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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신 2000.06.15 13: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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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형편없는 사람들을 용서해 주고 만나주시고 환영해주셨던 북녘의 사람들과 놀랍고 또 감격스런운 기회를 주신 하늘의 하나님께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기적입니다.
이땅엔 아직도 낡은 이념이니 보안이니를 들먹어며 거룩한 당위로서의 하나됨에 시비를 거는 형편없는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나도 많은데, 그들을 위해 어느 것 하나 희생하려 하지 않는 통일의 망상만을 부르 짖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우린 민족의 큰 죄과를 어이없게도 너무나도 선량하고 용기있는 몇몇의 젊은이와 목회자와 작가들에게 덮어씌워 타국을 떠돌게 만들었는데, 폭풍처럼 휩쓸고간 개발이라는 재앙앞에서 우린 너무나도 많은 힘없고 착한 사람들의 살을 거리낌없이 뜯어먹고 살았는데, 그리고도 우린 우리 스스로를 영웅이라 부르고 있는데, 우리의 아이들을 달러 몇푼에 팔아먹고 있는데, 일본의 하류민이라도 달러만 두둑히 쥐어주면 대학물을 먹은 여자라도 치마를 걷어 올리던 그런 나라였는데, 여기저기 사격연습으로 백성들이 온통 귀머거리가 돼어 버린 나란데, 강도만난 자를 외면하고 제사를 드리러 가는 거짓 제사장과 레위인으로 가득한 나라인데, 북녘에서 장로님들이 목사님들이 집사님들이 십자가에서 꿈틀거릴때도 탐욕스럽게 제비를 뽑고 있었던 우리들인데, 초라한 곡식마다 가난한 자의 좌절이 주렁주렁 열리고, 차가운 아스팔트엔 없는 자들이 꾸역꾸역 좌절을 객혈하고 있는 그런 우리들인데, 한곳으로만 가겠다는 사람들을 차가운 감옥에 가두고 방향을 바꾸라고 몇십년간 고문하던 그렇게 속좁은 사람들인데, 신부처럼 아른다워야 할 오월, 진달래 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을 진달래보다 더 붉은 피를 쏟게하고 길바닥에 무참히 쓰려뜨렸던 우리들인데........
그저 송구스럽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온 민족을 살리고, 온 겨례를 살리는, 꿈에도 소원인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강한 손으로 폐허의 땅을 싸매시고 일으키시는 시온의 찬란한 영광이 빛나는 그 아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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