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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싹 짧은 깍두기 머리의 건장한 체구의 청년이 뒷문을 터프하게 열어
젖히고 들어왔다. 해병출신인 것 같은데 막 제대를 한듯했다.
'저 녀석 뭐야? 해군인가?'

시험보기 전에 수리탐구∥영역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학생, 컨디션 조
절을 위해 명상에 잠겨있는 학생, 친구와 떠드는 학생..전날 밤 긴장으
로 잠을 못잤는지 아니면 아예 포기를 했는지 열심히 엎드려 자고 있는
학생..

여러 학생들이 자기 나름대로 시험 전에 자기 컨디션을 점검(?)을 하고
있을 그 때 그 깍두기 머리의 해병은 책상에 앉더니 무언가 의미가 담
긴듯한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점퍼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책상에 쾅!하고 내리 찍었다.
그것은..식칼도 아닌 단검이었다.
'저 녀석 지금 캠핑왔나..왜 저래!

잠시후..
'뿌득' 책상에서 단검을 뽑아 다시 점퍼속에 집어넣었다. 언어영역이 시
작됐다. 감독관이 들어와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일렀다. 컨닝은 안되다
는 말을 하고선 모두 열심히 보라고 했다. 그말이 끝나자 마자..

'쾅!'

깍두기 머리의 무언의 경고.(아마 나 컨닝 잡으면 너죽고 나죽는다!!란
의미였을듯) 선생이건 학생이건 다 쫄았다.

실제 수능에서 컨닝잡는게 엄청 심할것 같아도 모의고사보다 컨닝에 더
관대한 경향이 있다. 자기 손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게 얼마나
죄책감이 느껴지겠는가! 우선 경고 몇 번을 하고 넘어가는게 상식이다.
경고를 무시하고 컨닝 열심히 해서 모의고사 100점도 안나오던 녀석이
350점 나온걸 본 적이 있다. 물론, 감독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리고
옆이나 앞에 있는 사람도..

그렇게 언어영역이 끝났고 깍두기는 컨닝을 잘 마쳤다. 그리고 쉬는 쉬
간에 단검을 다시 점퍼에 넣어두었다.
수탐l, 수탐∥도 해병의 단도는 모든 감독관을 쫄게 만들었다. 무사히
수탐 ∥까지 시험을 마친 깍두기.. 드디어 마지막 외국어 영역 시간이
었다. 감독관이 들어왔다.

다시 '쾅!'

그러나 이번에 감독관의 표정이 달랐다.
깍두기를 유심히 쳐다보신다. 모두들 기대했다. 무언가 펼쳐지겠구나!
감독관은 깍두기에게 다가갔다. 모두들 긴장의 분위기.. 감독관은 전혀
쫄지 않았고 깍두기는 그런 감독관을 겁주기 위해 손을 단검에 대고선
무지 감독관을 야렸다.

정적. . . 휘이잉~ ~ ~

이런 분위기에서 감독관의 한 마디가 정적을 갈랐다.


"너 몇기야?"

헉! 그렇다...감독관은 해병출신이었다.
이를 눈치 챈 깍두기 벌떡 일어나더니 차렷자세를 급히 취하며..

깍두기 : "네!! xxxxx기! X! X! X!입니다!!"
감독관 : "난 xxxx기야. 시험 잘 보게."
깍두기 : "네!!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관이 돌아서 교탁쪽으로 가려고 하자
깍두기 : "자리에 앉아도 되겠습니까!?"
감독관 : "앉게"
깍두기 : "네! 알겠습니다!

그리하여 해병은 단도를 뽑고 마지막 시험을 아주 착실히 봤다고 하더
군요. 땀을 뻘뻘 흘리면서..그래도 시험은 잘 봤겠지 싶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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