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부 목회자 칼럼
안 환 목사 2005.09.10 19: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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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동막골은 존재하는가?

 

 


새로운 한국영화사의 기록을 세우며 인기를 구가하는 영화가 나왔다. 아마 대부분의 청년들이 보았을 것이다. 영화의 내용은 단순하지만 우리가 미쳐 표현 못하는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듯하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 영화에 미치도록 하는 것일까? 불럭버스터 영화처럼 엄청나고 위력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멜로 영화처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내용도 없다. 내용은 매우 순순하고 한가하다. 그러나 그 안에는 우리가 봐야할 분명한 무언가가 있다.
우선 내용을 보면 이러하다. 강원도 산골에 전쟁도 모르고, 공산주의도 자유주의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당연히 6.25가 발발한 것도 모른채 자신들의 여유 자적하는 생활을 살아간다. 이곳에 인민군과 국군, 연합군의 패잔병들이 들어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러나 동막골에 들어오면 전쟁을 하는 사람들의 긴장이 사라진다. 서로 총을 대고 싸워야 할 사람들이 이곳에서 동막골의 한 사람으로 변해서 살아간다. 자신들이 갖고 있던 이념도 적대심도 모두 사려져 버리고 순수한 인간의 마음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신비한 마력으로 인해 이들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봐야할 내용이 있다. 동막골에서 일어나는 사람의 변화이다. 이곳은 모든 사람의 허물을 묻어두는 곳과 같다. 그들이 이전에 어떠한 사람이었던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 동막골이라는 곳에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곳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순수함에 모든 것이 씻겨 내려간다.(목회와 신학 9월호에서 요약)

나는 오늘날의 교회가 갖어야 할 모습이라 생각한다. 교회는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온다. 직업도 다양하고 교육수준도 다양하다. 편안하게 삶을 살아온 사람도 있고, 힘들고 어렵게 삶을 살아온 사람도 있다. 또 지금 그 힘든 삶의 한 중앙에 서로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다. 이게 교회다. 청년부도 마찬가지다. 요즘 청년부에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온다. 내가 후암교회 청년부에 부임한 지도 벌써 1년 9개월이 지났다. 그 동안에 족히 50명도 넘는 사람들이 청년부에 왔었다. 그런데 그들이 부딪힌 벽은 공유할 수 없는 청년부의 모습이다. 조금 틈을 주고 그들이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받아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랫동안 쌓아왔던 우리의 교제의 벽을 허물지 못했다. 결국 그 벽을 넘지 못한 자들은 지금 후암교회 청년부에서 보이지 않는다. 남아있는 자는 그 벽을 훌륭하게 넘은 자들이다.
나는 청년부가 동막골처럼 되기를 원한다.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이 동화되고 포용될 수 있는 마을이 되기를 바란다. 세상의 모든 사람을 다 끌어안고 품을 수 있는 청년부.
우리 청년부에 동막골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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