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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만든 영화 ‘버스’ 달린다
꿈이있는교회 ‘아이즈필름’ 세우고 본격 영화 제작 나서
현역 활동 교인 참여 완성도 높여… “1년에 1편씩 제작”
2010년 05월 24일 (월) 11:39:16 조준영 기자 joshua@kidok.com

   
  ▲ 아이즈필름은 기독교 가치관을 바탕으로 일반인과 소통할 수 있는 영화를 계속 제작할 계획이다.  
 
첫 제작 영화로 제작비 대비 3000배 수익, 전 세계 56개국에 개봉돼 2000만 명 관람. 50만 달러로 만든 두 번째 영화는 총 3300만 달러 흥행 기록. 여느 대형 할리우드영화사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 알바인주 셔우드교회가 만든 극장용 기독영화 <믿음의 승부>와 <파이어프루프>(Fireproof) 이야기다. 지난해 <파이어프루프>가 서울기독교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된 이후 기독교영화계에 선망이 되었던 ‘교회 설립 영화사’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꿈이있는교회(하정완 목사)가 한국교회 최초로 영화사 ‘아이즈필름’(Eyes Film)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에 나선 것이다.

아이즈필름이 처음으로 제작한 작품은 <버스>. 스위스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이미 연극과 뮤지컬로도 제작돼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 기획과 촬영에만 꼬박 1년이 걸렸고, 최근 편집을 마쳤다. 교회에서 만든 영화사이니만큼 제작진은 거의 다 교인들이었다. 하정완 목사가 직접 총제작을 맡았고, 감독부터 엑스트라까지 교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2300여 만원의 제작비 역시 교인들이 십시일반 낸 재정 후원으로 마련했다.

“그동안 기독교영화와 일반영화의 눈높이가 달랐습니다. 앞으로 불신자들도 만족할만한 영화를 만들어 세상과의 접촉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때문에 기독교영화만이 줄 수 있는 진지한 고민과 함께 재미를 곁들인 영화를 만드는 것이 이 시대 기독교영화의 사명이라는 것이 하정완 목사의 생각이다.

교회가 만든 신생 영화사의 작품이라고 작품성과 완성도를 의심하는 건 금물. 작업에 참여한 교인들 대부분이 충무로와 대학로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역 전문가들로, 작품 곳곳에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실제 20일 시사회 참석자들은 20여 분의 상영 기간 동안 세련된 영상미와 연출에 여기저기서 탄성을 자아냈다.

   
영화는 특히 노련한 주제 표현이 돋보였다. 영화에는 복음을 전하기 위한 의도적인 메시지는 물론 교회나 십자가, 목사 등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일반대중의 입장에서 버스기사 아버지가 아들에게 저지른 ‘살인’을 상식적,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담담하게 그려냈다. 하정완 목사는 “비신자의 눈에는 어떤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겠지만, 그리스도를 경험한 이들에겐 하나님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일부러 의도된 메시지를 찾으려하기보다는 영화 그 자체에서 의미를 발견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화의 부제는 십계명 중 제6계명인 ‘살인하지 말라’로, 아이즈필름은 앞으로 십계명 한 계명에 한 편씩 9편을 더 제작할 계획이다. 1년에 1편씩만 만들더라도 10년이 걸리는 거대 프로젝트지만, 아이즈필름은 영화를 통한 문화선교가 절실하고 효과적이라는 판단 하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세상의 주목을 받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겠기에 거듭해서 시도하겠다.”는 하 목사의 각오가 끈을 졸라맨 운동화 마냥 든든하다. 영화는 5월 21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 풀빛극장에서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