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손상률 원로 목사)
멀린 2010.12.05 10:36:57
2007


콤플렉스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면 겉으로 드러난 성격과는 달리 의식 속에 잠재된 내면적 성격이 따로 있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보통 하는 말인데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고, 또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될 일에 지나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본인이 계획적이거나 의도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고 저도 모르게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한다. 이럴 때 흔히 자기 속에 내재된 콤플렉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콤플렉스(Complex)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복잡한’ 또는 ‘복합체’라고 하여 단순하지 못한 것으로 표현된다. 이를 정신분석적으로는 다른 사람에 비교하여 ‘열등감’ 또는 ‘우월감’에 사로잡히는 이상심리 현상으로도 설명된다. 그런데 이와 같은 현상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에게나 다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이나 지도층의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또 인기인이나 유명인사들 중에서 드러난 사례들도 많이 있다.

 

  요즘 들어 나에게도 여러 가지 유형의 콤플렉스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무심결에 내뱉는 말들 중에 그런 것이 묻어나고 있다. 청중의 성향이나 반응에 상관없이 종종 ‘키 크고 잘 생긴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것, 성경 구절을 대며 ‘음성 좋고 초성 좋은 사람 읽으라.’는 것, ‘인물 좋은 사람 앞자리로 나와서 앉으라.’는 등 듣기에 따라서 오해나 거부감을 줄 수 있는 말을 자주 한다. 얼마 전 누구로부터 이런 지적을 받고서야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은연중 신체적인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어려서 아랫통을 내놓고 다닐 때 어른들로부터 ‘저놈 종아리에 알이 배겨 키 크기는 틀렸다.’는 말을 들었다. 또 배가 볼록하고 엉덩이가 튀어나온 데다 머리통이 커서 고개가 옆으로 넘어가는 등 여러 가지 신체적 불만이 쌓여 있었다. 어디서나 키가 훤칠한 사람을 보면 부러워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찬양하는 것과 맑고 우렁차게 설교를 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자신이 위축되곤 했다. 이이들 결혼시킬 때 키 큰 며느리를 보고 목소리 좋은 사위를 골라서 종자 개량을 하려고 시도했던 것도 이런 콤플렉스가 작용했던 것 같다.