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예람지기 2011.01.22 14: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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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온도와 체감 온도


 
   지난 주간 내내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고 야단이었다. 연일 매스컴에서는 한강의 얼음 두께와 지방마다 눈 덮인 시설 농장이며, 곳곳에서 자동차들이 사고가 나고 발이 묶인 도로의 상황과 심지여 얼어서 떼죽음을 당한 수족간의 물고기까지 한파로 인한 피해 상황을 보도해주었다. 해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던 부산 지방에서도 96년 만에 최고의 추위라고 하니 한반도를 휩쓸고 있는 동장군의 위세가 어느 정도인가 짐작이 간다.

 

  전파를 타고 지구촌 곳곳에 실시간대로 전달되는 뉴스를 보고 외국에 나간 사람들도 고국의 추위 때문에 가족의 건강을 걱정하는 전화를 해 온다.

 

  며칠 전 베트남에 있는 선교사에게서 편지가 왔다. 열사의 나라로 알려진 그곳에서도 추워서 못살겠다는 내용이었다. 며칠째 초등학교는 휴교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자기들은 밖에서나 방안에서나 손이 시리고, 발이 시리고, 무릎이 시려워 힘들다고 엄살을 부렸다. 내가 ‘구들막에 앉은 사람이 춥다고 하니 윗목에 앉은 사람이 할 말을 잃었다.’고 했더니 정색을 하고 댓글을 보내왔다. 내용인즉 하노이 교회의 성도들 20여명이 지난주간 한국의 어느 교회 세미나에 참석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한국보다 베트남이 훨씬 더 춥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그곳의 기온은 섭씨 10도 이상이고 서울은 영하 16도 이하인데 그래도 서울 사람들은 하노이에 사는 사람보다 추위를 덜 탄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밖에 나갈 때만 두꺼운 옷을 입고 다니다가 집에 들어오면 곧 따뜻하니까 속옷만 입도 살 수 있지만, 난방시설이 전혀 없는 그곳 사람들은 밖에 나 돌아다닐 때보다 집안에 들어오면 더 추워서 방안에서도 파카를 입고 오들오들 떨면서 지낸다고 한다.

 

  듣고 보니 그럴 법도 했다. 이처럼 추운 나라 사람들이 따뜻하게 살고, 더운 나라 사람들이 추위에 떨고 있는 이 아이러니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성경에 나오는 종말론적 교훈도 말세적 상황을 알고 대비하는 사람과, 이를 무시하고 방심했던 사람이 당하는 결말을 보여 주는 것 같아서 이해하고도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