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이렇게 재미 없는 건 줄 처음 느꼈습니다. 원래 계획과는 다르게 간신히 원주만 갔다왔는데..그 곳에서 정말 이 몸 하나 의지할 곳이 마땅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할머니네 인데도 어디에 앉아도 뭔가 답답하고 텔레비젼에서는 누가누가 재미없나 게임이라도 하는 것 같고 그나마 기대했던 무협 로미오와 줄리엣은 순간순간 실망만 수천만번 했습니다.
그냥 명절 내내 간식 만들어 먹으면서 비디오나 빌려보고 영화나 보러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는 너무나 무서운 허수아비 가족들을 보았습니다. 모두 다 인간처럼 젊은이 허수아비도 있고 신랑 신부 허수아비도 있고 그랬는데 예전에 만화책에서 본 사람으로 변하면서 날아다니는 허수아비가 생각나서 진짜 무서웠습니다.
친구가 오늘 무지개 디게 큰 거 봤다고 그랬는데..개뿔...시골길에서 무지개는 절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무지개는 하나님의 참사랑과 그 분의 약속이라면서 좋은 말을 많이 해 준 상희언니가 참 많이 생각났습니다.^^
내일 수업은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 만화 기호학...예전에 한 번 '기호의 제국'이라고 롤랑 바르트란 사람이 지은 책을 읽었었는데...요즘도 가끔 제가 생각이 복잡하거나 잠이 잘 안 오는 날 읽습니다. 그러면 최대 30분 이내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습니다. 불면증이 있거나 생각이 복잡하신 분들 저한테 말하면 빌려드릴 수 있습니다...잘 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