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예람지기 2008.04.06 18: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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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채찍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같이 아이들을 애지중지 키우는 요즘 부모들에게 매를 들거나 꾸중을 하라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려고 칭찬하기는 좋아하면서 잘못을 저지르면 나무라거나 매를 때리는 것은 삼가고 있다. 교육의 방법론에 있어서 장단점이 다 있겠지만 칭찬과 꾸지람은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작용되어야 한다. 듣기 싫은 소리 한 번도 안 듣고 자란 아이가 어떤 성격으로 인격이 형성될까? 대인관계에 있어서 자기 비위에 안 맞아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기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하는 마음으로 여유를 발휘할 수 있을까? 지혜자 솔로몬의 잠언에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하느니라”고 하였다(잠 13:24).

   목회자의 마음속에도 자기 교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가별하다. 교인이 힘들어 할 때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고 그들이 교회를 통하여 은혜를 공급받아 늘 승리의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려는 마음이 간절하다. 사실 요즘처럼 힘들고 어려울 때 그래도 주님을 바라보며 믿음을 지켜 나가는 것이나, 숨 돌릴 새도 없이 짜여진 틀에서도 주일을 지키며 교회에 봉사 하는 것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목회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설교 말씀을 통하여 은혜를 받고 새힘을 얻도록 심혈을 쏟아 준비하는 일이며, 다르게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형편을 헤아려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중보적(仲保的) 기도를 하는 일이다. 그런데 목회적 기도는 “...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와 같이 일방적으로 주시기만을 요구하는 기도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인들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필요한 것을 구하고 그러다가 하나라도 더 얻어내면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목회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그 상황에서 마땅히 구하여야할 내용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교인들 중에 어려운 문제를 안고 힘들어할 때 목회자는 그 문제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무엇을 요구하시는가를 생각해 본다. 이럴 경우 목회자는 하나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여 본인에게 일러주고 거기에 순응하도록 타이르곤 한다. 당근을 구하는 사람에게 채찍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십중팔구 받아들이는 쪽에서 마음이 상하거나 거부할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영혼을 사랑하는 목회자라면 당근보다 채찍을 들어야 되는 줄 알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출처 : http://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