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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협 월례회, 작은교회들과의 상생 논의

▲한복협 6월 월례회 참석자들이 함께 찬양을 부르고 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이하 한복협) 6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작은 교회들을 격려하며 함께하는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8일(금) 오전 7시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강변교회(원로 김명혁 목사, 담임 허태성 목사)에서 개최됐다.

첫 강사로 나선 손인웅 목사(덕수교회)는 ‘작은교회-한국교회의 희망’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크신 하나님을 모시는 이 땅의 교회를 사람들의 눈에 비친 외형적 크기에 따라 크고 작다고 감히 말할 수 없는데, 한국인의 마음 속에는 큰 것을 따르고자 하는 사대주의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며 “단지 교회를 외형적 크기에 따라 분류하고 극단적으로 한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공교회로서의 신앙고백을 무색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 목사는 작은교회와 대형교회의 사명과 역할을 정리한 후 작은 교회들의 위기론에 대해 고찰했다. 그는 “대형교회는 섬김의 정신을 따라 작은 자를 섬겨야 하는 공교회적이고 사회적인 책임을 외면했다”며 “이미 수십 개의 작은 교회들이 있는 지역에 대형교회가 지교회를 설립해 지역 교인들이 수평이동하고, 이로 인해 상당수 작은교회가 문을 닫는 것은 그 한 예다. 대형교회는 자신들이 받았던 축복과 은혜를 작은교회들과 나누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작은교회의 역할에 대해 “작은교회가 대형교회와의 상대적 비교의식 속에 박탈감과 자괴감에 빠진다면, 주께서 각 교회들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시는 일들을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작은교회가 사역의 목표로 오로지 성장만을 추구한다면 이 역시 섬김의 정신이 부족하다고 비판받고 있는 대형교회와 별반 다를 게 없다”며 “‘심는 이와 물 주는 이가 하나(고전 3:5~9)’라고 고백했던 바울처럼, 각자의 역할에 차이가 있음을 인식하고 작은 교회만이 감당할 수 있는 장점과 비전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손인웅 목사는 “성장의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 ‘성장 이후’의 대안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청에 적합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다. 70-80년대처럼 예배당을 크게 짓기만 하면 성도들이 몰려드는 일은 찾아보기 힘든 시대다. 따라서 저성장 시대에 작은교회들이 한국교회의 다수를 차지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라며 “교회는 결코 외형적 형태에 따라 큰교회와 작은교회로 구분될 수 없는,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다. ‘네가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다(계3:8)’며 주님의 칭찬을 들었던 빌라델비아 초대교회처럼, 진정한 교회의 모습을 세워나가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는 ‘작은교회를 격려하며 함께 하는 한국교회’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너무 피곤한 상태에서 묵상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이 그저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작은교회 목회자들처럼 양들의 필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원칙에 충실하며 참신한 목회관을 갖고 건강하게 목회하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이, 오히려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시간과 목회의 원리를 상실한 대형교회 목회자들을 위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또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현한 시골교회 목회자의 간증을 듣고 너무나 부끄러웠던 적이 있다. 비교적 늦게 목사 안수를 받은 한 목회자가 첫 목회지로 깊은 산골을 택했다. 하루는 그 지역에 사는 할머니를 찾아가 식사를 함께 하는데, 밥을 짓는 물에 쥐가 빠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목사님은 한 영혼을 구원하겠다는 마음으로 그 밥을 맛있게 먹고, 집에 와서 ‘내가 승리했다’고 외쳤다”며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이런 감격을 모른다. 한 영혼을 구원하고자 하는 간절한 노력과 원리에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몸부림, 하나님과의 교감을 더 깊게 갖고자 골방에 들어가는 자세는 대형교회에서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격려하며’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예수님은 수많은 사람들이 아닌, 적은 수의 진실한 제자들을 원하셨다”며 “우리는 예수님께서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귀하게 여기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라오디게아 교회처럼 부족함이 없는 큰 교회를 칭찬하시지 않고, 오히려 환난과 궁핍 가운데 있었던 작은 교회인 서머나 교회를 칭찬하셨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위안과 격려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세상의 모든 성공(목회적 성공을 포함해서)은 매우 위태로운 것이라 생각한다. 쉽게 자만과 교만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라며 “이동원 목사님의 지적대로 수많은 목회자들이 ‘성공과 성장의 병’에 걸려있다고 생각한다. 주님은 세상적 성공을 추구하는 대신, 가난과 멸시의 길을 택한 여러분들(작은교회 목회자들)을 진정 기뻐하실 것이다. 모든 가난과 멸시와 좌절과 실패가 결국은 주 안에서 유익이 되고야 만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김명혁 목사는 “故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은 생전에 ‘네가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 말라. 너희가 십일 동안 환난을 받으나 죽도록 충성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계2:10)’는 구절을 제일 귀하게 여기셨다”며 “고난과 환난과 멸시를 받으면서도 작은교회를 키워 나가는 데 끝까지 충성하시기를 바란다. 작은교회를 키우는 길이 한국교회와 사회를 건강하게 키워 나가는 길이고, 하나님 나라를 바로 세워 나가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는 ‘작은 교회를 격려하며 함께하는 교회’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크고 작은 교회는 서로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격려해 줘야 할 대상인데, 죄성으로 인해 정죄하고 무시하는 관계가 됐다”며 “교회 부흥은 사이즈가 말해 주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큰 교회를 이룬 목회자라도 사랑을 잃어버린다면 그의 목회는 실패다. 진정한 의미의 부흥은 내 안에 주님의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은 교회를 목회하는 것에는 큰 유익이 있다”며 “무엇보다 주님을 닮아가기가 쉽다. 마음만 먹는다면 가난한 자와 힘든 사람들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만날 수가 있다. 비록 그들에게 많은 물질을 전할 수는 없지만, 주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고 기도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복이 아닐까. 또 가진 것 없는 상황에서 각자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강하심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와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큰 교회에서 누리는 복보다 작은 교회에서 누리는 영적인 복을 더 알고 사모한다면, 성령의 위로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임석순 목사는 “작은교회와 큰 교회는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복을 서로에게 나누기 위해 다른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작은 교회와 큰 교회가 같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세워졌고 성령의 능력으로 일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를 축복하고 격려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역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출처

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56221&section_code=cg&scode=cg_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