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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신 2000.04.06 1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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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피고, 바람도 불고, 비도 내리고, 햇빛도 내리고, 때로 슬픔이나 기쁨 같은 것들도 불쑥 고개를 내밀기도 하지만, 아니 때로 꽃이 피는지 바람이 부는지, 기쁜지 슬픈지 조차도 모를 정도로 바쁘기도 하지만, 역시 4월은, 아니 봄은 구름처럼 참 심심한 계절입니다.
창밖으로 개나리와 진달래가 아무리 재잘거려도 금새 졸음이 쏟아지는...그냥 '살아지는' 계절. 선꿈을 꾸고 난 그 어지러운 잠자리에서 막 일어나 앉았을 때의 그 막막함,황당함, 어색함. 봄은 제게 꼭 그렇습니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없는 제 불손함 때문이겠죠...


추신: 준상이 녀석 생일이 내일이랍니다. 금요일.
그렇게 맑고 영리한 녀석이 어떻게 이런 심심한 계절에 태어났는지...
모를 일입니다. 봄이 좀 즐거우라고 그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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