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같이 우매 무지하니 주의 앞에 짐승이오나.”
시편 73:22


이것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의 고백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그는 자신의 속사람에 대해 “내가 이같이 우매 무지하니”라고 쓰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된 “우매”라는 말 속에는 우리가 보통 쓰는 어리석다는 말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다윗은 이 전 절에서 “내가 악인의 형통함을 보고 그 어리석은 자(한글 개역에는 “오만한 자”로 번역됨-역자 주)를 질시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 나오는 “우매”라는 말 속에는 죄가 포함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는 이처럼 “우매”한 자가 됨으로써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우매의 정도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한마디 덧붙여 “내가 이같이 우매하니”라고 쓰고 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말할 수 없을 정도라는 뜻입니다. 그것은 아주 악한 우매로 단순히 연약해서 그랬다는 것으로는 변명할 수 없는 그런 우매입니다. 오히려 그 고집 세고 고의적인 무지 때문에 정죄받아 마땅한 우매입니다. 왜냐하면 경건치 못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그 끔찍한 종말은 잊어버린 채 다만 그들이 현재 형통한 것만 보고 질시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과연 이런 다윗보다 더 낫다고 할만큼 지혜로운 사람들일까요! 혹시 우리 자신은 이미 온전함을 얻었다거나 아니면 징계를 하도 많이 받아서 우리 안에 있던 모든 고집들이 다 쫓겨 나갔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만일 이렇게 말한다면 이야말로 진짜 교만입니다! 만일 다윗이 어리석었다면, 자신을 평가할 때 자기 자신밖에 보지 못하는 우리야 얼마나 더 어리석겠습니까! 성도 여러분, 뒤를 돌아다보십시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그처럼 신실하게 대하셨을 때도 그를 의심했던 자신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더 큰 축복을 주시려고 고난을 허락하실 때면 “싫어요, 아버지”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항의했던 여러분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의 뜻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정확히 알 수 없었던 그의 섭리들을 보고 잘못 해석하여 “이 모든 것이 다 나를 대적하고 있구나”라고 탄식하며 신음한 적은 또 얼마나 많았습니까! 만일 우리가 정말 우리 마음을 안다면, 우리의 우매함이 악한 우매함이라는 기소에 대해 틀림없이 유죄를 인정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우매”를 깨달은 우리는 다윗이 결론적으로 갖게 된 다음과 같은 결심을 우리의 것으로 삼아야 합니다. “주의 교훈으로 나를 인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