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자 천천히 사는 인생
언젠가 신문광고 문구 가운에 ‘한 박자 천천히 ...’를 본적이 있다. 그때 왠지 모르지만 내 마음은 그 한 단어에 고정되었다. 그 카피에는 너무나도 많은 말을 나에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늘 속도와의 경쟁 속에서, 시간과의 싸움 속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 너무나도 갈망하고 그리워하던 단어였기 때문이었을까? ‘한 박자 천천히’는 그 후로 내 머리 속에서 오래오래 기억되고 있었다. 지금 이시간에 칼럼을 써야하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나에게는 별로 안 어울리는 단어이다. 사실 지금도 나는 시간에 쫓기어서 이 칼럼을 쓰고 있다. 그러면서도 느림의 미학을 음미하고 있으니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책을 읽는 것도 속독을 선호하는 시대이다. 속독으로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가 지식을 잣대를 재는 수단처럼 되어버렸다. 컴퓨터도 좀더 빠른 속도 갖고 있는 것이 좋은 컴퓨터로 인식된다. 일을 하더라도 빨리하면 잘하는 것으로 인정을 받는다. 시간이 돈이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방전되어진 휴대폰처럼 우리는 점점 소진되어져 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책을 읽을 때 일분에 2500단어를 읽는다고 한다.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가? 보통 사람은 일분에 250단어정도를 읽는다.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물론 시간을 다투어서 해야 할 일들도 있다. 어떤 때는 시간을 다투어서 책을 읽어야 할 때도 있다. 컴퓨터도 빨리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빠른 속도를 갖고 있어야 한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 사이의 균형이다. 빠른 사회 속에서 살면서 느림을 음미할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요즘 청년들이 에스라 프로젝트로 인해 성경을 읽고 있다. 정말 열심히, 그리고 빠르게 읽는 청년들이 꽤 있다. 그들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우리가 성경을 빠르게 3개월에 일독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가끔은 내가 읽은 성경 구절로 인해 하나님의 말씀을 음미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 하루, 성경을 읽다가 한번만 ‘한 박자 천천히’ 묵상을 위해 잠시 손을 놓고 눈을 감고 말씀을 음미해 본다면 우리에게 더 큰 은혜가 넘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