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고린도전서 11:24
오늘 본문 말씀을 보니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를 잊어버릴 수도 있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는 이 가공할 가정이 없었다면, 오늘 본문에 나온 이 권면의 말씀도 필요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한 가정이 아닙니다. 애석한 일이지만 우리의 현신앙 생활 속에서 하나의 가능성이 아닌 통탄할 사실로 나타나고 있는 일입니다.
어린양의 피로 구속받은 사람들, 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자비하신 구세주를 잊어버릴 수 있을까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놀랍고 애석한 일이지만 우리는 우리 눈으로 직접 이 사악한 죄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도저히 부인할 수 없습니다. 우리를 절대 잊지 않으시는 주님, 그 주님을 우리는 잊어버립니다! 우리 죄를 위해 자기 피를 흘려 주신 주님을 잊어버립니다!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주님을 잊어버립니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그뿐인 줄 아십니까? 우리 양심은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주님을 겨우 하룻밤 묵고 가는 여행객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니 그건 참 큰 실책으로 너무 서글픈 일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늘 생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한 번씩 생각할 뿐입니다. 십자가 때문에 우리의 기억 속에서 주님에 대한 생각이 늘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무관심이라는 침입자가 들어와 주님을 잊어버리고 삽니다. 여러분의 양심이 그렇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 여러분 자신도 예수님을 잊고 있지 않습니까? 피조물에 그 마음을 빼앗겨 가장 사랑해야 할 주님에 대해서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눈으로 끊임없이 십자가를 바라보아야 할 때 여러분 마음은 온통 세상 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소요들, 계속해서 우리 마음을 끌어당기는 세상 일들, 바로 이런 것들이 우리 영혼을 그리스도로부터 앗아갑니다.
유해한 잡초는 잘 기억하면서 샤론의 장미되신 주님은 잘 기억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사랑하는 예수님을 위해 우리 가슴에 천국의 물망초를 달고 그 외의 것은 다 잊어버려도 주님만은 꼭 기억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