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멀린 2009.12.13 17: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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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넘는 곰, 미련한 곰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대국x이 번다는 말이 있다. 이는 중국 사람들의 상술을 빗대어 하는 말이 지만 거기에 곰이 등장하는 것은 그 짐승이 보기보다는 재주가 많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한편 미련하고 둔한 사람을 ‘곰 같은 인간’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러고 보면 곰은 재주를 부리는 지혜와 함께 앞뒤 분별 못하는 미련함을 다 지닌 동물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해 전 일본 홋가이도에 갔을 때 선교사의 안내로 ‘노보리베츠라는 곰 사육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곳은 학생들의 견학 코-스일 뿐 아니라 국내외의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명소였다. 현대식으로 잘 가꾸어진 넓은 공원에 크고 작은 많은 곰들을 풀어놓고 여러 가지 묘기를 부리게 했다. 무겁고 둔한 몸으로 높은 나무 가지에 올라가기도 하고 각종 조형물과 시설을 이용하여 고난도의 기량을 뽐내기도 했다. 거기 있는 곰들은 일정한 프로그램에 따라 조련사로부터 훈련을 받은 대로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동물의 왕국’ 같은 데 등장하는 야생 곰들도 재주를 부리는 것을 보면 곰은 본능적으로 뛰어난 재주가 있는 것이 틀림이 없다. 야생 들판에 있는 곰이 여러 마리 어울려서 온몸을 흔들며 유연하게 춤을 추는 것이나 개울에 내려가서 잽싸게 물고기를 낚아채어 물고나오는 것을 보면 본능적으로 뛰어난 감각과 재주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왜 그 특유의 감각을 가진 동물이 제 죽을 줄을 모르고 미련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 오래전 어느 원시인의 마을에서 곰 사냥을 한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그 마을 사람들은 곰이 지나다니는 길목을 잡아 높은 나무에 긴 밧줄을 매고 그 밑을 지나가는 곰의 키와 맞닿는 높이로 바위를 매달아 놓는다. 곰이 그 길을 지나다가 바위에 머리가 부딪치면 아무 생각 없이 이마로 바위를 툭 쳐 버린다. 밧줄에 매달린 바위는 저만치 밀려갔다가 반동에 의하여 되돌아오면서 더 아프게 머리를 때리게 된다. 화가 치밀어 오른 곰이 이번에는 있는 힘을 다해 더 멀리 밀어 버린다. 결국 자기의 힘에 의하여 가속력이 붙은 그 바위의 일격에 곰은 뇌진탕으로 쓰러지고 마는 것이다. 사람들은 힘들이지 않고 손쉽게 곰 사냥을 즐기게 되는데 그때마다 속으로 ‘미련한 놈! 제 죽을 줄도 모르고......라는 넋두리를 하는 것이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