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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 책상을 서재 삼아…

방 두 칸에 부모님하고 2남 2녀 여섯 식구가 살던 어린 시절에는 서재라는 건 꿈도 못 꿨죠. 제 방도 없었는데요. 그래서 공부하고 싶으면 조그만 책상에 불 약하게 켜놓고 공부하고 다른 식구들은 옆에서 자고 그랬어요.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동네 목수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짜온 나무 잘라서 니스 칠한 투박한 앉은뱅이 책상, 지금은 무릎도 안 들어가는 그 앉은뱅이 책상이 저의 서재라면 서재였죠. 서재보다는 살면서 제 방을 가져보는 게 꿈이었어요. 이 꿈이 대학교 가서 이뤄졌는데요. 그 전까지는 동생이랑 둘이서 쭉 방을 같이 썼는데 대학 가서 고시 공부를 하니까 아버지가 저한테 골방을 따로 하나 주셨어요. 문칸방이고 골방인 가장 작은 방인데 날씨가 추워지면 그 때 생각이 많이 나요. 난방이 제대로 안 되는 방이었거든요. 앉으면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로 공기가 차가웠는데 공부는 해야겠고... 주로 밤에 공부하는 습관이 있으니까 얼마나 더 추웠겠어요. 그래서 스키 선수들처럼 싸구려 빵떡 모자 쓰고, 마스크 쓰고, 어머니가 짜 준 털 스웨터 두 개 껴 입고 그러고도 추우니까 이불을 뒤집어 쓰고 공부 했었어요. 그렇게 공부 하다가 대학교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서 기숙사 살면서 주로 도서관에서 공부 했는데요. 너무 좋은 거에요. 도서관에 개인이 들어가서 공부할 수 있는 방이 몇 십 개가 있어요. 비어 있는 방 들어가서 문 딱 닫으면 내 공간이거든요. 공부하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미국 애들은 복 받았다 그랬었죠. (웃음)

편한 의자 하나로도 충분한 서재

지금은 집에도 있고 여기 집무실에도 있고 국회에도 서재가 있는데요. 집에 있는 서재는 여기 집무실하고 비슷한데... 아내가 점령해서 쫓겨났어요. 근데, 서재를 차지하고 나서 책은 정작 커피집에서 커피 마시면서 보더라고요. (웃음) 아내한테 서재를 뺏겨서 요즘은 거실에 조그만 책상이 달린 의자가 하나 있는데요. 몸에 굉장히 잘 맞게 만들어져서 편해요. 비행기 책상처럼 앞에 테이블이 있어서 그 테이블 위에 책 놓고 보고, 노트북도 놓고 쓰고, 그 의자가 의자이면서 서재가 됐네요. 오래 앉아있다 보면 자세가 나빠지고 몸이 불편하면 허리 같은 데가 아프잖아요. 근데 이 의자는 몸에 딱 맞아서 앉아 있으면 너무 편해요. 제가 글도 많이 쓰는데 앉아서 글 쓰기도 좋게 조절이 되거든요. 앉은뱅이 책상에 비하면 나이 들어서 아주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앉은뱅이 책상에서 의자 하나, 결국 제 자리로 돌아왔네요. (웃음)

보이지 않는 마음의 창고, 서재

우리 마음은 보이지 않잖아요. 보이진 않지만 창고에 무언가 쌓여 있는 것처럼 마음에도 보이지 않는 것들이 쌓여 있다고 생각해요. 보이지 않는 나의 것들이 마음의 창고 안에 담겨 있는데 창고 안에는 온갖 것들이 다 쌓여 있는 거에요. 지나간 것들도 쌓여 있고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것도 쌓여 있고 생각들도 쌓여 있고 앞으로의 것들도 쌓이겠고... 창고 속에서는 과거 - 현재 - 미래 차원의 시간이 들어 있다고도 생각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마음 속에 무엇을 쌓아두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쌓아둔 무엇이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마음 속에서 자꾸 퍼내는 훈련을 해요. 지나간 것들은 퍼내자, 옛날 일들이 생각나면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없잖아요. 그리고 사람이 앞에 있는 것을 골똘히 생각해야지 일이 잘 되는데 좋은 것, 나쁜 것 말할 것도 없이 옛날 것을 생각하면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제 마음의 서재에는 되도록이면 옛날 것들은 많이 안 쌓아 두려고 노력해요.

스스로 찾고 만난 하나님

고승덕 모드라고 하는 전문 용어(?)가 있어요. 하루에 17시간 공부하는 게 고승덕 모드인데요. 처음에 저도 몰랐는데 제 주위 사람이 고승덕 모드 아냐고 저한테 고승덕 모드를 물어보더라고요. 몰라서 물었더니 하루 17시간 죽어라 공부하는 걸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웃음)
고시 공부 할 때 하루에 17시간씩 정말 열심히 공부 했는데요.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고 불안한 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었어요. 과연 내가 죽어라 해도 합격할까? 결과는 제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판단하는 건데 그건 미리 내다볼 수 없기 때문에 너무 불안한 거에요. 공부 했는데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 사람도 떨어지면 공부 안 한 사람하고 똑같잖아요. 생각만해도 그 허망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자신감, 신념, 믿음을 계속 끌고 나가야지만 공부를 계속 열심히 할 수 있게 되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순간에 베드로도 물에 빠지는 세상이니까 (웃음) 의심을 안 해야 되는데 인간의 힘으로는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사람은 왜 이렇게 약할까? 안 보인다는 걸 믿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생각하면서 마음을 붙들기 위해서 스스로 성경을 읽고 스스로 기독교 신자가 된 거죠. 저의 한계, 인간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하나님을 찾게 된 거죠.

수술 전, 후 처럼 달라진 삶

믿고 나서 실제로 굉장히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어요. 시험도 좋은 결과가 있었고, 당시로는 다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서울 법대 재학 중, 고시 삼관왕)들이었는데 잘 됐고, 추워서 빵통 모자 쓰고 마스크까지 쓰면서 공부했었는데 지금은 하나님께서 물질적으로는 궁핍하지 않게 안정적으로 채워 주셨고... 옛날이랑 지금이랑 비교해보면 마치 수술 전, 수술 후 같아요. 하나님 믿기 전하고 믿은 후를 비교해보면 제 처지가 많이 달라졌어요.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행복해지고 마음이 편해졌어요. 제가 좀 치열하게 살았잖아요. 사람이 치열함 속에서도 악한 쪽으로 치열할 수도 있고 마음이 편하면서 치열할 수도 있는데 하나님 믿기 전에 저는 거의 자학적인 수준이었어요. 공부하는 게 그렇게 괴롭고 잉크로 글씨를 써도 검정색 가지고는 직성이 안 풀려서 빨간색으로 쓰고 그랬거든요. 사람이 그렇게 독해지는 거에요. 근데 하나님 믿고 나서는 정서, 마음이 많이 순화가 돼서 인내심도 더 많아지고 남들에 대한 포용력도 많아지고 세상을 굉장히 길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변했어요. 당장 누가 저한테 무슨 말 던지고, 기분 나쁘고 어려운 일이 일어나도 마음이 흔들리지가 않아요. 인생을 길게 내다보니까요. 제 스스로는 10년 정도 길게 내다보고 살겠다 생각하거든요. 정신적인 안정감, 길고 큰 것에 대한 믿음, 믿기 전후로 달라진 모습인 것 같아요. 저는 모든 면에서 어떻게 보면 하나님 믿고 좋아진 케이스죠.

속사람을 키우는 영양분, 책

앞에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보이지 않는 세상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개인적으로도 보이지 않는 제 속사람에 더 집중하는데요.이 보이지 않는 속사람을 성장시키는 영양분이 바로 책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읽지 않는 사람과 읽는 사람은 겉모습이 똑같을지 몰라도 속사람은 다른 모습일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속사람을 키우는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시절은 초등학교 때에요. 그때는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을 거의 읽다시피 했어요. 하루에 두세 권씩, 초등학교 책은 금방 읽잖아요. 점점 어른들 쪽 책도 읽기 시작하면서 2~3일에 한 권? 많은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어요. 그때 읽은 책이 제 인생에 읽은 책의 절반이 될 만큼 정말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옛날 책 중에서 로빈슨 크루소, 소공자, 소공녀, 명작 시리즈 있잖아요. 이런 책들 많이 읽었고요. 우리 초등학교 때는 옛날 고전 읽고 독해력 테스트 하는 시험도 있었거든요. 그런 선발대회 나가기도 하고... 홍길동전, 심청전 같은 고전들 읽고 문제 푸는데 홍길동의 형 이름이 뭔가? 하는 시험 쳤던 게 생각이 나네요. (웃음) 최근에 관련 단체 하나 만들어서 좋은 일 해보려고 조금씩 활동하고 있는데요. 초등학교 애들, 유치원 애들한테 책을 읽도록 도와주려고 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유치원 나이에 책을 읽는 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미국에서는 헤드 스타트(Head Start) 운동이 있는데 우리 나라에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국내에서 해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어린 시절 읽는 책이 얼마나 좋은지 제가 직접 체험해 봤기 때문에 알잖아요.

나의 북큐레이터, 아내의 추천도서

요즘은 아내가 읽고 나서 추천해 주는 책들을 읽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옥한흠 목사님이 쓰신 <안아주심>을 같이 읽고 있고요. 그 전에는 <알파독>이라고 미국 정치 컨설턴트가 쓴 미국 정치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을 읽었고 <시크릿>도 얼마 전에 읽었는데 교리하고는 다른 부분이 있더라고요. 시크릿을 보면서는 이런 책을 쓰면 사람들이 홀리는 구나 하는 걸 알게 됐죠. (웃음) 요즘 책을 읽는 기준은 거의 아내가 읽고 추천해 주는 책을 보게 되요. 저만의 북 큐레이터죠. 
일반 서적 외에도 성경을 하루에 몇 장씩 꾸준하게 읽고 있어요. 요즘, 복음서 읽고 있는데 대학 때도 복음서부터 시작했었거든요. 복음서는 항상 읽을 때마다 새로운 맛이 나더라고요. 그 당시는 시간 자체도 절박할 만큼 부족했지만 그 때는 읽으면 마음 속에 쏙쏙 빨려 들어왔었어요. 공부만 오래 했었잖아요. 고등학교 입시, 대입, 고시 이렇게 쭉 하다 보니까 마음이 되게 피폐해져 있었어요. 찬송가를 불러도 “빈들에 마른 풀 같이” 이런 거만 불렀어요. 빈들에 마른 풀이 저인 거에요. 심령이 메말라 있다는 게 스스로 느껴지고 예수님이 말씀 하시는 것들이 꼭 저를 위해서 하시는 말씀 같고 그렇게 쏙쏙 빨려 들어왔었어요. 그리고 그때는 세상을 많이 안 살았잖아요. 근데 요즘은 제가 살아온 경험, 생활 철학, 인생관, 그런 것까지 접목이 되면서 조금 더 세부적으로 의미가 들어가는 거죠.

내 인생을 변화시킨 한 권의 책

제 인생을 변화시킨 책은 성경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어요. 성경을 읽고 모르던 세상을 보게 됐고요. 하나님을 믿는 다는 것과 안 믿는 다는 게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나는지도 알게 됐고요. 하나님 믿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는 얘기도 했는데 일종의 보장을 받은 거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제 죽어도 괜찮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얼마 전에도 아내한테 이런 얘기를 했더니 나를 두고 일찍 죽고 싶냐며 약간 서운해 하긴 했지만 (웃음) 일찍 죽고 싶다는 말이 아니라 죽고 사는 건 제가 결정하는 게 아니지만 적어도 죽음을 맞이할 때 그게 언제라도 그렇게 섭섭하지는 않겠다는 얘기죠. 인생에 사는 것과 죽은 것을 따져보면 성경은 죽은 다음이 더 행복한 세상이라고 가르치잖아요. 살면서는 밭을 갈아야 곡식을 얻듯이 어떤 노력과 고통과 그런 것들이 수반되는 인생을 사는 건데 물론, 사는 동안 열심히 극복하면서 살아야겠지만요. 죽은 다음에 천국이 있다는 사실로 확실히 보장받은 느낌이에요. 죽어도 이 세상을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따로 느낄 필요 없이 떠나는 사람 입장에서 떠나는 아쉬움이 아니라 남아 있는 사람에 대한 걱정, 나는 이제 편한 세상으로 가지만 여기 남은 사람들은 고통과 어려움과 절망들을 겪어야 되고 결국은 그런 순간을 헤쳐가면서 사는 거잖아요. 그걸 생각하면 오히려 가슴이 아플 수가 있겠다 생각해요. 안 믿는 사람은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나 큰데 믿는 사람은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 해요. 저는 그게 올바른 믿음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웃음) 성경으로 돌아가서, 옛날 성경은 어투가 어려워 와 닿지가 않아 답답할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한글과 영어로 같이 보기도 하고 요즘은 쉬운 말로 풀어놓은 성경도 종종 찾아 보고요. 한글과 영어가 같이 된 성경을 보면서 한글로 쉽게 들어오면 한글을 보고 쉽게 안 들어오면 영어를 한번 더 보는 습관이 있는데요. 그럼 조금 더 편하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오히려 영어가 더 쉬울 때가 있잖아요. 한 때는 성경 제대로 이해하자 성경 전서, 주해, 주석 이런 책들도 놓고 공부하는 것처럼 보고 했는데 어느 날 문득, 내가 성경을 보는 게 학자가 되기 위해서 보는 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장 중요한 건 하나님의 메시지라는 깨달음을 주셔서 성경을 보면서 그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있어요. 그 동안 정말 많은 책을 봤지만 지속적으로 꾸준히 찾게 되는 책은 성경이 유일한 것 같아요. 쭉 살아보니까 성경만한 책이 없어요. 사람의 생각을 쓴 책은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성령님의 존재를 깨닫게 해 준 <성령론>

처음에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을 때, 고시라는 상황이 절박하고 인간의 한계 상황이었기 때문에 뜨거운 것을 찾게 됐어요. 그래서 성령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됐죠. 그때 조용기 목사님의 <성령론>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여러 번 읽었어요. 처음에 성경을 혼자만 읽었을 때는 성령님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부족했던 것 같아요. 이를테면, 병을 고친다는 게 과연 예수님께서 살아계신 동안만 가능했는지, 사도행전 시대에만 가능했는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지금도 가능한지, 저를 비롯해서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거잖아요. 근데 지금 가능하지 않다고 하면 성경은 역사책에 불과한 게 되 버리니까요. 분명히 하나님께서 살아계시다면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하신 분이기 때문에 지금도 역사가 가능해야 하잖아요. 성령님이라는 존재를 삼위일체 하나님만으로 제한해서 성령님에 대한 비중을 작게 생각하기 쉬운 것 같아서 고민 많이 했어요. 성령님에 대한 인식이 어떠냐에 따라서 교리나 교단의 차이도 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저에게는 성령님의 충분한 존재, 능력이 다 인정 되어야 한다고 깨닫게 해주고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부분을 해소시켜주고 부각시켜준 책이었어요. 제 나름대로는 성령님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이죠.

변호사에서 증권 전문가로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고 변호사인줄 알았더니 방송 나와서 코미디도 하고 어느 날은 증권 전문가라고 강의하고 책 내고 하니까 정체가 뭐냐고 묻기도 했었는데요. <고변호사의 주식강의 1, 2, 3> 이 책들 쓰느라고 하루에 컴퓨터를 15시간 이상 봐서 망막이 상했었어요. 책을 쓸 때 제 원칙은 직접 쓸 뿐 아니라 교정도 제가 직접 보는 거라 더 힘들었죠. 이 책들 속에 있는 이론들을 제가 다 개발했거든요. 2002년도에 낸 책인데 책 쓰는 2년 동안은 하루에 5시간 이상 못 잤어요. 계속 컴퓨터 앞에서 그래프 보고 분석하고 연구를 하는 거에요. 지금도 생각하면 제가 그 책을 썼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요. 너무 힘들게 써서 지금도 개정판을 못 내고 있잖아요. 개정할 엄두가 안 나요. 10년 안에는 개정하겠다 했는데... 앞으로 1년 밖에 안 남았네요? (웃음) 이 책 나왔을 때는 대단했어요. 나름대로 사람들이 정말 가슴 속에서 알고 싶어하는 걸 다 담아서 쓰려고 했으니까요. 당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서 주식 하는 사람들의 교과서 같았죠. 이 책을 스무 번 읽은 사람도 많이 만나봤고요. 물론, 그 사이에 증시가 오르락 내리락 여러 번 하기도 했고 책 보고 섣불리 시작하셨다가 실패한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죄의식을 갖고 있는 책이기도 해요. 여튼, 책을 쓰면서 자식을 낳는다는 게 이거구나 하는 경험을 했어요. 그렇게 보면 제가 자식을 다섯 명쯤 나은 게 되네요.

믿고 꿈을 꾸고 기도하고 노력하면 이루어진다

지금도 5년 째 책을 하나 준비하고 있는데요. 봄 가기 전에는 내려고요. 20페이지 남았으니까 정리해서 내야죠. 요즘 젊은이들 강의하러 전국적으로 많이 다니는데요. 처음에 이런 말을 해요. 오늘 인생의 비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다. 비밀이라고 하면 학생들이 쫑끗 하거든요. 믿고 꿈을 꾸고 노력하고 노력하는 그대로의 인생이 되는 것, 이게 인생이 비밀인데요. 생각해 놓은 제목이 <꿈을 꾸며 노력하면 이루어진다>에요. 믿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얘기하죠. <믿고 꿈을 꾸고 기도하고 노력하면 이루어진다> 믿기 힘들지만 정말 심플한 비밀이거든요. 이 얘기를 하는데 안 믿는 사람한테는 믿고 기도라는 말은 하기가 어려우니까 <꿈을 꾸며 노력하면 이루어진다>가 됐는데 이것도 세상적으로 성공할 때는 나름대로 괜찮은 방법이에요. 많은 분들이 꿈을 꿔야지 성공한다고 생각하는데 분명 맞는 말이지만 내가 뭐가 돼야겠다 하는 꿈은 충분하지 못하고요. 과연 꿈을 어떻게 꿔야 하는지, 어떻게 구체화 시켜야 하는지, 구체화 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하는지 제 철학들을 정리해서 이렇게 하니까 좋더라 하는 내용을 담았어요. 
하나님을 믿는 부분에도 대비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핵심이 ABCD거든요. 저는 시키는 것만 하는 사람을 C급이라고 평가를 해요. 시키는 것도 제대로 못하고 꾀를 부리고 하기 싫어하는 사람을 D, 시키는 걸 조금 더 열심히 하고 잘하면 B급, 시키지 않아도 잘하면 A급이라고 급을 나눠서 세상을 바라보는데요. 이 기준으로 하나님 믿는 등급도 ABCD가 있지 않을까요? 하나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스스로 찾아서 하는 사람이 A급, 교회나 목사님이 너는 이렇게 봉사해라, 이렇게 살아라 하는, 시키는 것을 잘하는 사람은 B급, 나는 기본만 해서 천국 가겠다 C급, 마음 내키지 않는데 할 수 없이 끌려 다니면 D급, 구분하기 위한 등급이 아니라 돌아보기 위한 등급으로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건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닐까요? 성경에는 하나님 뜻이 기본적으로 나와 있으니까 스스로 생각해보고 실천하는 게 하나님 뜻이라고 생각을 해요. 교회 생활도 마찬가지 구요. 교회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사람과 직분을 맡기면 피해 다니는 사람과는 다르다고 생각 하죠. 
책에도 있지만 성경 읽을 때 한 구절이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에요. 예수님이 오셔서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 내가 그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것은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함이니라“ [마13:9, 13] 라고 말씀하시면서 계속 질책을 하셨거든요. 안다는 것과 깨닫는 것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50년 동안 살면서 깨달은 것 같아요. 공부하는 학생들 같은 경우, 공부하라는 말을 고마워하는 학생은 하나도 없거든요. 공부가 중요한 건 다 알고는 있지만 깨닫지는 못했잖아요. 예수님 살아계실 때 직접 말씀을 들었던 사람도 똑같이 경험했을 거라는 거죠. 바리새인들에게도 죄를 뉘우치고 외식하지 말고 진짜 열매를 맺고 실천하라고 말씀하시는데 바리새인들은 별로 찔리지 않았을 것 같아요.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들어도 안다고 생각하고 깨닫지 못하는 거죠. “인생을 바꾼다는 것은 안다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것이다. 내가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될지를 깨닫고 깨닫는 순간에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다”라는 말을 책에 쓰기도 했는데 깨닫지 못하면 알긴 아는데 귀찮다, 그래서 D급으로 가는 거고 깨닫는 사람은 A급으로 바뀌는 거고요.

꿈 농사꾼 Dream Farmers

사람에게는 꿈이라는 게 있잖아요. 저도 항상 꿈을 꾸고 이 꿈이 변하기도 하겠지만 제 당면한 꿈은 최근에 제가 “꿈을 키우는 사람들 Dream Farmers”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었는데요. 꿈을 농사 짓는 것처럼 키우는 꿈 농사꾼(Dream Farmers)이라고 해서 이 단체를 통해서 청소년, 대학생들에게 꿈을 주는 사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학생들 캠프도 하고,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멘토링 사업도 고승덕 버전으로 준비를 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상황이 어려워 꿈을 실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할 거구요. 그 중 하나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우리 이름으로 고쳐 주는 건데 얼마 전에 시작해서 하고 있고요. 아마 드림 파머스가 앞으로 10년 동안의 꿈이 될 것 같아요. 그 다음의 꿈은 언젠가는 고승덕이라는 개인으로 돌아가게 될 텐데 제가 공기에 예민해서 공기 좋은 데서 책 쓰고 사람들한테 강의하면서 사는 게 제 이상인데 이상이 실현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기도의 동역자님께

늦둥이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고요. 지금 국회의원이라는 일을 하고 있지만 갑자기 하게 된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50년 동안 준비해왔던 건 아니니까요. 국회의원을 하면서 마음을 비우고 돈 번다는 생각도 버리고 국민이나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데 세상이 하도 혼탁하니까 제가 여기서 본전이라도 건져서 나올지 모르겠어요. (웃음) 명예나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들에 타격을 받지 않을까, 순수한 마음으로 남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고 기록될까 하는 걱정도 있고요. 그래도 요즘은 안정과 자신감을 찾았지만 처음에 1년 동안은 하나님께 실패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 많이 했거든요. 그리고 요즘 말 실수 해서 고초를 당하는 분들이 많은데 말 실수 안 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겉으로는 좋은 줄 알고 서로 관계를 맺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잖아요. 앞으로 계속 관계를 맺게 되는데 제가 사람으로 인해서 잘못이나 실수하지 않도록 좋은 사람들 제 주위에 있게 해달라는 기도 많이 하구요. 인생을 길게 승부하는 사람이니까 길게 보고 인내심 가지고 살면서 여러 가지 눈 앞에 있는 것들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 인터뷰 진행&정리 : 조혜선작가
- 사진 : 박세경기자
- 기획.제작 : 사랑의교회인터넷사역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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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media.godpia.com/frameindex.asp?url_flag=/mybook/mybook_view.asp?db_idx=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