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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암교회 “말뚝 더 견고하게”
본질사역 충실하며 이웃교회들과 섬김사역 진력
2011년 11월 21일 (월) 10:31:04박용미  mee@kidok.com

후암교회(손상률 목사) 성도들은 연말이 되면 특별한 책을 하나씩 만든다. 1월 첫째 주부터 12월 마지막 주까지 직접 모은 주보를 한 권의 책으로 묶는 것이다. 주보에는 손상률 담임목사의 설교 원본이 그대로 실려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일 년 치 설교집이나 마찬가지. 성도들은 그동안 주보에 줄을 치거나 필기해 놓은 것을 복습하며 당시의 은혜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후암교회는 내실을 다지며 이웃을 섬기는 연합사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후암동 9개 교회가 함께 연합찬양집회를 여는 모습. 
 
이것은 손상률 목사가 ‘본질에 충실한 교회’를 만들고자 시작한 아이디어다. 손 목사는 80년도부터 주보에 설교를 싣기 시작했다. 성도들이 설교에 집중하면서 영의 양식을 마음껏 먹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매주 설교 원본을 다 공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주보책이 한 권 두 권 쌓여갈수록 성도들의 영성은 커졌기에 그 의미와 보람은 남달랐다.

“전통 있고 권위 있는 교회에 담임목사로 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실을 갖추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보를 모으면서 성도들은 말씀의 귀중함을 느끼고 내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한 때 서울의 중심지였지만 현재는 많이 낙후된 후암동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지사역도 꾸준하다. 소년소녀가장에게 매달 장학금을 전달하고, 독거노인들에게는 밑반찬을 배달하는 등 사랑나눔에 앞장서고 있다. 처음에는 후암교회 단독으로 사역했지만, 지금은 후암동의 9개 교회가 ‘후암동교동연합회’라는 이름으로 함께 진행한다. 지역을 좀 더 효율적으로 돕고, 개교회의 영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일을 하기 위해서다.

“교단도 다르고 섬기는 분량도 다르지만 그 마음만큼은 동등합니다. 혼자서 1등할 수 있는 교회들이 서로 2등, 3등을 자원하며 헌신하는 것이 10년 넘게 연합회가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이죠.”

작은 후암동 안에서 담 하나 사이에 두고 붙어있는 교회들이라 경쟁이 생길만도 한데, 전도지도 한 장으로 만들어 돌릴 정도로 한 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담임목사들끼리 화목하니 교인들도 서로를 아끼고 챙긴다. 후암동 전체가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 차 후암동장으로 오면 일이 편하다는 말이 돌 정도라고. 곧 12월에도 연합음악회를 통해 세밑의 따뜻한 정을 나눌 예정이다.

올해 65주년을 맞은 후암교회는 2013년이면 은퇴하는 손상률 목사의 후임을 뽑아 새로운 시기를 맞이할 준비도 하고 있다. 손 목사는 후임자가 이곳에서 비전을 펼칠 수 있도록 남은 시간 동안 교회를 비옥한 토양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성경에 휘장은 넓게, 말뚝은 견고히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크게, 넓게, 높게 보다 그 기초를 탄탄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 그대로를 실천해나가는 후암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출처

http://www.kidok.com/news/quickViewArticleView.html?idxno=72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