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생각, 자식의 생각 내 방에는 우리 가족의 사진이 걸려있다. 5년 전, 60회 생일 때 18명의 식구가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있어서 찍었던 사진이다. 다섯 명의 목사 부부와 그 사이사이에 서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하나님께 감사할 이유를 찾곤 한다. 그 옆에는 개구리가 올챙이를 생각하는 그림의 액자가 걸려 있다. 이 그림은 본래의 모습을 잊어서 안 된다는 나 스스로의 다짐인 동시에 자식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 그림을 매우 못마땅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똑같은 그림을 집에 있는 식탁위에도 걸어두었는데 그것을 언제, 누가 떼어 버렸는지 사라진지가 오래 되었다. 아마 아이들은 마음속으로 아버지가 꼭 그런 의미를 부여하고 싶으면 사진 옆에다 차라리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글귀를 써 붙여놓든지, 좀 더 멋있고 세련된 표현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미술을 전공한 막내가 나의 요청에 마지못해 그림을 그려 주면서 속으로 ‘이런 촌스러운 그림을.....’하고 내키지 않는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지난 주일(11월23일)은 우리부부 결혼기념일이다. 가족 카페에 아이들이 격문 같은 축하의 글을 많이 올려왔다. 한국의 큰딸을 위시하여 미국과 캐나다 일본까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가족들이 <믿음의 가문>이라는 카페에 들어와서 식구들의 근황과 아이들의 동영상도 보여주고, 시누이와 올케들이 어울려 수다를 늘어놓는 장면들을 우리부부는 종종 보면서 즐기곤 한다. 이번에는 내가 카페에 사진 몇 장을 올려놓았다. 결혼 당시의 가장 젊을 때 사진과 얼마 전에 찍은 노인 부부의 사진을 대조적으로 올려놓았고, 거기다가 아이들 넷이 어릴 때 찍은 사진을 또 하나 올려놓았다. 큰딸이 열세 살, 막내가 세 살 때였으니까 아이 넷이 유아, 유치, 유년, 초등부 정도였던 것 같다. 그 시절은 참 어려운 시기였는데 이 나이에 그 시절을 추억을 떠올리면서 아련한 행복을 느끼곤 한다. 바로 그다음 그 사진을 본 막내가 난리가 났다. 저도 아이가 커서 학부모가 되었는데 큰놈이 “야! 엄마 어릴 때 참 못생겼다” 하고 깔깔거리며 놀리더라는 것. 결국 ‘세대의 벽’은 환경과 문화에서 비롯되는 사고의 차이만큼이나 그 느끼는 행복의 지수도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다. |
좋다~ ^^ 세상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