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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공동체 / 이제는 이웃이 되자 ? 지역사회 속의 교회 - 이웃 섬김은 경쟁 아닌 협력
‘개교회주의’ 한계 벗고 지역사회 봉사에 함께 나서야 중복 투자로 다음 사업에 악영향…교회간 긴밀한 협조 필수
2003년 08월 19일 (화) 12:00:00김병국

지난 98년. 뜻하지 않는 IMF한파로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시기. 때를 맞춰 ㄷ지역의 많은 교회들이 소위 IMF 실직자들과 노숙자, 결식자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관계 기관과 일반 언론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ㄷ지역의 S교회는 98년 6월말부터 무료급식을 실시,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주중 5일간 매일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3000명이 넘을 정도로 지역의 대표적인 무료급식 기관으로 성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교회는 무료급식과 함께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건강검진소를 마련하는가 하면 이미용 봉사까지 실시해 주고 있다. 
같은 기간 C교회와 또다른 S교회는 실직자 쉼터를 마련, 취업관련 공공기관과 연계해 실직자들에게 취업정보를 제공하며 재기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처럼 ㄷ지역에만도 98년과 99년 사이에 IMF 여파로 무료급식과 결식아동 등 극빈자를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한 교회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IMF로 인해 교회들이 내적인 성장을 넘어서 지역사회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교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호흡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어쩌면 당연한 진리(?)를 재각인하는 계기가 됐다.
7,80년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던 한국교회가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양적성장주의로 인한 각종 병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많은 교회들이 지역사회에 뿌리를 둔 존재의식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제는 왠만한 교회들은 지역사회를 위한 나름대로 섬김활동을 전개할 정도로 지역 속으로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사회를 섬기는 선한 사역에도 고질적인 ‘개교회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ㄷ지역과 ㅂ지역의 예를 들어보자. 시내 중심으로 한 인근 교회들이 무료급식을 실시했다. 교회뿐 아니라 다른 종교나 단체에서도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던 터라 중복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는 자세한 지역 정보나 현황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업적위주로 사역을 하면서 중복되는 경우가 생겨나고, 결국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것이 오히려 짐으로 다가오면서 오래못가 그만두어야만 했다. 
지역사회 섬김의 필요성을 인식한데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진정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필요가 아닌, 시혜자의 입장에서 베풀기 편한 것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나타난 단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동일지역에 여러 교회들이 같은 분야에 사역을 한다면 그야말로 중복투자이자, 그에 따른 물질적 손실뿐 아니라 새로운 사역에 대한 기피증 현상마저 생기게 된다. 
이러한 병폐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사회가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정확한 시장조사와 함께 관련기관과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교회들은 개교회위주의 업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지역복음화를 위한 교회간의 상호협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특히 지금과 같이 동일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교회들이 중복되는 사역을 펼치면서 발생되는 소모를 없애기 위해서는 교회 상호간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서울의 후암동에 있는 8개 교회가 펼치는 사역이 대표적인 예이다. 후암동에 있는 8개 교회가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후암동장을 명예회원으로 받아들여 이른바 ‘후암동교동협의회’라는 조직을 구성, 97년도부터 매달 한차례 모임을 갖고 지역사정을 듣고 협력할 일거리를 찾는다. 그동안 후암동교동협의회에서 사랑의쌀나누기, 한가족결연식 등 불우이웃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역을 펼쳤다. 교회간·지역간의 긴밀한 협조체계가 이루어지고 지역에 실제 필요한 부분을 채우면서 교회간의 연합이 자연스레 이뤄지는 이중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는 중복투자나 개교회의 업적은 찾을 수 없다. 
최근에는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준비하던 대구부광교회(박노진 목사)가 태전2동 기관장과 연계해 교동협의회를 구성했다. 부광교회는 동사무소와 연계해 U대회 기간동안 서포터즈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그동안 부광교회가 실시해온 바자회를 확대, 지역의 불우이웃을 돕는데 교회와 동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8월 19일에는 부광교회 초청으로 동 관계자와 지역인사들이 교회를 방문해 지역사회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며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만찬을 나누며 교제하는 장이 마련됐다. 
이처럼 교회가 지역사회의 중심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인근 교회간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새로운 차원의 접근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선행조건이 있다. ‘개교회주의’와 업적을 요구하는 ‘성과주의’라는 거머리를 떼어내야 한다. 

'후암동 8형제 교회' - 교단·교파 다르지만 연합사업엔 ‘한자리’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에는 하나의 교회만 있다(?). 실제로 후암동에는 후암제일, 후암, 중앙루터, 후암백합, 남산중앙, 산정현, 숭덕, 영주교회 등 예장총회를 비롯한 7개 교단에 속한 8개 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교단과 교파가 다르지만 이들은 ‘형제교회’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지난 1997년부터 매달 한차례 모임을 갖고 있는 이들 형제교회는 후암동장을 명예회원으로 받아 ‘후암동교동협의회’를 조직, 지역현안을 청취하고 교회들이 도울 방법을 모색해 왔다. 회원교회에 중요한 행사가 있으면 나머지 7개 교회 목사들이 전원 참석해 축하하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후암동이다. 
8개 교회는 협의회를 통해 사랑의 쌀나누기, 한가족결연식, 경로잔치 등 연합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섬김사역을 펼쳐왔다. 행정관청의 도움을 받아 이뤄지는 지원사업은 교동협의회 이름으로 이뤄져 어느 교회의 도움을 받는지 모르며, 절박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체계화됐다. 
교동협의회는 협의회 명의로 내용이 동일한 전도지를 일괄적으로 제작한다. 후암동의 8개 교회를 소개하는 전도지에는 다소 신선한 문구에 눈길이 머문다. 
“8개 교회는 건전하고 복음적인 정통교회로서 한 교회를 선택하여 복된 생활을 누리시기 바라며 기쁨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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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