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 이번주는 교양과목은 휴강을 한다고 했습니다.
> 시험기간입니다.
> 도서관이나 다녀야 겠습니다.
>
> 철이: 월요일부터 도서관을 줄기차게 나왔지만 그녀의 모습은 볼수가
> 없었습니다.
> 하기야 내가 어디에 앉았는지 그녀는 모르겠지요.
> 오늘은 좀 일찍 온탓인지 예전에 내가 앉던 자리를 잡을 수가 있었습

> 다.
> 내 옆자리에 낯이 익은 가방이 걸려 있군요.
> 아침이라 졸립니다.
> 오늘은 시험이 없습니다.
> 좀 자다가 일어나도 되겠지요.
> 일어나니 옆자리는 아직 가방만 걸려있고 사람은 없습니다.
> 어라? 내자리에 생크림빵이 있습니다.
> 누가 놔두고 갔을까요?
> 전 생크림빵을 무지 좋아합니다.
> 누군지 모르지만 잘 먹겠습니다.
> 빵을 먹고 나니 공부가 잘되는군요.
> 하하. 내 옆자리는 그녀가 주인이었군요.
> 어쩐지 가방이 낯익다 했습니다.
> 그녀가 자리에 앉길래 쳐다보았습니다.
> 날 보고 웃는군요.
> 날 안다는 뜻일까요?
> 아니면 내 얼굴에 뭐라도 묻어서 일까요?
> 아무래도 내가 보낸 편지의 필자를 알아차린것 같은 웃음 같습니다.
> 좀 쑥스럽군요.
>
> 민이: 오늘은 첫교시부터 시험이 있습니다. 새벽에 아침도 먹지 않고
> 도서관을나왔습니다.
> 그하고 인연이 맺어졌던 자리에 가방을 놓았습니다.
> 배가 고프군요.
> 학교 근처 제과점으로 갔습니다.
> 아침일찍 갓구운 빵이라 맛이 정말 좋군요.
> 몇개 사가지고 가서 나중에 또 먹어야 겠습니다.
> 생크림빵 두개를 샀습니다.
> 도서관에 돌아오니 내 옆에 누가 앉아 자고 있었습니다.
> 호호 그군요.
> 그가 오늘은 아침부터 잠에 빠져있습니다.
> 첫교시 시험 때문에 내가 자리를 뜰때까지 그는 일어나지 않고 있었

> 니다.
> 시험을 보러 나갈 준비를 하다가 문득 그가 아침은 먹고 왔을까? 하

>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래서 생크림빵 두개를 그의 자리에 놓아두었습니다.
> 나갈려고 하는데 그때 자전거를 몰았던 그의 친구가 그의 잠든 모습

> 보았습니다.
> 다행히 그를 깨우지는 않더군요.
> 그런데 말입니다.
> 그가 먹으라고 놓아둔 빵하나를 그자리에서 뜯어 먹어버렸습니다.
> 나머지 한개도 먹어버리면 오늘 도서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날것도

> 습니다.
> 그의 ? 째려보았습니다.
>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나머지 빵한개는 손만 댔다가 그냥 놓아두고

> 습니다.
> 시험을 잘 보고 도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 그는 잠에서 깨어 공부를 하고 있군요.
> 내가 왔음을 의식했는지 쳐다보았습니다.
> 호호 그가 빵을 먹었군요.
> 입가에 생크림이 묻어 있었습니다.
>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 그는 뭔가 쑥스러운 듯 고개를 돌려 공부

> 합니다.
> 그가 먹은 빵이 내가 놓아둔 빵이란걸 그는 알까요?
>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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