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예람지기 2008.06.15 18: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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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사모의 어린이

 

  여러 해 전 신학교 후배 한사람이 경상북도 선산군에 있는 시골 마을의 작은 교회에서 힘들게 목회하다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일이 있다. 착하고 성실한 목사였는데 40대 초반 나이에 일찍 죽어 버렸으니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처럼 젊은 목사의 죽음은 아무런 대책 없이 전전하며 살아가는 사모와 어린 자녀들의 고통으로 이어져서 안타까움을 더하여준다.

   요전에 미국에서 우리 아이들이 목회자 자녀 합창단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자랑삼아 소개한 적이 있었다. 그것은 L.A 지역에 있는 뜻있는 분들이 ‘사랑의 찬양제’라는 큰 음악회를 열고 거기에 P.K어린이 합창단을 찬조 출연하게 한 것인데 이 찬양제의 목적은 한국에 있는 홀사모와 그 자녀를 돕기 위한 자선음악회라고 한다. ‘몽땅 프로젝트’라고 하는 이 행사는 작년에 처음 시작하여 금년이 두 번째로, 여기 참가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하고자 하는 뜻이 참으로 귀하고 본받을 만하다고 여겨진다. 금년에 이 단체에서 초청하는 대상은 한국에 있는 홀사모 어린이 14명이라고 한다. 주로 30-40대 젊은 목회자들이 질병이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 그 유가족은 속수무책으로 방치되고 만다. 각박한 세상에서 홀로 남는 사모도 문제이지만 철부지 어린이들이 겪게 될 상처는 얼마나 클 것인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번 7월부터 한 달 동안 미국으로 초청된 어린이들을 그곳에 있는 교회와 성도들이 협력해서 학교를 견학시키고 홈스테이를 하며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도와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작년 첫 행사에는 연변의 과학기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목사님의 아들이 왔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그 충격으로 2년 동안 말문이 닫혀 있던 아이였다. 미국에서의 한 달간 일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 언어의 장애가 풀리면서 말문이 열리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남편을 잃고 아들까지 불행하게 되는 것을 보며 실의에 빠져있던 사모님과 그 가정에 기적 같은 은혜의 회복을 체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디에서나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아름다운 인간애를 꽃피우는 곳에 하나님은 축복의 과실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신다. 이름과 얼굴을 몰라도 우리 주변에 누구에게나 가슴을 적시게 하는 따뜻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기 때문에 밝은 내일을 희망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