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예람지기 2011.04.11 12: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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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하는 미덕

 

 
  며칠 전 어떤 사람의 소개로 후암동에 있는 어느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 층에 두 집씩 여덟 세대가 사는 4층 빌라인데 지은 지 8년 쯤 되는 집이다. 전문 설계사와 디자이너 등 건축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이 의기투합해서 아름답고 살기 좋은 집을 짓기로 했다는 것이다. 건물의 위치도 좋고 내부 구조나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현대적인 감각을 살려서 섬세하게 꾸며져 있었다. 내가 방문한 그 집 주인은 사랑의 교회 안수집사님인데 우리 동네에서 「CM디자인」이라는 사무실을 내고 교회의 전도지나 인쇄물을 기획 제작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거실에 들어서는 순간 툭 트인 전망이 여의도까지 다 볼 수 있었고 뒤쪽으로는 남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내가 “갑갑한 도시생활에 시달리다가도 집안에 들어오면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다 속 시원하게 열려있는 경관을 보면서 스트레스가 날아갈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주인은 그렇다고 하면서 그 집에 대한 간증을 들려주었다. 집을 지을 때는 아무런 이견 없이 마음이 맞았는데 다 짓고 나니 제각기 전망 좋은 집을 자기가 차지하고 싶어져 신경이 쓰였다. 그중에도 4층 바깥쪽이 제일 좋은데 사전에 추첨에 의하여 결정하기로 합의하고 추첨을 했더니 자기가 당첨되어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감사했다는 것이다. 며칠 지난 후 멤버 중 한사람이 전에 추첨한 것에 문제가 있었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추첨을 다시 하자고 했다. 이 집사님 부부는 몹시 속이 상했는데 고민하던 끝에 부인이 우리가 이 집을 포기하고 그 대신 바깥보다 좀 못한 안쪽 집을 택하자고 해서 양보를 해 주었다. 새 집에 입주하고 1년쯤 되었을까 바로 앞에 거의 비슷한 규모의 빌라가 들어섰다. 그 전망 좋던 집은 완전히 가려져 앞이 꽉 막혀 버렸고 집사님의 집은 앞 건물에 비켜져 있어서 멀리까지 조망권이 확보된 그대로 남아있다. 그때 이후 이 집사님 부부의 마음속에는 항상 하나님께서 양보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 주신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살아간다고 했다.

 

 

출처 : 후암교회(www.hu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