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예람지기 2008.09.14 19: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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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에도 가시가 있다 

  '장미에도 가시가 있다’는 말은 흔하게 듣는 말이다. 아무리 화려하고 좋은 것이라도 알고 보면 그 속에도 남이 모르는 아픔이 있고 말 못하 는 고통이 숨겨져 있다는 뜻이다. 성도들 중에는 신앙생활을 잘 하고 많은 복을 받아 여러 사람의 부러움을 사는 가정이 있다. 훌륭한 목사 님이나 장로님, 또는 경건한 권사님과 집사님들이 모범적인 삶을 통하여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눈에 성자처럼 비춰지고 너무나 존경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저런 사람 같으면 시험 당하는 일이나 걱정할만한 일은 전혀 없을 것이고 그들의 기도는 무엇이나 하나님께서 다 들어 주실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그 속에도 찌르는 가시가 있고 말 못하는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에게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 주시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화려하고 영광스럽게 보이는 사람이 남보다 더 깊은 속 상처를 앓으면서 내색하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앞서 소개한바가 있는 명향식(明香植)전도사님은 50-60년대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한국교회에 회개운동을 일으키며 부흥의 불길을 지폈던 여류 부흥사이다. 잘 생긴 외모에 당찬 목소리와 펄펄 끓어오르는 열정으로 그가 인도하는 부흥회에는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감화력 넘치는 설교와 능력 있는 기도로 많은 역사가 일어났다. 그때는 누구나 말씀에 은혜를 받게 되면 그 설교자를 천사처럼 생각하곤 했는데 명향식 선생이야 말로 많은 사람의 눈에 하늘에서 바로 내려온 사람인 것처럼 신비롭게 비춰지기도 하였다.

   나는 얼마 전 무척산 기도원에 갔다가 송은파 원장으로부터 어머니인 명향식 선생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명향식 전도사님은 젊었을 때 하르빈에서 사업을 했는데 어느 날 남편이 갑자기 요절하여 30대 초반에 홀로 되었다. 남편과 사별하고 서울로 내려와 동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아들과 딸 남매를 뒷바라지해서 훌륭한 인물로 배출했다. 그런데 아들마저 서른다섯 나이에 오토바이 사고로 즉사해버린 것이다. 하나 남은 딸은 방황을 하며 어머니의 속을 썩이고 가시 노릇을 하곤 했다. 그러니까 그분이 한창 전국을 휩쓸며 부흥사로 활동할 당시 이런 말 못할 사연을 안고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하던 때였던 것이다. 자신은 그런 아픔을 간직하고도 하나님께 매달리며 초인적인 능력을 행사하였다는 것이다. 요즘도 송은파 원장은 이따금씩 설교를 하다가도 ‘우리 어머니는....’ 하면서 말끝을 흐리곤 하는데 스스로 어머니의 삶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부족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 같았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